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수평선> 미꾸라지
- 내용
- 미꾸라지는 바다에 사는 큰 고기였는데 용왕의 일에 번번이 훼방을 놓다가 노여움을 사서 진흙탕 속에 살도록 유배당한 고기라고 전해진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꾸라지에 대한 이미지는 형편없다. `미꾸라지 몇마리 강물 흐린다' `미꾸라지국 먹고 용트림한다' `미꾸라지 용됐다' 등의 속담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미꾸라지는 옛부터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 온 생물이다. 추어탕을 끓여 여름철 지친 몸을 추스리는데 필요한 보양식의 재료였다. 가난한 산골농가에서는 미꾸라지로 동네 어른들에게 보은을 하는 미꾸라지국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또 논의 물을 빼기 위해 도랑을 치다가 미꾸라지를 잡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잡아 구워 먹는 맛은 일품이었다. ▶미꾸라지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비타민A와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다 불포화지방산이어서 성인병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본초강목'에서도 속을 덥게 하고 기를 늘리며 소갈증을 풀어준다고 적고 있다.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보니 찾는 이가 많아지면서 이제 국내에서 소비되는 미꾸라지의 절반 이상은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 미꾸라지가 몇년전부터 모기퇴치용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1마리가 하루에 모기 유충 1000마리를 잡아먹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기유충이 발생하는 6월이면 인기 상한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 동래구가 모기퇴치를 위해 온천천 습지 등에 미꾸라지를 투입키로 했다. 다른 동식물에 악영향을 주는 살충제 살포는 중단키로 한 것이다.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채택한 것이어서 환영한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6-0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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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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