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은 결핵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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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자 ‘제7회 결핵 예방의 날’이다. 세계 결핵의 날은 로버트 코흐의 결핵균 발견 100년을 기념하여 사람들에게 결핵에 대한 심각성을 심어주기 위해 1982년 제정되었다. 그리고 결핵 예방의 날은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유병률 및 사망률 1위라는 부끄러운 통계를 가진 우리나라가 결핵퇴치의 의지를 담아 2010년에 제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는 흔히 결핵을 사라져가는 병, 또는 후진국 병쯤으로 생각해 왔다. 그래서 최근 결핵이 집단으로 발생했다는 뉴스나 결핵예방 캠페인 등과 같은 보도들이 증가하면서 GDP가 세계 11위인 우리나라에 결핵환자가 많은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생각해 보면 결핵은 석기시대의 화석에서도 발견되었고, 고대 이집트나 페루의 미이라에서도 흔적이 나올 만큼 오래된, 인류와 역사를 함께 해 온 병으로 여전히 감염병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며 전파되고 있다. 사라진 것은 결핵이 아니라 결핵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다. 우리가 무관심한 중에 결핵환자는 증가했고, ‘슈퍼결핵’이라고 불리는 내성 결핵균까지 나타나면서 오늘날 심각한 사회적 부담을 주는 보건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결핵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위협을 재확인하고 2013년 「제1기 결핵관리종합계획」, 2016년 「결핵안심국가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2000년에 인구 10만명당 100명 이상이던 결핵 환자가 2015년 10만명당 80명 선으로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아직도 OECD 최상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핵은 결핵환자로부터 나오는 미세한 침방울에 의해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병으로 누구나 결핵에 걸릴 수 있으나 결핵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모두 다 결핵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전염성 결핵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중 약 30%가 감염되고, 이 중 10%가 발병하게 된다. 발병하는 사람의 50%는 감염된 후 2년 내에, 나머지 50%는 결핵균이 몸속에 잠복하여 있다가(이를 잠복결핵감염이라고 함) 면역이 떨어지는 어느 시점에 활성화하면서 발병할 수 있다.
가장 흔한 폐결핵의 경우 기침, 가래, 객혈,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이는 다른 호흡기 질환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증상만으로 결핵을 의심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초기결핵은 무증상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2-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결핵검사를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결핵이 진단되면 치료를 위해 3-4가지의 결핵약을 6-9개월 정도 복용하여야 하는데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충실하게 잘 복용하기만 하면 치료를 시작하고 약 2주 정도가 지나면 전염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증상도 좋아진다. 일부 환자들이 자칫 이를 완치된 것으로 오인하여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을 먹다말다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결핵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반드시 끝까지 잘 복용해야 한다.
모든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있는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아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환이므로 기침을 할 때 손수건이나 옷소매로 입을 가리고 하는 기침예절 등 예방수칙을 습관화하기를 권한다.
목정하 교수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작성자
- 부산광역시 감염병관리지원단
- 작성일자
- 2017-03-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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