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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6호 칼럼

문화적으로 더 윤택한 부산 되길

김태성 수영구 수영동

내용

부산시에 바란다_김태성_온라인 


고등학교 2학년까지 학교 공부 열심히 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인생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지면서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막연한 생각 끝에 무용을 시작하게 됐다. 무용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무용학원에서 학생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혼자 남아 춤을 추면서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다. 몸은 힘들고 고단했지만 마음은 항상 즐거웠다. 무용 없는 일상을 감히 생각할 수 없었다.
삶이 윤택하진 않아도 좋아하는 춤을 춘다는 만족감에 위안을 받으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무대에 설 기회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적은 기회라도 언제까지나 즐겁게 춤을 출 수 있을 줄 알았다. 이런 기대는 코로나19로 인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예정됐던 공연은 취소되고, 예술인 지원금과 지원활동도 줄어들었다. 심지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강의와 기타 여러 활동조차도 코로나로 인해 잠정 중단됐다. 현실과 이상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코앞의 생계 문제와 직접 마주하게 됐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매 순간 '예술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마음을 쥐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문제,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현재 진행형이다. 무용수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던 동료와 친구는 무용을 접고 살길을 찾아 떠났다. 나도 매년 새해에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해보자. 나중에 그만두더라도 후회는 없어야지'라고 다짐하며 버텨왔다. 그러다 올해 부산문화회관이 기획한 'MOTI/어디로부터' 오디션에 참가했고, 감사하게도 함께 할 수 있었다. 'MOTI'는 Motivation(동기)의 준말이기도 하지만,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 '모티'이기도 하다. 삶의 모티에 내몰렸지만, 다시 비상을 꿈꾸는 젊은 예술가들의 춤이다.
정말 오랜만에 원 없이 춤을 출 수 있었다. 연습실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음에 매일 감사했다. 공연 제작 의도도 무용수들이 처한 상황을 대변해줘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공연을 무대에 올릴 땐 젊은 무용수들의 처절하고 절박한 심정을 알리고 싶어 더 열심히 했다.
부산의 젊은 예술가들은 삶의 '모티'에서도 좋아하는 예술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이 관객들과 부산의 많은 분께 전해졌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예술인들이 다양한 시도와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적으로 더욱 윤택한 부산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작성자
이한주
작성일자
2021-09-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16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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