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연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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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보내기
연탄은 '진짜' 서민의 상징이다. 한때 김장담그기와 연탄 들이기가 겨울철의 빅 이벤트였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 연탄 사용자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대문을 열고 연탄을 들이며 흡족해 했고, 오밤중 칼바람을 맞으며 연탄을 갈던 그런 체험은 이제 흘러간 추억의 하나이다. 요즘 아이에겐 그 이름조차 낯설 터, "연탄이 뭐냐?"는 물음이 당연할 정도이다. ▶요즘 연탄을 쓰는 집은 전국 25만 가구에 이른다. 정부의 소비 억제책에도 연탄 소비는 해마다 늘고 있다. 연탄 소비가구 중에는 기초생활수급자 6만, 차상위 계층 10만 등 16만가구도 들어 있다. 이들에게 하루 세장쯤의 연탄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최근 정치권 퀴즈 주제였던 연탄 값은? 부산에선 한 장에 305원(소비자 가격)-450원(배달료 포함)이다. 실제 제조원가는 이보다 한참 비싸다. '서민용'임을 감안,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한다. ▶"연탄으로 겨울 따뜻하게 지내세요." 부산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연탄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 봉사단체, 대학생들의 따뜻한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올 들어 저소득가정에 연탄 쿠폰을 전해 준다. 3만8천-3만9천원짜리 2장이다. 부산연탄은행은 올해 20만장 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KT부산본부가 연탄 5만장을 내놓기로 했다. 부산은행은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를 갖고 이달 중 8만장을 배달할 계획. ▶시인 안도현은 '연탄 한 장'이란 시에서 "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도 연탄 한 장 되지 못하였네"라고 반성한다. 시인은 속편 격인 '너에게 묻는다'에선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꾸짖는다. 그만큼 연탄은 물리적 차원을 넘어, 정신적 '따뜻함(온정)'의 상징이다. 305원짜리 연탄 한 장을 이웃에 전하는 마음, 특히 올 겨울엔 이런 마음이 넘실거렸으면 참 좋겠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8-11-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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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3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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