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임진왜란 역사관
- 내용
개통을 한달 여 앞둔 부산도시철도 4호선 수안역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지하철역사 처음으로 문화재가 발굴된 현장에 박물관이 건설되고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부산교통공사가 지난달 말 개관한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은 우리나라 지하철 1호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4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의 참혹했던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체험현장이다.
동래읍성 전투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총칼을 막아내지 못해 결국 한반도 전체가 전쟁의 참화를 당하는 계기가 됐다. 1592년(선조 25년) 4월 15일 동래부사 송상현은 1만8천여 명의 무장병력을 거느리고 상륙한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를 맞아 수만 명의 주민들과 항전하다 패했다. 당시 송상현은 왜장의 요청을 '전사이 가도난(戰死易 假道難·싸워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줄 수 없다)'이라며 단호히 거부하고 죽음을 택했다.
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 전투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역사관은 1천29㎡ 규모로 주 전시, 기획전시, 해자 단면 연출 등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전시물 중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동래읍성 해자다. 폭 5m, 깊이 1.7∼2.5m의 해자(垓子·적의 침입을 막을 목적으로 성 밖에 땅을 파 물을 흐르게 한 도랑)에는 조총과 둔기에 두개골이 뚫리고 함몰된 상태의 인골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당시의 참혹성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가 발굴된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기란 쉽지 않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 문화재전문기관 등 관계기관의 다각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이 역사관은 부산의 또 다른 명물이 될 수 있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생생한 역사의 체험으로 역할도 기대된다. 시민 모두가 역사관을 아끼고 홍보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11-02-1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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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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