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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년 만에 시민 품으로, 북항 친수공원에서 즐기는 `바닷빛' 산책

부산 나들이_북항 친수공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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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북항 1단계 공공시설인 친수공원이 지난 5월 4일부터 전면 개방됐다.

(큰 사진은 근린공원, 경관수로, 보행데크 등을 갖춘 북항 친수공원 전경, 작은 사진은 1950년대 북항 일원 모습).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방해 오랜 기간 항만으로만 사용했던 부산항 북항이 146년 만에 해양공원으로 시민 품에 돌아왔다. 축구장 면적 17배의 근린공원, 1.3㎞의 경관 수로를 갖춘 북항 친수공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글·안덕자(동화작가)/사진·권성훈


- 개방 시간:오전 9시∼오후 5시
- 가  는  법: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6번 출구 → 기차 부산역 2층 대합실 9번 출구 →
      하늘다리(동구 초량동 1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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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표지판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시민들.


부산역 대합실과 연결 … 대중교통 편리
하늘은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북항 친수공원에서 뛰노는 어린아이들도 푸르다. 자글자글 햇살은 드넓은 친수공원으로 쏟아져 내리고 바람에 일렁이는 잔물결은 윤슬로 가득하다. 오픈캐널에서 물장구치며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저 멀리 보이는 부산항대교까지 너울너울 푸르게 퍼져간다.


새로 돋아난 새싹들이 이제 제법 자기만의 모습을 뽐내기 시작하는 오월. 오랜 기간 닫혀있던 부산항 북항 수변공간이 친수공원으로 재탄생해 시민 곁으로 돌아왔다. 전체 준공에 앞서 1단계 구역 친수공원을 개방한다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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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수로에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 중간중간 자리한 벤치에 앉아 `물멍' 하기도 좋다.


야외 주차장은 비행기 활주로만큼 어마어마하게 넓다. 무엇보다 도시철도 1호선을 이용하면 친수공원을 제대로 느끼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부산역에 내려 대합실 2층으로 간 다음, 9번 출구로 나간다. 역내를 벗어나는 순간, 넓은 광장이 나오면서 탁 트인 친수공원의 경치가 눈 앞에 펼쳐진다. 그 다음은 높은 빌딩과 바다의 자연 속에서 휘휘 구부러져 있는 보행데크가 기다린다. 공원까지 멋지게 이어지는 보행데크를 따라 걷노라면 산과 바다의 자연경관과 바다 맛이 스며든 바람에 오감이 열리기 시작한다. 친수공원을 가는 길은 곳곳에 무빙워크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어 어르신들도 편하게 갈 수 있다.


보행데크 난간 옆으로는 `북항 재개발 역사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걸어가면서 보기엔 안성맞춤이다. 바닷물로만 채워져 있던 2004년 2월의 전경부터 2021년 12월 공원으로 탈바꿈한 모습, 랜드마크 부지 등 북항의 변천 과정을 차례대로 볼 수 있어 이곳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인기, 계단형 수로 `오픈캐널'

계단을 내려와 어느덧 친수공원 도착! 이제 공원에 내려섰으니 곳곳을 둘러보고 한 번씩 저 멀리 보이는 영도와 감만동, 민주공원까지 아울러 보면서 산책을 즐기면 된다. 친수공원은 윤슬마당, 오픈캐널, 조망언덕, 잔디광장, 다목적광장 등 테마별 장소로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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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마당에 자리한 나무 테이블. 간단한 도시락을 싸 와 가족들과 소풍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윤슬마당은 휴게공간이다. 나무로 만든 지붕과 벽이 그늘막처럼 따가운 햇살을 가려준다. 안에는 나무 테이블이 있어 앉아 쉬거나 소풍처럼 도시락을 가져와 먹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오픈캐널은 계단형 수로인데 벌써 많은 어린이가 수로에 들어가 물장구치며 놀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얼마나 신나게 뛰어노는지 예쁜 치마가 다 젖고 길게 땋은 머리까지 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엄마가 부르는데도 아랑곳없이 치마를 치켜들고 물 안을 뛰어다니기 바쁘다.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수변 주위로 `물멍'하기 좋은 벤치가 있다. 바다에서 들어온 물이 수로를 따라 흐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햇볕이 따가운지, 시간이 얼마나 흘러가는지 모른다. 특히 추천하는 곳은 윤슬마당과 오픈캐널 사이에 자리한 등받이가 있는 특이한 나무 벤치다. 산이 있는 북쪽 경치를 바라보다 뒤돌아 앉으면 바다가 보이면서 등을 기댔던 곳에 조그만 테이블이 설치돼 있다. 턱을 괴고 앉아 경치를 감상해도 좋고, 음료를 마셔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다. 아쉬운 건 몇 개밖에 없어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앞으로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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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중간이 투명 강화유리로 돼 있는 아치형 보교.


조용히 산책길을 걷다 보면 이번엔 어디에도 없는 북항 친수공원만의 색다른 모습과 만난다. 대형 콘크리트 속에 동글동글한 까만 조약돌들이 박혀있는 일명 셀룰러 블록이다. 밑면과 윗면이 뻥 뚫린 상자 형태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아주 커다란 블록이다. 셀 블록은 옛 부산항을 건설할 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항만 재개발을 하면서 철거했다가 이번에 안에 흙을 넣어 나무를 심을 수 있게 플랜터(화분)로 재활용했다. 투박하고 깨진 흔적이 있지만 오래된 부산항만의 유물로 보기에도 충분하다. 셀 블록 안에 소박하게 자리 잡은 꽃나무와 풀꽃들이 주변과 어울렸다.


국내 최대 규모 야생화단지, 앞으로 모습 더 기대
자, 이제는 아치형 보교를 지나 조망언덕으로 갈 참이다. 아치형 보교는 사방을 둘러보며 경치에 빠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조망언덕에 있는 야생화 단지는 원래 랜드마크 부지이다. 사용 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인 8만9천㎡의 도심 야생화 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늦은 유채꽃이 노란 꽃잎을 뽐내며 반기고 있었다. 좀 더 걸어가면 한창 공사 중인 오페라하우스가 보인다. 미완성인데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오페라하우스가 완공되고 랜드마크까지 들어서면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기대된다.


조망언덕에 섰더니 한쪽에선 할아버지와 손녀가 연날리기에 열심이고, 저 멀리로는 부산항대교가 보인다. "부산항 북항! 다시 만나다!"라는 하얀색 문구가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147년간 부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않은 채 대양의 관문으로 산업화의 중심 역할을 했던 북항이 이제 우리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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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친수공원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사진제공·국제신문).


북항 친수공원은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여 어느 방향에서건 산과 부산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슬리퍼를 신고 걸어도 이동하기 좋게 만들어 놓은 아치형 보교. 어느 곳을 걸어도 바람이 스칠 땐 가슴까지 젖게 하는 산책길. 공원을 걷다 보면 때론 반짝이는 수면 위로 구름이 내려와 잠기는 모습에 발길이 멈추게 되고, 잔잔한 물결과 물빛, 바다 내음 듬뿍 밴 바람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어 행복감에 젖어 든다.


북항은 산과 바다, 지형과 잘 어우러진 건축물이 조화로운 항구이자 `부산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경관 중 하나다. 앞으로 부산시민 모두가 더 편하게 즐기고 느끼고 바라볼 공간으로 거듭날 북항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


■ 부산항 북항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항, 한국 경제 발전 견인
북항은 중구, 동구, 남구, 영도구에 걸쳐 자리한 기존의 부산항을 일컫는다. 부산항의 다사다난한 역사는 우리나라의 흥망성쇠와 함께한다.


부산항은 1407년(태종 7년) 처음 연 후, 1443년(세종 25년) 상항으로 지정됐다. 부산항이 본격적으로 개발과 발전을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이다. 우리나라의 첫 근대적 조약이자 불평등조약인 1876년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부산항은 강제로 대외에 문을 열고 세계 역사에 등장한다. 부산항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수탈 통로가 됐으며, 6·25전쟁 시기에는 군수물자가 이곳을 통해 들어왔다. 근현대 시기를 거치며 우리나라의 바닷길 관문이자 수출입 전초기지로 성장해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중구·동구·남구·영도구에 이르는 기다란 해안선을 따라 컨테이너 부두 5개, 일반부두 6개, 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섰다. 2021년 발표에 따르면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의 중심에 자리한 부산항은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이자 원동력이었지만, 항만 개발로 인해 부산의 해안선은 단절되고 시민과 바다의 거리는 멀어졌다. 1990년대에 이르러 물동량의 폭발적 증가와 선박 대형화에 따라 외곽에 부산신항을 개발해 북항의 역할을 분담하게 했다. 이를 계기로 북항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모색이 시작됐다.


단절된 해안선을 시민 품으로`북항 재개발 사업'
북항 일부 구역을 시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북항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다. 항만 기능을 개편하고 지금까지 닫혀있던 해안선을 시민 여가·휴식 공간으로 제공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항만재개발사업이다. 전체면적은 154만㎡, 사업비는 2조4천억 원에 이른다.


1단계 사업은 부산항 1∼4부두·연안부두·국제여객부두·중앙부두 등 노후화된 항만 부지를 재개발해 공원, 오페라하우스, 해양레포츠 체험공간 등을 조성한다. 2단계 사업은 항만뿐만 아니라 부산역 일원 철도부지와 범일동 매축지, 부산진 CY 부지 등을 원도심과 연계해 개발, 해양 관련 경제활동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2-06-13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210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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