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간 판
- 내용
- 몇해전 모 중앙일간지는 수원의 한 유명한 서예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무분별한 간판의 범람을 지적한 적이 있다. 이 서예가는 『수원의 모든 간판을 붓글씨체로 바꾸는 것이 소망』이라고 했다고 것이다. 이 일간지는 이 서예가의 전체주의적 발상이 끔직하게 느껴졌다고 지적하면서도 도시에 난립한 간판을 생각할 때 이해가 된다고 적고 있다. ▶간판을 굳이 붓글씨체나 우리말로만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꼭 개선돼야 할 것이 간판문화다. 한마디로 무질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무질서할 뿐 아니라 너무 크고 색의 조화도 맞지 않아 천박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우리의 간판이다. 간판이 몰개성의 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미국 애리조나의 관광도시인 `세도라'에는 간판의 색깔과 크기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황토색과 초록빛의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벗어난 간판은 달지 못하게 한다. 맥도날드 햄버거 레스토랑도 세계적 유명상표인 노랑색 아치를 달지 못하고 있다. 초록색 아치를 조그맣게 표시하고 있다. 맥도날드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이 도시는 더욱 개성있는 도시가 된 것이다. ▶최근 부산시가 아시안게임 등을 대비해 옥외광고물 시범거리를 조성키로 했다. 부산역앞 맞은편 중앙로변 0.6km구간이다. 건물주, 업소주, 디자인전문가, 광고업자 등 25명이 위원회를 구성해 이달말까지 정비계획 정비방법 디자인 등을 결정한다. 각종 조례도 바꾸고 10월말까지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도시의 개성은 주민이 만드는 것이다. 주민이 만든 개성있는 거리가 되길 기대한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3-2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953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