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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7호] #2. 공간 이야기 두 번째: 부산 민주항쟁의 정신이 깃든 곳, 민주공원

부서명
전시팀
전화번호
051-607-8043
작성자
이아름
작성일
2025-09-08
조회수
171
내용

#2. 공간 이야기 두 번째:  부산 민주항쟁의 정신이 깃든 곳, 민주공원





어두운 저녁이 내려앉으면, 북항친수공원에서 바라본 산 위로 커다란 붉은 빛 하나가 보입니다. 바로 보수산 꼭대기에 위치한 민주공원 「민주의 횃불」입니다. ‘뜻기림횃불’이라고도 불리는 이 횃불은 수많은 반사 재질 조각을 설치해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이름 없는 별들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시대를 밝히고자 민주주의를 외쳤던 시민들의 염원처럼 민주공원의 상징으로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민주의 횃불이 늘 빛나고 있는 민주공원은 부마민주항쟁 20주년인 1999년 10월 16일 개관했습니다.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6월민주항쟁으로 이어진 부산 시민의 숭고한 민주 희생정신을 기리고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조성되었으며, 시민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민주화의 산실로서 부산의 역사적 위상을 높이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넓은 잔디밭 「장승터」가 펼쳐집니다. 이곳에는 1999년 개관 당시 세워진 ‘민족통일대장부’와 ‘민족평화여장부’ 장승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현재 서 있는 장승은 2024년, 6월민주항쟁 37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네 번째 장승입니다. 두 장승은 비민주적이고 겨레의 하나 됨을 가로막는 온갖 삿된 것들을 물리치며 민주공원을 지켜주는 터줏대감입니다. 장승터는 어린이와 가족들의 놀이와 휴식 공간이며, 또 ‘어린이 한마당’ 등 민주공원의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무대가 되기도 합니다. 



  

 장승터를 지나 야생화가 가득한 뜰을 따라 쉬운 길(베리어 프리길)을 오르면 넋기림마당(추념의 장)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열사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으로, 추모조형물 「민주의 이름」과 추모의 벽 「늘빛드레」가 있습니다. ‘민주의 이름’ 안에는 셀프참배기기가 설치되어 있어 관람객이 직접 참배할 수 있으며, ‘늘빛드레’는 부산 출신 6월민주열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잇기 위해 조성되었습니다. 돌에는 이태춘, 박종철, 황보영국 열사 세 분의 얼굴과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넋기림마당을 지나면 복합문화시설인 「민주항쟁기념관」이 있습니다. 1층에서는 일제강점기의 항일투쟁부터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그림 <민주항쟁도>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2층은 나선형 경사로인 「달팽이길」을 따라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달팽이길은 1~3층과 옥상을 모두 연결하는 통로로, 어디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불구불한 민주화 운동사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민주의 횃불은 바로 이 달팽이길 중앙에 서 있습니다. 




  달팽이길을 따라 2층 늘펼쳐보임방(상설전시실)으로 이동하면, 근현대사 속 민중 삶의 씨줄과 날줄을 보여주는 ‘민중미술 파사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전시실 앞마당에는 대한민국헌법 전문(前文)이 새겨져 있으며, 부마민주항쟁의 밑거름이 된 ‘양서협동조합’ 재현 공간,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씨알들을 억누르고 가두었던 독재정권의 감옥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3층에는 민주항쟁 관련 기획전시와 민중미술 등 다양한 민주주의 의제를 다루는 잡은펼쳐보임방(기획전시실)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민족의 자주, 민주, 통일과 만인의 인권 존중과 평화를 염원하는 바람마당(염원의 장)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바다를 품은 부산항과 시내 전경은 산복도로 조망 9경 중 한 곳으로 손꼽힌 만큼 멋진 풍광을 자랑합니다. 


 


  바람마당에서 내려와 중앙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가면 민주주의기록관이 개관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민주주의기록관은 부산·경남지역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관련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관·활용하고, 시민교육과 학술·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민주공원은 부산 민주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동시에,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와 행복,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느끼고 실천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