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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960호 칼럼

<시리즈> 경제산책/ 영화 친구의 거리

내용
부산의 한 구청장은 몇년전 미국과 유럽을 방문했다가 관광상품을 만들어내는 현지인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마지막 잎새'로 유명한 오 헨리가 자주 앉아서 글을 썼던 카페, 루즈벨트 등 대통령이 잠시 들렀던 식당 등도 보존해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유명 음악가가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면서 펜촉으로 찔러댔던 책상은 낡고 볼품이 없지만 그 펜촉의 상처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이 카페나 식당에 앉아 대통령과 작가의 포즈를 한 번 취해 보는 것만으로도 방문객들은 큰 의미를 느낀다. 중국 상해의 임시정부를 가보면 초라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상해에 온 한국인들은 꼭 이곳을 찾는다. 온갖 난관을 딛고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김구 등 애국지사들의 고뇌와 역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화산폭발로 매몰된 집들도 그대로 보존해 관광상품으로 만들 정도다. 중요한 점은 이런 것들이 수백년이나 수천년이 지나 고고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유물이 아니라 수십년된 평범한 물품이나 장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와 추억의 사람 감정을 이용해 훌륭한 관광상품으로 조성해 냈다. 이 구청장은 여기에 감명을 받아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고 6.25 피난시절과 60년대 어려운 시절에 사용했던 물품을 하나 둘씩 모아 벌써 200여점을 수집했다. 이발기구(바리캉), 양동이, 알루미늄 도시락, 쥐틀, 화덕, 시장바구니, 초등교과서, 각종사진 등을 보면 40~50대는 아련한 향수에 젖으면서 이런 물품의 수집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금방 깨닫는다. 부산시 동구 범일동 구름다리(철길 육교)~삼일극장 앞 670m가 영화 `친구'의 거리로 선정됐다. 이 곳은 옛날 극장, 전파상, 구름다리 등이 수십년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오래된 친구들끼리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며 사진 촬영장에서 사진을 찍고 `친구의 집'으로 지정된 삼일극장 주변 호프집 등에서 만나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면 새로운 감흥이 솟아오를 것이다. 친구의 거리가 관광명소로 각광받기를 기대해 본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1-05-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9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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