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풀어쓰기 - 선박금융
- 내용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특정 업종을 지원하는 것은 통상마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유이다. 대신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선박금융 부서의 조직과 인력 100여명을 부산으로 이전, 가칭 '해양금융종합센터'로 변경해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선박금융(shipping finance)은 조선소가 배를 만들 때 금융회사를 통해서 돈을 빌리는 종합적 체계를 뜻한다. 대형선박 제조에는 대개 수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 선박 건조에도 수년씩 걸린다.
조선소가 배를 만들려면 자금이 필요하지만 금융회사는 막대한 돈을 장기간 빌려주는데 부담이 있고 이에 따라 대출을 꺼린다.
이 때문에 선박을 만드는 조선소, 만들어진 선박을 운용하는 해운사, 해운사에 물건을 실어 날라 달라고 의뢰하는 화주, 돈을 빌려주는 금융회사 등 선박금융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한데 모여서 선박금융 체계를 만든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모든 자금 흐름을 중계하는 게 핵심이다.
해운사들은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모인 채권단을 통해 선박건조 과정에 맞춰 자금을 수차례 나눠서 지원받는다. 조달 금리는 일반적인 금융비용에 비해 낮은 편인데 건조한 선박을 처분하면 현금으로 바꾸기 쉽기 때문이다. 상환기간은 대개 10∼20년 장기로 결정된다. 선박금융 체계를 갖춘 나라는 세계무대에서 선박과 해양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선박금융을 육성해 세계 선박금융 상위 35개 은행 중 8개 은행을 보유하고 있고, 3개 은행은 노르웨이에 속해 있다.
중국도 세계 20위권 선박금융 가운데 3개 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세계 1위 조선강국이면서도 세계 선박금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로 미미한 수준이다.
- 작성자
- 강준규 동의대 교수·경제학
- 작성일자
- 2013-10-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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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97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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