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풀어쓰기 - 속물효과
- 내용
수입명품을 사본 적 있는 국내 20대 중 3분의 1은 카드할부금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입명품을 구매한 국내 20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29.8%가 이같이 답했다.
조사 대상 중 37.5%는 '돈이 모자라 짝퉁상품 구매를 고려해봤다'고 응답했다. 같은 이유로 '중고품 구매를 생각해봤다'고 답한 경우도 24.3%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응답자의 84.8%는 '앞으로도 명품을 계속 살 것'이라고 밝혔다. '명품 살 생각이 없다'고 한 응답은 15.2%에 그쳤다.
경기침체에도 명품소비가 위축되지 않는 것은 명품구매가 이미 일상화되고 명품을 더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고가 사치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서는 등 국내 명품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품의 대중화를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편승 효과"라며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남을 따라 무리하게 명품을 사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싼 값을 지불하며 명품을 사는 이유는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유명 상품을 파는 기업들은 이를 알고 일부러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매긴다. 명품의 인기 비결은 보통사람이 감히 사지 못하는 높은 가격에 있다.
특히 속물근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남들이 감히 사지 못하는 값비싼 명품에 관심을 보인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의 숫자가 더 많아 질수록 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의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리켜 '속물효과'(snob effect)라고 부른다. 즉 남들이 사면 나는 안 산다는 것이다. 속물근성이 강한 사람은 엄청나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값비싼 유명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는 남들은 사지 못하고 자기만 살 수 있다는 심리가 깔려 있다.
- 작성자
- 강준규 동의대 교수·경제학
- 작성일자
- 2013-05-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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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77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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