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날 ‘돌산마을’ 찾아간 허 시장
흙바닥에 천막 깔고 앉아 1시간 동안 ‘막걸리 대화’
마을 둘러본 후 “열악한 주거환경 정비 힘쓸 것”
- 내용
“시장님, 방문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진작 왔어야 했는데, 늦었습니다.”
허남식 부산시장이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주거환경이 열악한 남구 문현1동 돌산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고충을 들었다(사진은 허 시장이 돌산공원에서 주민들과 ‘막걸리 대화’를 나누는 모습).지난 1일 오후 남구 문현1동 돌산마을. 부산의 대표적 ‘도심 오지’인 이 마을 주민들은 취임 직후 달려온 허남식 부산시장을 따뜻하게 맞았다. 허 시장이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있는 돌산공원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박수를 치며 “반갑습니다”, “취임 축하합니데이”, “부산 잘 살게 해주이소” 같은 덕담이 쏟아졌다. 나이가 지긋해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한 할머니는 “시장님 얼굴 보러 나왔다”며 “우리 마을 좀 도와주이소”라며 두 손을 꼭 잡았다. 허 시장은 주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환대에 송구스러워 했다.
허 시장은 오전 취임식을 갖고, 서부산 지역을 둘러본 후 곧바로 이곳을 방문했다. 돌산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10분. 취임 첫 날 피곤함을 잊은 강행군이었다.
허 시장이 이날 돌산마을을 전격 방문한 것은 민선 5기 부산시정을 ‘대화와 소통’으로 펼치겠다는 의지이자,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 지난달 21일 부산시청에서 가진 ‘시민 100인과의 대화’에 참석한 이 동네 황숙이(여·51) 통장의 꼭 한번 방문해 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응한 것이다.
허 시장은 마을에 도착해 주민들을 만나기 전 황 통장의 안내로 마을 곳곳을 둘러봤다. 두 사람이 나란히 지나다니기 힘든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이리저리 누비는 동안 허 시장의 표정은 무거웠다.
문현동 산복도로 옆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6·25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공동묘지에 움막을 짓고 살면서 형성된 곳. 창문도 제대로 없고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열악한 주거환경에 268세대 1천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허 시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열악하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허 시장은 마을을 둘러본 후 주민들이 돌산공원 흙바닥에 천막을 깔고 마련한 자리에서 즉석 ‘막걸리 대화’를 가졌다. 주민 100여명과 둘러 앉아 막걸리 잔을 나누며 건의사항을 들었다.
주민들은 “마을 주민의 유일한 휴식처인 돌산공원에 화장실이 없다”, “노인들의 쉼터가 없다”, “마을 재정비를 서둘러 달라” 같은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허 시장은 이에 대해 “이곳 현황은 잘 알고 있었지만, 현장을 둘러보니 더 걱정이 된다”며 “이 지역의 김정훈 국회의원과 이종철 구청장, 시의원, 주민들과 뜻을 모아 빨리 마을을 재정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허 시장은 이어 “돌산공원 화장실은 바로 설치토록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허 시장의 지원 약속을 들은 주민들은 “오늘 같이 좋은 날에 막걸리 한 잔 더 하시죠”라며 잔을 권하고, 두부와 김치, 파전을 연신 내어오며 ‘잔치’를 벌였다. 허 시장은 1시간 가량 주민들과 ‘막걸리 대화’를 나눈 뒤 다음 일정 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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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10-07-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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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31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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