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순풍에 돛 달기
부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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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잘못은 모래 위에 적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밀물에 쉽게 지워지라고 그런다지요. 친구의 고마움은 바위 위에 새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바람 견디며 영원히 기억하라고. 친구의 눈물은 구름에 올려놓으라지요. 힘들면 비가 내릴 때 같이 울어주라고. 요즘 인터넷 들어가면 이런 좋은 말들 참 많습니다.
옛날에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하나뿐인 아들은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해 날만 새면 밖으로 떠돌았습니다. 친구들과 술 먹고 밥 먹느라 돈을 낭비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꾸짖자 아들은 항변합니다. 아버지는 친구가 많지 않아서 친구들간의 굳은 의리(義理)를 이해하지 못할 뿐이라고. 아버지는 어느 날 아들에게 친구들의 의리 테스트를 제안합니다.
그날 밤 아버지와 아들은 돼지 한 마리를 잡아 거적에 쌉니다. 피 묻은 돼지를 지고 아들과 가장 친한 친구 집부터 찾아갑니다. 실수로 사람을 죽였으니 도와달라고 간청합니다. 친구는 손사래를 칩니다. 냉큼 가라며 대문을 걸어 잠급니다. 다른 친구, 또 다른 친구를 찾아가지만 차디찬 거절뿐입니다. 두 사람은 이제, 아버지의 친구를 찾아갑니다. 사정을 이야기하자 아버지의 친구는 두 사람을 집안으로 들입니다. 아버지를 걱정하며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히고, 거적에 쌓인 것을 둘러메고 안마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때서야 아버지가 껄껄 웃습니다. 거적에 쌓인 건 시체가 아니라 돼지이고, 친구와 한잔하려고 돼지 한 마리를 잡아왔다고.
뒤돌아 불평하기보다, 박수치는 ‘의리’ 절실
새해 새아침 의리(義理)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백과사전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의리는 사람 혹은 사람관계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다. 사회규범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곤경에 처한 이웃을 스스럼없이 돕는 마음이나 어려움에 있는 친구를 돕는 마음을 뜻하기도 한다. 다른 말로 신의(信義), 도리라고 한다.’
명심보감 교우편에 ‘주식형제(酒食兄弟)는 천개유(千個有)로되, 급난지붕(急難之朋)은 일개무(一個無)’라는 말이 있습니다. 술 먹고 밥 먹을 때 친구는 천명도 더 되지만, 급하고 어려울 때 친구는 한명도 없다는 뜻입니다. 쓰디쓴 의리 상실입니다. 명심보감은 덧붙입니다. ‘불결자화(不結子花)는 휴요종(休要種)이요, 무의지붕(無義之朋)은 불가교(不可交)’라고.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가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는 권고입니다. 살다보면 상대방으로 인해 섭섭한 일도 생기고, 고마운 일도 있기 마련입니다. 평범한 사람은 고마움은 빨리 잊고, 서운한 감정은 곱씹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고마움은 오래 기억하고, 서운함은 빨리 잊고 산다고 합니다.
열정·긍정은 순풍에 돛 달 성공 원천
새해, 부산시정을 떠올립니다. 서병수 시장은 올해를 실질적 민선 6기 출범 첫해로 정의합니다. 그동안 추진한 조직과 인사혁신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 생활안전, 도시재생 같은 핵심 정책에 시정역량을 집중할 것을 선언합니다. 부산경제의 체질을 바꿔 인재와 기업이 몰려드는 도시로 만들고,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도시를 구현하며, 도시재창조를 통해 삶의 활력이 충만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희망선언입니다. 가덕신공항 건설, 위대한 낙동강 시대를 열어갈 서부산권 개발 같은 새로운 미래 기틀 마련에도 온 힘 쏟을 것을 역설합니다.
조짐은 좋습니다. 취임 반년 만에 중국, 개성공단, 수도권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기업이 10개사를 헤아립니다. 7개 기업과는 유치협상 중이어서 조만간 더 많은 성과가 나올 전망입니다. 새해,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시 부산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에 더해 수도권 · 해외기업 유치에도 혼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희망에 힘과 격려를 보태면 성공이 오고, 희망을 비껴 앉아 비관적 뒷담화를 확대재생산하면 실패만 따른다고 합니다. 시정의 성공은 곧 부산의 성공, 시장의 성공은 곧 시민의 성공일터, 화끈하게 소통하며 열정을 보태는 것이 진정한 의리이고, 조직과 개인의 성공을 담보할 원천적 힘일 것입니다. 시정에도 의리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슬기롭게 나아가라. 성공의 바람이 당신의 모든 것을 채울 것이다.’ 중국 1천만 젊은이와 샐러리맨, CEO를 열광시킨 자기계발전문가 가오위엔은 최근 펴낸 책 ‘승풍파랑(乘風波浪)’에서 이같은 지침을 던집니다. 그는 덧붙입니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만들지만, 사라진 열정은 영혼에 주름을 만든다’고.
먼 곳까지 부는 바람을 타고 끝없는 바다를 헤치며 배를 달린다는 승풍파랑의 뜻처럼 새해 아침, 시민 모두 올 한해 원대한 꿈 이루시길 소망합니다. 민선 6기 ‘서병수 호’가 키를 잡은 부산의 발전도 이러하기를 또한 발원합니다. 일범풍순(一帆風順), 순풍에 돛을 달아 하시는 일마다 순조롭게 풀리길 염원합니다. 화끈한 의리가 있다면 우리, 능히 할 수 있습니다.
- 작성자
- 박재관
- 작성일자
- 2015-02-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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