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제1539호 칼럼

생활경제 풀어쓰기 - 절약의 역설

내용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계와 기업, 정부가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사람이 소비 대신 저축만 하면 불황을 촉발한다는 '절약의 역설' 또는 '저축의 역설'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란 개인으로 볼 때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사회 전체로 볼 때는 오히려 소득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절약은 좋은 것이지만 경제 구성원 모두가 저축을 많이 하고 소비를 줄이면 생산한 상품은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인다.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생산자는 생산을 줄이고 고용은 줄어든다. 경기는 침체되고 급기야는 불황으로 치닫는다. 모든 경제 구성원들의 높은 저축 열기가 불황을 초래한 것이다. 결국 저축은 개인에게는 미덕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약의 역설 조짐이 우리나라 가구의 소비지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작년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년3개월째 소득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 가운데 소비지출 비중)은 74.1%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유통업계 경기는 사상 최악이다. 기업의 절약도 불황을 부채질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기업설비 투자가 전달에 비해 3.6% 줄었다. 대신 기업의 현금 보유는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상장사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4조3천403억원에 달해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 정부마저 균형재정을 이유로 재정지출 확대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고전학파 경제학에서는 모든 저축은 투자자금으로 전용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저축의 역설은 존재하지 않았다. 케인즈학파는 소비가 몇 배의 소득을 창출하기 때문에 소비는 미덕이고 저축은 악덕으로 보았다. 저축의 역설이 발생하는 이유는 저축한 돈이 투자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성자
강준규 동의대 교수·경제학
작성일자
2012-08-2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39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