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한국여자축구
- 내용
대한민국의 만 17세 이하 여자축구 대표팀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돌아왔다. 무엇보다 값진 것은 온 가족 친지들이 모인 추석 명절 연휴 자랑스런 한국의 어린 딸들이 온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속에 시원한 선물을 남겼다는 것이다.
우리 어린 여전사들은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지난 26일 열린 U-17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일본과 연장전까지 벌인 혈투 끝에 3대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대4로 승리해 우승했다. 대한민국 남녀 축구 대표팀을 통틀어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한 국제대회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이다. 한국 축구 128년 역사상 신기원을 열었다.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우리나라 여자 축구 현실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결과였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기적이라고 말한다. 국내에 등록된 여자 축구 선수는 모두 1천400여명. 17세 이하 선수는 고작 345명에 불과하다. 등록선수가 독일은 105만 명에 이르고 일본도 3만4천200여 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태극 소녀들의 우승 과정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하면 된다'는 의지 하나로 똘똘 뭉쳐 나이지리아 스페인 일본 등 세계적 강호들을 줄줄이 역전승으로 물리쳤다. 1990년 출범한 한국 여자 축구가 20여 년 만에 17세 이하 선수들의 세계 정상 정복이라는 성과를 낳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번 우승의 주역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남자 대표팀의 4강 신화를 지켜본 이른바 월드컵 세대로 대한축구협회의 집중 투자 아래 전임 지도자 밑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앞으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려면 선수층 저변과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어린 선수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장기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 준 태극 소녀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10-09-2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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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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