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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608호 전체기사보기

선생님, 저 기억하세요? SNS가 이어준 사제의 연

42년간 초등학교 교사 근무한 황경목 선생님, 제자들과 감동의 재회

내용

‘교권'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큰 인기를 끌며 좋은 교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드라마 속 현장은 극단적으로 나타나지만, 아직 현실은 드라마 보다 따뜻하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심으로 품었던 선생님들이 수십 년이 지나도 제자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평생을 보낸 황경목 선생님과 제자들의 감동적인 재회는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양정·연산·망미초 졸업생 여러분

황경목 선생님 기억하시나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Threads)'에 올라온 글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부산에서 42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할아버지의 제자들을 찾아달라는 짧은 글은 순식간에 퍼졌고, 잊고 지냈던 스승과 제자들을 다시 이어주는 따뜻한 기적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부산의 중앙초·양정초·당감초·창신초·연산초·장산초·동백초·망미초 등에서 근무하다 1997년 퇴직한 황경목 선생님. ‘오토바이 선생님', ‘할아버지 선생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수업을 했던 그는 지금도 제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하며 그리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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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목 선생님이 제자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읽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


글을 올린 친손녀는 요즘 들어 집에만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며, 삶에 뭔가 큰 원동력을 드리고 싶어졌다. ‘SNS 스레드'에 사연을 올려보라는 지인의 제안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가족들 몰래 제자들의 소식을 묻는 글을 올렸다.


‘1994년 망미국민학교 4학년 담임 시절의 한 제자를 오랫동안 찾고 있어요. 고등학생이 된 뒤에도 편지를 보내왔지만 끝내 답장하지 못한 일이 평생 마음에 남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라는 사연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이야기는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졌다. 소식을 들은 제자들의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회초리 대신 자신의 허벅지를 치며 ‘내 잘못이다'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던 선생님", "교실에서 난을 키우시던 선생님" 등등 추억담이 쏟아졌다. 애타게 찾던 제자와도 연락이 닿았다. 그 제자는 "선생님 덕분에 잘 살아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손녀는 제자들이 남긴 댓글과 편지를 모두 출력해 할아버지께 전했다. 황 선생님은 돋보기를 쓰고 한 글자 한 글자 읽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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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 있을 때의 황경목 선생님 모습.


황경목 선생님 이력
 

32년 만에 재회한 스승과 제자들


그들의 이야기는 실제 만남까지 이어졌다. 지난 7월 26일 제자들이 선생님 자택을 방문한 것. 학생들과 선생님은 32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가 수업을 했다. 2시간 반 동안 서로에게 편지도 쓰며 제자들과의 회포를 풀었다.


황 선생님은 계속해서 다른 제자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SNS 스레드(@plmgaz01929)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이렇게 제자들의 사랑을 받는 황 선생님은 어떤 분이었을까? 손녀는 할아버지를 ‘선생님'으로 기억한다. 한글과 수학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예의와 공경까지 모두 할아버지께 배웠다고 떠올린다.


엄격하게 꾸짖으셨을 때도 있었을 텐데, 희한하게 그런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그저 할아버지 이야기만 해도 눈물부터 날 정도로, 할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6-13cw8 제자들의 편지
△제자들과 주고 받은 편지들.


손녀는 할아버지를 기억하는 제자들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 여러분의 따뜻한 댓글과 메시지 하나하나가 할아버지께는 그 어떤 약보다 큰 삶의 원동력이자 선물이 되었습니다. 저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면 꼭 이 말을 전하고 싶어 하실 거예요. ‘제자가 되어주어서 참 고마웠다.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기억해 주어 진심으로 고맙다'라고요. 잊혀가던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기적처럼 다시 이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리며, 제자분들 모두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연은 SNS가 단순한 소통 창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다시 이어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 부산에서 함께 쌓은 소중한 추억이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다들 가슴 속에 ‘감사한 은사님' 한 분 정도는 품고 있을 것이다. 더위가 식으면 곧 추석 명절이다. 이번 명절 고향에 온다면 모교를 한번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작성자
조현경
작성일자
2026-08-0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608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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