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 공공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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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없음 수평선 / 공공질서
독일 사람들은 자기나라를 자랑할 때 `질서의식'을 빼놓지 않는다.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공중질서를 잘 지키는 정도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한마디로 독일인에게 질서는 정확성과 정돈을 의미한다. 정확성과 정돈에 대한 독일인의 사랑은 일상의 생활 뿐 아니라 정치, 경제 분야로까지 이어진다.
▶실제 질서에 대한 독일인의 해석은 우리와 다소 차이가 있다. 자동차나 세탁기 등을 구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장이 났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우리는 화부터 낸 뒤 애프터서비스를 신청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줄 경우 당연하게 여기거나 고맙게 생각하는 선에서 모든 일이 끝이 난다. 독일인은 화를 내는 정도가 아니다. `사회질서를 위반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의식 때문일까. 독일이 만들어 내는 기계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단단한 것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우리의 질서는 어떠한가.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듯 하다. 부산의 해수욕장은 여름철이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금정산 역시 주말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거리는 쓰레기 뿐 아니라 불법 간판과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질서'를 찾기가 어렵다. 이 같은 무질서에 대해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아시안게임과 APEC 행사 때 부산시민이 보여준 질서의식은 손님맞이용에 불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동생활의 필수인 기초질서가 무너져 있다고 봐야한다. 게다가 잘못을 보고도 누구하나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공공질서를 지키려는 시민의식은 점점 무뎌져 간다는 느낌이다. 나만 편하면 그만 이라는 이기주의가 만연한 탓이다. `질서'를 제품생산에까지 확대한 독인인의 질서를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생각할 때가 아니다. 정돈과 정확성도 좋지만 `질서'가 돈이 되는 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7-04-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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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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