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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시정

뚱뚱한 비둘기, 난 네가 싫다

[기자 블로그] 비둘기, 더이상 평화의 상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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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오랫동안 평화의 상징으로 군림하며, 사람들과 가장 친숙한 조류로 자리를 지켜온 새입니다. 큰 행사 때마다 흰 비둘기 수백 마리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가 빠지지 않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비둘기가 나뭇잎을 물고 북으로 평화를 나르는 반공포스터, 기억하시죠. 그런 비둘기의 ‘평화 이미지’ 덕분에 공원이나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아이들은 왠지 착한 아이로 보였습니다.

도심 곳곳 배설물·악취 피해 심각

아이들이 아껴 먹던 ‘새우깡’을 아낌없이 던져주며 사랑했던 비둘기. 그 사랑이 지나쳤던 걸까요. 비둘기는 언제부턴가 삐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도심 공원이나 도로, 주택가, 다리 밑, 빌딩 등에 모여 사는 이른바 집비둘기들은 뚱뚱한 몸으로 어슬렁거리며, 사람이 지나가도 ‘내가 비켜주리’라는 듯 꿈쩍도 않습니다. 성질 나쁜 아저씨들이 비둘기를 걷어차는 모습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공원에서는 떼를 지어 아이가 먹고 있는 과자를 내놓을 때까지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오냐오냐 키운 자식이 부모님께 돈 달라고 떼쓰는 격입니다.
집비둘기들의 행패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배설물로 건물을 더럽히고, 여기저기 깃털을 날리고 악취를 풍깁니다. 용두산공원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비둘기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서 있는 모습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주택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차량에 갑자기 돌진해 교통사고 위험까지 유발하고 있다니, 시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평화의 상징'에서 퇴치 대상으로

이쯤 되니 비둘기 좀 어떻게 해달라는 원성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급기야 환경부는 지난해 6월 집비둘기를 사람들에게 배설물과 악취 등으로 피해를 주는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습니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에서 퇴치의 대상으로 전락한 거죠.

부산시도 집비둘기 퇴치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지난달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식 실태조사를 실시, 시내 30여곳에서 모두 2천865마리가 사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공원 등 14곳이 집비둘기들이 많이 서식해 피해가 심하다고 하네요.

"비둘기에게 먹이 주지 마세요"

부산시는 앞으로 이런 곳에 집비둘기가 싫어하는 약품으로 만든 조류기피제를 살포하고, 주변에 먹이주기 금지 홍보 현수막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16개 구·군도 홈페이지와 반상회 등을 통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먹이를 주지 말 것을 홍보하고, 집비둘기 퇴치운동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라네요.

집비둘기들의 먹이를 고갈시켜 자연으로 돌아가게 한다니, 이제 공원에서 비둘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어쩌면 부모들이 먹이를 주는 아이들을 혼내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겠네요. 격세지감입니다.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0-10-2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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