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버스 오지 말라” 온 부산 반대
부산시·시의회·부산상의·영도주민협 성명 잇따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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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목적을 위해서라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수십만 세계 영화인과 영화애호가, 지난 16년간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키워온 부산시민의 꿈과 열정을 짓밟을 수는 없습니다.”
부산 온 지역사회가 한진중공업을 찾는 시위버스(일명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10월 8~9일 ‘5차 희망버스’ 행사가 또다시 부산 영도에서 열릴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부산광역시,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등은 행사 중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고, 영도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는 시위버스 저지에 나설 것을 천명하는 등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제종모 부산시의회의장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5차 희망버스 중단 촉구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부산 온 지역사회가 한진중공업을 찾는 시위버스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사진은 26일 허남식 부산시장과 제종모 부산시의회의장의 ‘제5차 희망버스 중단 촉구 공동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허 시장과 제 의장은 호소문을 통해 “‘제5차 희망버스’ 행사를 계획한 날은 세계적인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10월6~14일) 개최기간 중에서도 국내외 영화인과 관람객,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주말”이라며 “대규모 집회를 열 경우, 교통정체와 도시마비로 국제적 망신은 물론 ‘아시아 영화영상 중심도시’ 이미지 실추가 엄청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또 “부산에서 열린 3차례의 ‘희망버스’ 행사는 한진중공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는 커녕, 노-사의 자율적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부산시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줬다”며 “지역주민들도 생업과 생활의 피해를 호소하며, 더 이상 부산에선 ‘희망버스’ 행사를 열지 않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행사중단을 강력 촉구했다.
이에 앞서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신정택)도 지난 22일 부산상공인 공동성명을 내고, 시위버스를 강력히 반대했다. 부산상공인들은 성명에서 “부산국제영화제, IT엑스포부산,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 등 부산경제에 가장 중요한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시기에 ‘희망버스’ 행사가 강행된다면 부산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부산시민에게는 희망버스 아닌 절망버스”라고 밝혔다.
부산 영도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버스시위대 저지 방침을 밝혔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모든 영도구민과 함께 부산대교와 영도대교에서 희망버스 참가자 영도 진입을 온 몸으로 막을 것”이라며 “만일 시민의 저지를 뚫고 영도에서 행사를 한다면 모든 수단을 강구해 이를 막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음은 허남식 부산시장과 제종모 부산시의회의장의 제5차 희망버스 중단 촉구 공동 호소문 전문이다.
<제5차 희망버스 중단 촉구 공동 호소문>
부산의 자존심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과
한진중공업 노-사의 자율적인 해결을 위해
제5차 ‘희망버스’ 행사를 중단해 주십시오.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3개월 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6개월이 넘는 파업사태를 접고 자율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6·27 노·사 합의’를 이뤄냈을 때, 온 부산시민은 함께 환영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대부분의 한진 근로자들은, 지금 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노-사 자율적으로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을 절대 떠나지 않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더 열심히 봉사하고 일하겠다”는 뜻을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두, 한진중공업 노-사의 회사 살리기 노력을 존중하며,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야 할 때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몇 달간 부산에서, 3차례의 ‘희망버스’ 행사를 지켜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행사가 한진중공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는 커녕, 한진중공업 노-사의 자율적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부산시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 주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조차 생업과 생활의 피해를 호소하며, 더 이상 부산에선 ‘희망버스’ 행사를 열지 않기를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그럼에도, 10월 8~9일 이틀간, 다시 부산에서 제5차 ‘희망버스’ 행사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부산 지역사회는 지난 3차례의 경험을 기억하며, 벌써부터 교통 혼란과 사회불안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5차 ‘희망버스’ 행사를 계획한 날은 세계적인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간이며, 국내외 영화인과 영화 관람객,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주말입니다.
한글날을 비롯한 여러 시민행사도 겹쳐, 부산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고, 곳곳이 인파로 넘쳐날 때입니다.
대규모 국제행사와 축제가 열리는 곳에서 대규모 거리집회를 할 경우, 교통정체와 도시마비 현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 극심한 혼란과 안전사고를 빚을 우려가 큽니다.
그동안 부산시민 모두의 열정으로 쌓아올린 ‘아시아 영화영상 중심도시’의 찬란한 명성에도 금이 갈 것입니다. 도심 속 혼란과 무질서에 따른 국제적 망신과 도시 이미지 실추 역시 엄청날 것 입니다.
‘희망버스’ 행사 주최 측에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제5차 ‘희망버스’
행사를 중단해 주십시오.여러분은 여러분 나름의 목적이 있겠지만, 그 목적을 위해 부산의 꿈과 부산시민의 열정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부산을 찾는 수십만 세계 영화인과 영화애호가, 지난 16년간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키워온 부산시민의 염원과 열정을, 그 누가 짓밟을 수 있단 말입니까.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속의 평화축제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십시오. 부산시민들이 뜻 깊은 10월 행사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나아가, 노-사 스스로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려는 굳건한 의지를 인정하고, 그들을 격려하며 도와주십시오.
부산시민 여러분!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영화인과 영화를 사랑하는 온 국민의 자랑으로 영원하여야 합니다. 한진중공업은 노-사 스스로 노사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부산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다해 가야 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빈틈없는 성공을 위하여, 한진중공업의 건강한 재기를 위하여, 부산시민 모두 굳건한 힘을 함께 모아 주실 것을 재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9월 26일
부산광역시장 허남식·부산광역시의회의장 제종모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1-09-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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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9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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