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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시정

암 치료, 정말 최선입니까?

내용

“죄송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암으로 가족을 잃어본 사람은, 이 말이 얼마나 눈앞을 캄캄하게 만드는지 알겁니다.

“수술은 안 되는 겁니까? 방사선 치료는요?”

답답한 마음에 질문공세를 펼칩니다.

“지금으로선 항암치료가 최선입니다”

뭘 알고 묻느냐는 듯 즉각 기계적인 대답이 돌아옵니다.

사람 생명이 걸린 문젠데, 어떻게 저토록 태연하게 견적 내듯 말을 하는지…. 속에서 울컥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무슨 이런 병원이 다 있어, 라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 아버지는 서울 어디 병원에서 수술 성공해 잘 살고 있다더라.” “암 치료는 아무래도 서울이 낫지. 돈이 좀 들더라도 한번 가봐야 후회가 없다.”

가족의 암 진단 소식이 알려지면 주위에 경험담, 목격담이 무성합니다. 당연히, 귀가 솔깃합니다.

서울에 암 치료 잘 한다고 소문난 병원은 진료 한번 받는데 몇 개월이 걸린다던데…. 걱정이 앞서지만, 어쩌겠습니까. 후회는 하지 말아야죠. 그나마 세상이 좋아져서 PET-CT 영상 담은 CD만 있으면, 환자가 직접 병원을 찾지 않아도 돼 다행입니다. CD를 들고 이 병원 저 병원 쫓아다니기 바쁩니다. 생업은 당연히 뒷전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한 달 정도 걸립니다. 이런 코스를 밟는 기간이.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환자는 그동안 아무 치료도 받지 못하고, 마음의 준비도 없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합니다. 어떻게 보면 몇 개월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허비하는 셈입니다. 가족들도 정신적 충격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기진맥진입니다. 암은 그래서 무서운 겁니다.

솔직히 부산에서 어렵다고 진단 받은 암 환자가 서울에서 치료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부산의 환자가 서울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들이는 비용이 한해 진료비만 765억원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교통·숙박비,  간병비, 기타비용 등 간접비까지 포함하면 한해 4천억원이 넘습니다. 부산의 암 환자들이 이처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서울로 가는 이유는 뭘까요? 단지 부산에,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그런 부담을 져야 하는 게 옳은 걸까요? 서울과 부산의 의료수준이 적게는 몇 년, 많게는 10년 이상 차이난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돕니다. 첨단 의료장비와 우수한 의료진을 갖춘 병원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CD를 들고 쫓아다닐 수밖에요.

다행히, 부산에도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장비를 갖춘 암치료 전문병원이 지난해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기장군 장안읍에 들어선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입니다. 지난해 7월16일 개원한 이 병원은 첨단 의료장비와 로봇수술 기술, 서울지역 병원과 협진체계를 갖춰,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 지역의 대표적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개원 1년도 채 안돼 내시경 식도암 절제수술과 로봇 폐암 절제수술을 잇달아 성공, 고난도 암수술 전문병원으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내시경 식도암 절제수술은 부산·울산 최초이며, 수도권에서도 수술사례가 5~6차례 밖에 되지 않은 그야말로 고난도 수술이라고 하네요. 다빈치 로봇수술기를 이용한 폐암 절제수술 역시 67세의 폐암환자가 6일만에 퇴원할 만큼 효과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생존 목적에서 환자들의 삶의 질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최소 절개로 회복이 빠른 이런 내시경·로봇수술이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무혈·무통증 수술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첨단 암 수술 장비인 ‘사이버나이프’도 이 병원이 자랑하는 ‘무기’입니다. 부산에서는 처음 도입한 이 장비는 움직이는 장기에 있는 종양까지 추적해 제거하는 정밀한 기능을 자랑합니다. 더욱이 환자는 아무런 통증 없이 30분 가량 누워 있다 일어나면 된다니, 세상에 이런 기계가 다 있나 싶네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는 위암이 췌장까지 전이된 환자가 사이버나이프로 3차례 수술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답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서울대병원 등 수도권 병원과도 매달 정기적으로 원격화상회의를 갖고, 수술을 앞둔 암 환자에 대해 적합한 수술법과 항암제 등을 논의합니다. 최선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죠. 환자가 일일이 ‘좋은 병원’ 찾아다닐 필요 없이 국내의 내로라하는 의사들로부터 협진을 받는 셈입니다. 실제 국내 스타급 전문의를 초빙해 협진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박찬일 원장은 “수도권과 같은 의료혜택을 동남권 지역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협력진료, 협력수술을 적극 활용해 의료균형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합니다. 좀 더 일찍 이 병원이 생겼더라면, 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개월 10개월 동안 고난도 암치료 병원으로 명성을 드높이면서 환자 수는 급증 추셉니다. 개원 초기 월 3천명이던 환자 수가 최근에는 월 7천500명으로 2.5배나 늘어났습니다. 진료수입 역시 월 11억원에서 월 3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암 환자 역외유출 방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치료 받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첨단 장비와 고난도 의료기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기 때문에, 예전 같으면 서울이나 해외에서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컸다는 겁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지금까지 환자 역외유출 방지로 거둔 경제적 효과는 진료비만 60억원. 앞으로 병상수를 306병상으로 늘리면 연간 18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치료하는 환자의 지역별 분포는 부산 73%, 울산·경남 24%, 기타 3%로,  다른 지역 환자 유입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병상수가 306병상으로 늘어나면 다른 지역 환자유입으로 올리는 수익이 진료비만 연간 1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2016년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가속기센터를 갖춘다는 겁니다. 중입자가속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몇 안 되는 병원만이 갖춘, 현존하는 최첨단 암 치료 장비로 통합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이를 통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암치료 종합센터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부산이 암 환자들이 찾아오는 명실공히 ‘암치료 메카’로 우뚝 설 날도 멀지 않은 겁니다.

암은 이제 보기 드문 불치의 병이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한 질병입니다. 부산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그런 확신을 줄 수 있는 ‘실력 있고 따뜻한 병원’이 됐으면 참 좋겠습니다.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1-05-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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