조선통신사, 훈민정음·조선왕조실록 뒤 이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성공 … 한·일 ‘합작품’
묵매도·화조도 … 외교·여정·문화교류 기록 333점
- 내용
조선 조정이 일본으로 파견한 외교사절단인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지난 10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24∼27일 열린 ‘제13차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를 거쳐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은 지난 2006년 일본 도쿄에서 재현된 조선통신사 행렬 모습.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추진한 것으로, 한·일 양국의 첫 공동 등재라는 의미가 크다. 한국에서는 부산광역시와 부산문화재단이, 일본에서는 나가사키현과 비영리단체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가 앞장서 지난 2013년부터 조선통신사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온 힘을 쏟아 왔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총 111건 333점. 한국 63건 124점, 일본 48건 209점으로, 대부분 조선과 일본의 외교·여정·문화교류 기록들이다. 외교기록은 ‘통신사 등록’ 등 조선 조정이 편찬한 기록과 ‘조선국서’ 등 조선 국왕이 일본의 도쿠가와 장군에게 보낸 문서 등이다. 여정기록은 조선의 한양에서 일본의 에도(도쿄)까지 왕복 4천500㎞에 달하는 대장정을 오가며 남긴 문서와 그림 등이다. 문화기록은 조선통신사로 일본으로 간 삼사 및 사행원이 일본의 각계각층 인물들과 유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 교류활동을 하며 남긴 필담집과 서화집 등이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 가운데 우리나라 기록물은 부산박물관(10점), 국립해양박물관(4점), 국립중앙도서관(24점), 국립중앙박물관(6점), 국사편찬위원회(5점), 서울대규장각(6점), 국립고궁박물관(3점), 고려대도서관(4점), 충청남도 역사박물관(1점) 등 전국에 퍼져 있다. 부산에 있는 기록물은 김의신 서첩, 변박의 ‘묵매도’, 김유성의 ‘석란도’, 송암의 ‘산수도’ 등 부산박물관 소장 10점과 이의양의 ‘화조도’ 등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4점이다.
유네스코는 조선통신사 기록물과 함께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다. 한·중·일 등 8개국 민간단체가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에 대해서는 등재를 보류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세계기록유산에 처음 올린 이후 총 16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기록유산에 포함된 묵매도(왼쪽)와 김의신 서첩.부산시는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11월 24∼25일 해운대 영화의전당 등에서 기념식과 한·일문화교류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조선 조정이 일본 에도 막부에 파견했던 공식 외교사절단인 조선통신사는 두 나라의 선린우호 관계 유지와 문화교류에 첨병역할을 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 일본이 200년 넘게 평화시대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은 12차례에 걸친 조선통신사의 일본 방문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산은 조선통신사 일행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 머물렀던 곳으로, 대한해협을 건너기 전 안전항해와 무사귀환을 비는 해신제를 올렸던 ‘영가대(永嘉臺)’가 동구 범일동 자성대공원에 남아 있다.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은 이를 기념해 매년 5월 부산 도심과 일본 각 도시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고, 각종 문화행사를 펼치는 ‘조선통신사축제’를 열고 있다. 조선통신사의 여정과 역할, 성과 등을 각종 모형과 자료를 통해 보여주는 조선통신사역사관도 지난 2011년 4월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7-11-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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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801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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