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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053호 칼럼

수평선/ 새내기 학대

내용
몇해전부터 상급생이 신입생 환영을 이유로 억지로 술을 먹이다 도를 넘어 죽음에 이르게하는 경우가 우리 대학가에 종종 있어왔다. 대학 선후배간의 동질화가 그 명분이었다. 그러나 도가 지나쳐 학대수준에 이르렀고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사법당국은 5년전 이같은 악습을 없애기 위해 강제로 술을 먹이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검토하기도 했다. ▶신입생 학대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조선시대 경기도 양주 부근의 서당이나 향교에서는 신입생이 들어오면 담력시험이란 것으로 했다고 한다.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올라 틈이 벌어진 낭떠러지를 건너뛰는 담력시험을 한 것이다. 이율곡도 입문식을 톡톡히 치렀고 결국 임금에게 이같은 폐단을 없애달라는 내용의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물론 신입생학대 풍습은 외국에도 많다. 프랑스의 한 명문학교는 개 밥에 돼지머리와 초를 섞어 끓인 걸쭉한 죽을 맥주에 타서 몇 그릇이고 퍼 먹이다 교육장관이 금지시킨 경우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500㎖짜리 술잔에 폭탄주를 만들어 연거푸 5잔을 마시게 했다가 신입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어찌보면 우리보다 신입생학대가 훨씬 발달한 나라가 일본이다. ▶대학마다 입학식이 열렸다. 흔히 상인들은 `경기가 나쁘다'고 푸념을 하지만 대학가는 예외다. 학교앞 주점마다 신입생을 환영하는 파티가 한창이다. 밤 늦은 시간에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신입생들이 술을 이기지 못해 비틀거리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신입생 환영회라는 미명으로 악습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전통은 잘도 없어지는 세상이다. 그러나 나쁜 전통의 생명력이 좋은 전통의 생명력보다 강한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3-07-1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0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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