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사람도 '밀양 신공항' 반대!!
밀양농민단체, 언론회견 갖고 '결사반대' 서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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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 농민들이 동북아 제2허브공항(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반대를 선언했습니다. 경남도의 입장과는 달리 거제·통영시가 부산 가덕도 지지 입장을 밝힌데 이어, 직접 당사자인 밀양사람들까지 ‘밀양 신공항’ 유치를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경남도와 밀양시의 사활을 건 유치전 속에서 상급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지역주민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밀양의 바닥민심이 어떠한가를 가늠케 하는데요.
밀양지역 시설채소와 화훼농민 500여명으로 구성된 '밀양농업발전보존연구회(공동대표 윤상진 박갑상 최병돈)'는 지난 17일 오전 밀양시 내이동에 있는 연구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업과 환경을 말살하려는 동남권 신공항의 밀양 유치를 결사반대 한다'고 밝혔는데요.
윤 공동대표와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연구회는 “밀양은 자연과 공생하는 친환경 농업도시로 성장해 가야 한다”면서 “어떻게 세계적으로 혐오·기피시설인 공항을 청정 농업도시인 밀양에 유치하겠다는 발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구회는 “김해공항과 김포공항 주변을 보면 고물상과 노후건물, 폐가만 즐비하다”면서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고통과 불편, 고도제한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와 지역발전 저해가 불을 보듯 뻔한데도 일부 인사들이 신공항 유치로 땅값이 오르고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지역주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회는 또, “비행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서는 작약산, 무척산, 석용산, 월봉산, 비룡산, 바람산 등 20개 안팎의 산봉우리를 깎아낼 수밖에 없다”며 “산봉우리를 깎아내기 위한 폭파 및 발파음, 천문학적인 토사를 운반하는 트럭에서 나오는 소음과 분진 등으로 지역주민들은 공항건설 공사기간 10년 동안 고통 속에 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지요.
연구회는 “농토가 사라지고, 환경이 파괴되며, 소음과 재산 규제로 현재 뿐만 아니라 후손들까지 고통 받아야 하는 밀양의 미래를 누가 좌시할 수 있겠느냐”며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밀양시민 대상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갔습니다. 연구회는 다음 달 중 농업인과 뜻을 같이하는 밀양시민들과 함께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 하남에서 신공항 반대 집회를 개최키로 했습니다.
“밀양 공항을 찬성하는 사람은 많이 잡아야 20~30% 정도다. 일부는 관심이 없고 절반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밀양에 공항을 유치하는 것을 반대한다. 다만 반대하는 사람은 입을 다물고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찬성하는 사람만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분위기에 눌려 강요된 찬성이 대부분이다.”
기자회견과 더불어, 윤상진(39) 밀양농업발전보존연구회 공동대표를 비롯한 회원들은 밀양 현지 민심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17일 ‘밀양 신공항 유치반대 기자회견’이 열린 날에는 기자회견을 막으려 경남도와 밀양시가 귀찮을 정도로 회원들에게 휴대폰 전화를 걸어와 아예 전화기를 껐다고 했습니다. 건물 밖에는 ‘신공항 밀양유치 결사반대’ 현수막을 내걸었고, 어깨띠도 착용했다. 상급기관의 강압적인 분위기를 뛰어넘는 결연한 의지였지요.
회원들은 “밀양지역 농업인은 물론 지역주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밀양시를 비롯한 일부 인사들이 도를 넘는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운동을 사생결단식으로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는 입은 있어도 지역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눌려 마음속으로만 반대할 뿐 감히 신공항 밀양유치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밀양 주민들의 의사를 대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밀양시내에는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현수막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회원들은 목청을 높였는데요. 현수막을 내건 기관과 단체, 기업 등을 보면 자발적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유소나 식당들도 동남권 신공항을 밀양에 유치하자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지만 자발적인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밀양 시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하네요.
밀양농업발전보존연구회는 밀양지역에서 십수년 이상 시설채소나 화훼, 사과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가입한 단체입니다. 현재 축산농가들도 가입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합니다. 회원들은 6개월 전부터 이런 단체 결성의 필요성을 느꼈고, 최근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사실 우리 농업인들은 오래전부터 '공항을 밀양에 유치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함께 논의하고 토론해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농민들은 한결같이 전통문화와 충절을 숭상하는 유서 깊은 고장이자, 수려한 자연경관을 간직한 축복의 땅인 밀양을 파괴하는 공항 건설은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농민들이 나서 기자회견을 갖고 반대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회원들은 “밀양 하남지역은 누구나 인정하는 경남권의 곡창지대로 신공항이 유치되면 약 17.5㎢의 농지가 훼손된다”며 “농민이 아닌 지주는 토지보상을 받고 떠나면 그만이겠지만 농민들은 밀양 어디에선가 농토를 사거나 빌려 다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17.5㎢이 사라지면 결국 농지가 부족해지고, 임대료만 2배이상 폭등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농민들이 더 이상 침묵하고 있을 수 없는 이유라는 것입니다.
회원들은 지역의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작심하고 반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대대로 밀양에서 살았고 밀양에서 학교를 다녔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우리도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있고, 고향 밀양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부산, 서울 등 대도시로 나간 출향인사들이 고향을 찾아 하는 말은 ‘밀양에 공항이 오면 고향 망친다’는 것입니다. 밀양에 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것은 삶의 터전인 농토가 사라지기 때문이고 얼음골, 표충사, 가지산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밀양이 파괴되며, 작약산 무척산 월봉산 같은 밀양을 둘러싸고 있는 20여개의 명산이 목이 날아가거나 가슴이 패어 정기를 잃고 죽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작성자
- 박재관
- 작성일자
- 2010-11-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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