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산 고교야구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부산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쌍두마차이자 영원한 라이벌 경남고와 부산고가 전국대회에서 맹활약하며 지역을 빛내고 있다.

△대통령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남고 선수들이 전광열 감독을 헹가래 치는 모습. 사진제공-중앙일보. 

경남고는 지난 8월 2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제59회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서울 휘문고를 4-3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45년 창단한 경남고 야구부는 청룡기 최다 우승(9회)을 비롯해 황금사자기(7회), 봉황대기(2회) 등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전통의 야구 명문이다. 

롯데자이언츠의 영구 결번 레전드인 고(故) 최동원(11번)과 이대호(10번)를 비롯해 김용희·송승준·최준용·한동희(이상 롯데), 노시환(한화), 한유섬(SSG)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하지만 1967년 출범한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준우승만 6차례(1973·84·86·92·98년, 2017년)로 이상하리만치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 비로소 정상의 자리에 올라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청룡기·대통령배·황금사자기·봉황기)에서 모두 우승한 학교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경남고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사진제공-중앙일보

휘문고와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실점으로 역투한 경남고 3학년 투수 조원우(18)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조 선수는 경남고 최초의 대통령배 우승과 함께 대회 MVP라는 두 배의 기쁨과 영예를 안았다. 우수 투수상 경남고 장찬희, 수훈상 경남고 이호민, 타격상 경남고 조동욱이 각각 수상했다. 감독상은 경남고 전광열 감독에게 돌아갔다.

경남고와 함께 부산 고교야구의 양대 산맥인 부산고는 46년 만에 청룡기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1947년 창단한 부산고 야구부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추신수를 비롯해 양상문·손민한·주형광·마해영·김민호 등 롯데자이언츠를 대표하는 레전드를 다수 배출했다. 롯데자이언츠 외에도 정근우·진갑용·손아섭·박한이 등의 모교이다.

부산고는 지난 7월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서울 덕수고를 맞아 분전했지만 아쉽게 3-7로 패했다. 부산고의 준우승을 견인한 2학년 하현승은 대회 감투상, 3학년 안지원은 최다 도루상을 각각 수상했다.

하현승은 194cm, 88kg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투수 겸 외야수다. 투수로서 잠재력뿐만 아니라 타격 자질도 뛰어나 ‘부산고 오타니’로 불린다. 

한편, 부산고는 지난 2023년 5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서울 선린인터넷고를 12-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부산고는 창단 76년 만에 황금사자기 첫 정상을 밟으면서 고교야구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