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수평선/징용
- 내용
- 일제때 일본으로 징용에 끌려간 조선인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비참한 생활을 했는지로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다코베야’다. `다코베야’는 문어방이란 뜻이다. 일본 북해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수용소를 `다코베야’라고 불렀다. 자신들의 처지를 단지에 갇히면 제 발을 뜯어먹으며 서서히 죽어가는 문어 빗대어 지은 이름이었다. ▶조선인이 강제로 투입된 일본 북해도의 철도건설 공사는 철도 침목 하나하나가 조선 사람의 시체라고 할만큼 험난한 공사였다. 이들이 그렇게 죽어가면서 불렀다던 아리랑은 `밟아도 아리랑’이었다. `밟아도 밟아도 죽지만 말아라/ 길 복판에 피어난 질경이 처럼’. 조선인들은 제살을 깍아 먹으며 죽어갔다고 해서 `다코베야’라고 지은 수용소 벽에 이 아리랑을 새겼다고 한다. ▶탈주하다 붙잡힐 경우에는 모든 조선사람을 불러놓고 거적을 씌워 두들겨 팬 뒤 앓아누워 사흘을 일하지 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흔적을 없앴다고 한다. 그래서 이 일대 가리가쓰고개를 넘는 철길은 우리에게 한 많은 고개다. 지금도 북해도에 사는 한국인들은 이 고개를 넘을 때 기차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일본땅에서 억울하게 숨진 1백36명의 원혼이 59년만에 부산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1942년 일본의 한 탄광에서 강제노역중 바닷물 유입으로 갱도가 매몰되면서 꽃다운 청춘을 빼앗긴 원혼들이다. 이들의 원혼을 맞이하면서 일본이 저지른 죄악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3월은 역사의 혼이 되살아 나는 계절이다. 최근 또다시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보도에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한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1-03-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950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