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엽서… 근대사가 보여요
부산근대역사관 `사진엽서전'
- 내용
- 19∼20세기 엽서 250점 전시 보부상·기생 등 이색 풍경 `빛바랜 사진엽서를 따라 100년전의 역사 속으로 떠나보자.' 짚신 지게를 지고 있는 보부상 부자, 항아리를 이고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 가슴을 훤히 드러내고 있는 평양기생, 대나무로 만든 가리개를 쓰고 외출하는 아낙네…. 조선말기부터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1900∼1930년에 만들어진 각종 엽서를 통해 그 시절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리고 있다. 부산근대역사관이 내년 2월29일까지 열고 있는 특별기획전 `사진엽서로 떠나는 근대기행'이 그것. 근대역사관은 그간 소장하고 있던 사진엽서 4천여매를 `근대도시의 풍경' `조선, 조선인의 풍속과 생업' `여성과 아이들' `기생' 등 8가지 주제로 분류해 그 중 250점을 골라냈다. 이번 특별전은 일본제국주의에 편입돼 가는 부산 등 근대 도시의 풍경과 사회상을 통해 일그러진 우리 근대사를 비춰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엽서 속의 부산은 선박이 정박해 있는 부두나 동래온천의 모습이 대부분이다. 부산이 일본 진출의 교두보로서 왜색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일본어 간판이 즐비한 거리, 성벽과 성문이 해체되고 도로와 전찻길이 건설되는 모습 또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만남을 상징하는 풍경들이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기생과 여성의 모습. 저고리를 위로 올리고 가슴을 심하게 노출했거나, 아예 저고리를 벗은 여자, 우산이나 꽃다발을 들고 있는 다소곳한 평양기생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무너진 옛 성에 덮어 자란 덩굴이여, 무성한 네 모습 보니 슬픔에 복받치네, 옛 영화 간데 없는 성벽 아래 홀로 서니 아련한 햇빛에 풀빛만이 산뜻해' `경성백경'이라는 관광기념엽서에 나오는 노랫말로 애처로운 조선의 풍경과 점령지 여성의 비애를 함께 느끼게 한다. 근대역사관 권혁희 학예연구사는 "엽서는 단순히 개인의 통신수단이 아니라 제국주의시대 사회 문화적 배경을 담고 있다"며 "엽서 속의 풍경은 우리 근대사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3-11-2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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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0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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