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저런 생각> 연말 술자리, ‘1·1·2 운동’으로!
1가지 술로, 1차에서, 2시간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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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이런 생각·저런 생각]
연말 술자리, ‘1·1·2 운동’으로!
1가지 술로, 1차에서, 2시간 이내
레드카드 내밀면 술 권하지 않기
다시 한 해의 끝입니다. 연말모임 시즌이죠. 요즘 표현으론 ‘송년(送年)’이지만, 한 세월을 어울려 건너온 이들이 서로 술잔을 부딪치는 과정을 생각하면 역시 속살은 ‘망년(忘年)’입니다. 한 해를 ‘추억으로 보낸다’ 보다, ‘기억에서 지운다’가 제격이죠? 어떤 이는 망년을 이백의 시 ‘파주문월’(把酒問月·술잔을 들고 달에게 묻다)을 들어 설명합니다.
“푸른 하늘 저 달은 언제부터 떠 있는가(靑天有月來幾時) 잠시 술잔을 놓고 달에게 물어본다(我今停杯一問之).”- 역시 지나온 세월을 물을 때는 술이 있어야겠군요. 그래서 망년의 술은 쓰지만 각별하답니다. 문제는 그 술이 우리네 감회를 자극하며 한 해의 얼룩을 잘 지울 것인가 이겠네요.
최근 여러 직장에서 ‘소주(少酒) 캠페인’이 한창입니다. 폭음과 2차 회식을 줄이자는 시도입니다. 건배에 화답부터 특이하네요. 제안자가 “112”하면, 화답은 “오, 노!” 한답니다. 112? ‘1가지 술로, 1차에서 끝내고, 시간은 2시간 이내’라는 다짐입니다. ‘오, 노’는 ‘5-No’입니다. 강제로 과음하게 하는 5가지를 하지 말자는 다짐입니다. 원샷-잔 돌리기-강권-폭탄주-2차 술자리가 그것입니다.
‘Alcohol-free’ 전략에 따른 수단도 많습니다. 한 은행은 회식 끝낼 시간을 미리 정해 직원들이 일제히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 놓는다네요. 다들 시끄럽게 울어대는 알람을 듣고 미련 없이 툭툭 털고 일어나면 성공입니다. 어느 대기업은 ‘레드카드제’를 운영합니다. 술을 더 마시고 싶지 않을 때, 레드카드를 내밀면 술을 더 권하지 않습니다. 굳이 카드는 없어도 좋습니다. 예쁜 잔 받침이나, 리본, 스티커 같은 ‘오늘의 절주 카드’가 많답니다.
이런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치명적 중독, 술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특히 잘못된 술 상식으로 과음을 하고 ‘살인주에 대한 추억’을 만드는 이들이 적지 않다네요. 스트레스가 쌓일 때 술 한잔 하면 풀린다, 오이·양파를 넣으면 술이 약해진다, 안주를 든든히 먹으면 덜 취한다…, 약간의 진실은 있어도 많은 오해랍니다.
혈연이 아닌 다른 이유로 함께 생활하는 경우로 3가지를 꼽습니다. 학교, 군대, 직장이죠. 그 중 직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를 특히 중시합니다. 그만큼 자주 어울리며 화합을 다지고, 쌓인 감정도 풀어가야겠죠. 역시 문제는 술이 필요하기는 하되, 그 양이며 자리문화에 대한 논란은 많다는 것입니다. 어떨까요, ‘1?1?2운동’이며, ‘오!노!’며, ‘레드카드’며….
몇 년 전 ‘나는 술이 싫다’는 글을 썼다 욕 들은 생각이 납니다. “나는 술이 싫다. 특히 ‘폭탄주’가 싫다. (…) 우선 여러 종류를 섞어 마시는데 따른 생체학적 부작용이 크다. 술을 둘러싼 효용 논란은 다양하다.(…)” 어느 의사는 이 글 실린 책을 주변에 돌리며, “폭탄주 즐기다 간에 폭탄주 맞는다”고, 새삼스런 경고를 했답니다. 그래도, 한 선배는 모지게 질책하시더군요, “망년회 철 앞두고 무슨 소리냐? 니 안 X먹으면 그만이지….” 술의 긍정·부정적 효과 논란은 제쳐두고요, 술을 더 원하지 않는 동료에게 더 권하지 않는 센스는 어떤가요? 올 송년시즌에도 망년 술자리 잘 넘기고 늘 밝은 얼굴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8-12-1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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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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