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수평선/ 폭언
- 내용
- 94년 남북회담 자리에서 북한의 박영수 대표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든다”는 폭언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남측대표의 대응자세를 놓고 이야기가 분분했다. 일부에선 책상을 치며 “평양도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반격했어야 하는데 너무 점잖게 대했다는 이야기가, 다른 측에선 함께 흥분하고 극언을 퍼부었다면 북측의 계략에 말렸을 것이라며 “자제한 것은 잘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훗날 점잖게 반응한 것이 높게 평가됐지만 이 일로 인해 외교부문에서의 공직자의 신중한 언행이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사실 공직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중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직자라고 해서 꼭 성직자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 최소한 책임질 줄은 알아야 한다. 무릇 이는 공직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최근 민주노총 간부들이 강원일 특별검사에게 폭언을 퍼부은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변협이 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이 수사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노총측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TV방송을 통해 비춰진 민주노총 간부의 모습은 국민으로부터 그들의 자질까지 의심케 했다는 의견들이다. ▶노동자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노동계 대표라면 항상 자신의 몸가짐을 스스로 챙겨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의 정서다. 취중의 실언이나 실수도 잘 관용되지 않는다. 노동계가 욕설을 퍼붓게 된 사건도 대검 공안부장의 취중 한마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언행을 좀더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9-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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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8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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