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다둥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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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2008년 태어난 신생아는 46만 6천명, 07년보다 2만7천명이 감소했다. 인구 감소를 실감할 좋은 예가 초등학생 숫자다. 학교마다 저학년으로 내려갈수록 학생수가 크게 줄어, 1학년은 6학년보다 24%쯤 적단다. 걱정스런 바는 뚜렷하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률을 넘어, 머지않아 나라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산율 감소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정부의 미흡한 출산장려 정책과 핵가족화에다, 무엇보다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다. 날로 높아만 가는 교육비,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부족 같은 육아환경에서 젊은 부부들의 고민은 클 것이다. 현재 각 지역의 출산장려 정책이라곤 출산 양육금 지원 정도다. 정말 필요한 것은 출생에서 성장까지를 지원하는 근본적 대책인데....
출산과 양육의 그 어려운 난관 속에서 귀한 것은 ‘다둥이 가족’이다. 부산시는 지난 1일 ‘다자녀 가정의 날’ 기념행사를 가졌다. 자녀수가 셋 이상인 화목한 가정과 손자녀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모범 할아버지·할머니를 시상했다. 가정형편은 어려워도 생명을 존중하며 화목하게 살아가는 자녀 일곱의 이수원씨 가족,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 손자녀 여덟을 돌보고 있는 김경애 할머니가 우선 눈에 띈다. 다자녀 가정의 날을 11월 1일로 정한 것은 ‘1’이라는 숫자가 셋 겹치는 날, 곧 3명의 자녀라는 뜻이란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는 출산 장려를 위해 6가지 표어는 내놨다. '가가호호 아이 둘셋, 하하호호 희망한국', '출산은 감동, 육아는 보람, 가족은 행복', '낳은 기쁨, 커가는 보람, 젊어지는 대한민국', '낳을수록 희망 가득, 자랄수록 행복 가득', '두 자녀는 행복, 세 자녀는 희망' 등이다. 표어는 어디까지나 표어이고, 실제 출산장려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다. 자치단체를 넘어, 국가차원의 고민과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다. 일자리, 보육,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저 출산=희망=국가경쟁력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 작성자
- 차용범
- 작성일자
- 2009-11-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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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3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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