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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085호 칼럼

수평선/ 부산의 가을산

내용
가을이 절정이다. 가을은 언제나 먼길을 돌아오는 손님같이 반갑다. 꺽일 것 같지않던 폭염이 아침 저녁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꼬리를 내리는 것은 신비롭다. 이런 가을을 두고 조병화 시인은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의젓하게 돌아오고 있다'고 노래했다. ▶가을은 역시 사색의 시간이다. 발 아래 쌓이는 낙엽과 점점 옅어져가는 햇살은 사람들에게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낙엽을 밟는 것은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밟는 것이라고도 했다. 늦 가을 햇살이 잠자리 날개만큼 옅어질 무렵,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 듯 사람들은 가을을 통해 생각의 나이테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가을을 느끼게하는 좋은 방법은 산에 오르는 것이다. 가을이라는 시간적 흐름과 산이라는 공간적 배경의 결합은 가을산에 오르는 누구든 시인이며 철학자가 되게 한다. 배산임수형인 부산의 지세상 산은 부산이 선사한 보물이다. 굳이 명산을 찾아 떠나지 않아도 도심의 산 중이지만 억새의 속삭임과 쪽빛 하늘, 폐부 가득 스미는 차고 맑은 바람, 무심히 떠 있는 높은 구름을 감상하기엔 충분하다. ▶이번 주말에는 부산의 가을 산에 올라보자. 승학산 억새도 좋고 구덕산 봉래산에 올라 점점이 떠 있는 배를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살림살이가 힘들지만, 발 아래 세상을 향해 풍진에 다름 아닌 인생이라고 통 큰 생각도 해 보자. 장산에서 내려다 보는 해운대, 동해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달음산 능선, 단풍이 아름다운 장안사 불광산, 올망졸망 섬들을 관망하는 가덕도 연대봉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금정산의 능선 종주도 좋고 이것도 저것도 힘들다면 그냥 한달음에 배산에 올라도 된다.  산이 많은 부산, 그래서 가을의 부산은 더욱 멋이 있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3-10-2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0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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