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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10호 칼럼

수평선 - 갑오년 아침에

내용

다시 새해, 갑오(甲午)년이다. 해마다 새해 아침이면 축복과 덕담 속에 희망을 키울 다짐들을 하곤 한다. 나와 가족의 건강과 행복, 사회와 국가의 안녕과 융성을 기원한다. 그러나, 올 새해를 맞는 마음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나라 안팎의 정치-경제-사회적 도전부터 결코 만만찮다. 특히 올해는 국내적으로 나라의 명운을 결정할 한 해일 수 있다.

"이명박정부 이래 대한민국은 명백한 '통치불능(ungovernability)'에 접어들었다"-최근 국내 정치환경을 보는 한 정치경제학 교수의 진단이다. '통치불능'? 여러 악재 속에, 정부가 현안을 해결하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그 원인을 두고 새뮤얼 헌팅턴은 '과잉 민주주의'를 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야 정치권은 내용 면에선 아무 차이가 없는 정책을 갖고 극단적으로 대립, 일상적 국정마비 상태를 빚고 있다.

굳이 한 학자의 한국사회 진단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지금 '분열·갈등의 시대'를 살고 있다. 보수-진보 사이의 이념대결, 세대·계층 간의 소통단절…, 나와 '다름'을 용인하지 못하는 만인의 투쟁이 범람한다. 특히 한국사회의 이념갈등에 터 잡은 '진영논리'는 '논리'를 압도하는 '블랙홀'이다. 어떤 의제이든 진영논리에 걸렸다 하면 합리적 토론·소통적 귀결은 없다. 극단적 목소리가 양보·타협의 목소리를 누르는 사회, 정말 어디까지 갈 것인가?

"우리가 '죽는 존재'임을 알면… 그 앞에선 지성과 명예, 재력도 무력할 뿐"-이 시대 한국 대표지성 이어령 선생의 지난 세모 말씀이다. 중세 수도사들은 '메멘토 모리(죽음을 잊지 마라)'라고 서로 인사했다, 요즘은 죽음을 잊어버린 시대다, 우리가 죽는 존재임을 알면 결코 지금처럼 서로 극단적일 수 없다, 이런 얘기다. 우리, 정말 언제까지 '서로'를 '적'으로 대하며 갈등-분열할 것인가? 정말 엄중한 국가적 위기감으로, 포용-통합의 값어치를 일깨워 갈수는 없을까.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14-01-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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