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수평선/ 광복기념관
- 내용
- 몇 해 전 동광동 옛 백산상회 자리에 독립운동가 안희제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세워졌다. 기념관에는 선생이 상해로 독립운동 자금을 운반할 때 사용한 가방, 친필서류 등이 유품으로 전시됐다. 선생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 인형도 전시됐다. 그러나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의 기념관으로는 전시물이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웬지 백산선생에게 누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또 얼마전 온천동에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를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건립됐다. 그런데 전시할 유물이 없었다. 언론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지만 유물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아 관계자들이 애를 태운 적이 있다. 결국 언론으로부터 역사적 자료에 대한 점검없이 건물만 지어놓았다는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오는 8월15일 정식개관할 예정인 민주공원의 광복기념관도 전시품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6월 건물을 완공하고 전시실 100평을 마련했지만 내장과 인테리어 미비로 광복절에 맞춰 개관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부산시는 지난 2월부터 시민들로부터 전시품 공모를 하고 있다. 그러나 불과 몇 점에 지나지 않고 있다. 전시유물을 제대로 마련치 못해 백산기념관과 우장춘기념관과 마찬가지의 비난도 받게 생겼다. ▶광복기념관은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것만이 아니고 어려웠던 시절의 애환을 자녀들에게 설명해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장이다. 놋그릇 짚신이라도 좋다. 골동품 벼룩시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더라도 향수를 느끼게 하는 유물로 전시를 하면 어떨까. 비록 옹색하게 느껴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향수는 아린 여운을 남긴다.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0-09-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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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9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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