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세요"
재취업으로 제2인생 연 지순옥 간호사
- 내용
- 재취업으로 제2인생 연 지순옥 간호사.
부모님께 못 다한 효를 다한다는 생각으로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돌본다는 간호사 지순옥(55세) 씨. 30여 년의 주부생활을 접고 그녀가 사회로 화려한 외출을 시작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재취업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제2인생을 맞이한 지 씨는 하루하루가 그저 즐겁다.
지순옥 씨는 결혼 전 간호조무사 일을 했다. 간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혼 후 자연스레 10년 직장생활을 접고 가정으로 돌아갔다. 가정에 머물면서 봉사활동을 하긴 했지만 살림만 하던 주부가 사회로 다시 나온다는 건 두려움 그 자체.
가정에만 있으니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경력단절이라는 두려움이 큰 벽으로 다가와 선뜻 사회로 나오지 못한 것이다. 그런 지 씨가 부산여성회관서 20시간 과정으로 운영하는 ‘경력단절여성’ 취업을 위한 집단상담프로그램에 참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최근 직업인의 길을 걷고 있다.
부산여성회관서 운영하는 집단상담프로그램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내·외부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며, 나의 이해, 직업탐색, 진로목표 설정, 자기관리법, 취업 준비하기 등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에게 취업의욕을 심어주고 있다.
지순옥 간호사는 경력단절로 취업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직업상담사의 진로상담 결과로 재취업을 결심했다. 30여 년의 공백을 딛고 사회로 나온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지 씨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고 가능성을 미리 본 주변 사람들이 많았던 것.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줘 재취업을 할 수 있었다는 지 씨는 예전의 경력을 되살려 요양원에서 노인들을 돌본다. 욕창환자 치료를 비롯해 혈압도 재고, 마사지 등 물리치료도 하며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는 계속해서 삶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현재 동서대 사회교육원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공부하며 또 다른 세계에 대해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을 하면서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지 씨는 “생각지 못한 일을 하니 즐겁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직장에 나오니 자신감이 생겨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간혹 부모님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가를 적시기도 한 지 씨.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진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자식으로서 못 다한 효를 지 씨는 지금 이곳 요양원 어르신들에게 다하는 것으로 마음의 빚을 덜고 있다.
그런 그녀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요양원 어르신들은 지순옥 씨를 간호사로 대하기보다는 딸, 며느리로 생각하며 친근함을 표한다. 지 씨를 향해 “질부야, 왔나?”라며 말을 건네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말없이 눈으로 대화하는 이가 있다.
물론 사회생활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지 씨는 말한다. 아이가 자라서 나오긴 했지만 맏며느리로서 집안 대소사가 신경 쓰인 건 사실. 하지만 직장에서 나름대로 편의도 봐줘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와의 유쾌한 대화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사람을 대하다 보니 말이 늘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는 지 씨. 그 자신감은 그녀를 에너지 넘치는 삶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래서 할 말이 더욱 많다. 그녀의 지난 시간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고, 현재 일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넘친다.
무엇보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기에 그들에게 들려주고픈 말도 많다. 보이기 위한 행동보다 알아주지 않아도 진심을 담아 행동한다는 지 씨는 재취업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주저 없이 한마디 전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직장과 가정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해 고민도 했지만 자신감 가지고 도전하면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세요.”
- 작성자
- 글/황현주·사진/신재봉
- 작성일자
- 2010-01-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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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0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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