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고 집에만 있나요? 이색 실내스포츠로 뜨거운 겨울 보내세요!
부산 나들이 - 이색 실내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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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훌쩍 넘어온 겨울이 코끝을 시리게 한다. 갑작스런 추위에 주말에도 선뜻 밖으로 나서지지가 않는다. 잔뜩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후끈 데울 수 있는 실내운동은 뭐가 있을까? 겨울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색 실내스포츠를 찾아 나선다.
▲클라이밍
초등생부터 어르신까지 … 모든 연령 즐기는 ‘클라이밍’
중구 남포동의 한 실내클라이밍장을 찾았다. 열기가 가득 찬 실내에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아마추어 클라이머들이 암벽을 타고 있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클라이머를 꿈꾸는 초등학생부터 중장년뿐 아니라 일흔이 넘었다는 어르신도 계신다. 가족으로 보이는 팀도 있다. 스포츠클라이밍이 2020년 도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부터 인기는 계속 상종가다. 집중력 기르기와 근력 강화운동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점점 대중화돼 가는 추세임에 틀림없다.
기존의 좁고 어두운 지하 클라이밍장과는 차별화된 분위기다. 우선 속이 뻥 뚫리듯 넓은 내부를 환한 조명으로 채웠다. 입구를 제외한 모든 벽이 각도가 다른 암벽이다. 암벽에는 알록달록한 여러 모양의 ‘홀드’(Hold·암벽에 설치한 손잡이 모양의 돌기)가 오밀조밀 붙어있다. 330㎡(약 100평) 규모의 실내는 거대한 예술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벽을 타는 사람들은 마치 행위예술을 하는 것처럼 근사해 보인다. 바닥에는 안전을 위해 푹신한 매트가 깔려있다.
클라이밍은 인공암벽에 홀드를 이용해 목표점에 도달하는 운동이다. 준비물은 의외로 간단하다. 암벽화와 초크, 그리고 활동하기 편한 복장만 갖추면 된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집중력 기르기와 근력 강화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대중적 인기를 넓혀가고 있다.
‘홀드’ 잡고 꼭대기 향해 ‘한발 한발’
‘잘한다. 힘내!’ 젊은 커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기를 펼치고 있다. 아무리 연인이라도 승부에는 양보란 없어 보인다. 연신 초크 통에 손을 넣었다 빼며 상대방을 견제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친구들의 응원이 고조된다. 구경만 하는데도 손에 땀이 난다. 짜릿한 스릴에 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클라이밍을 처음 접하는 초보회원이 선생님이 막대기로 짚어주는 홀드를 잡고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딛을 때, 다른 벽면에는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초크를 하얗게 칠한 사람이 별처럼 촘촘하게 박힌 홀드를 거미처럼 오르내리고 있다. 바닥에서 시작해 순식간에 아슬아슬 천장에 매달린다.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다.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진다. 클라이밍의 종목은 줄을 매고 하는 ‘리드’(Lead·난이도 경기), ‘스피드’(Speed·속도 경기), ‘볼더링’(Bouldering·줄 없이 오르는 경기)이 있으며, 기본자세는 ‘삼지점’(두 발로 각각 홀드를 딛고 양손으로 홀드를 잡아 균형을 유지하는 동작)이다. 몸이 삼각형의 세 꼭짓점처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어느 쪽으로든 이동하기 쉽다. 말로 설명하니 쉽지만 실제로 해보니 팔이 덜덜 떨린다. 암벽을 오르기 전 기초 동작부터 배운다. 인사이드 스텝(발을 안쪽으로 찍는 방법), 아웃사이드 스텝(발을 바깥쪽으로 찍는 방법), 후킹(뒤꿈치와 발등을 홀드에 거는 방법) 등 다양한 동작이 있다. ‘후킹’ 기술 중 발등으로 거는 ‘토 훅’과 발뒷꿈치를 거는 ‘힐 훅’ 기술을 습득하면 자연스럽게 거꾸로 매달릴 수 있다. 홀드를 잡고 자유롭게 올라가도 괜찮지만, 초보들은 지정된 홀드를 이용해 기본자세를 먼저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클라이밍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스스로 길 찾아 오르는 클라이밍 성취감 커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암벽화는 바닥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수 고무로 제작돼 있다. 암벽에 오를 때 발가락이 꺾여 다치는 일이 없도록 보통 신는 신발보다 한 치수 작게 신는 것이 원칙이다. 클라이밍은 붙잡아야 할 홀드와 밟아야 할 홀드를 자신이 직접 골라야 한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추락할 수도 있으니, 클라이밍은 흡사 어려운 문제를 풀어가는 것과 같다. 그래서 코스를 정해 두고 같은 색 홀드를 배치하거나, 홀드에 특정 숫자를 적어 두고 문제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볼더링은 벽에 매달려 눈앞에 닥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를 연구해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경사면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며 문제를 해결하는 재미는 얼마나 쏠쏠할까. 우주법칙인 중력에 도전하는 거미인간처럼 클라이밍의 매력은 끈기와 집념이다. 적절한 홀드를 선택하고 쥐는 방법에 따라 풋워크(발동작)와 다양한 무브(동작)를 자신의 상상력에 접목시켜 완등하는 성취감은 어떤 실내스포츠보다 강렬하다. 스포츠클라이밍의 또 다른 장점은 함께하는 사람들의 유대를 강화시켜 준다는 점이다. 인공암벽을 오를 때는 두 명이 한 조를 이루는데, 한 명이 벽을 오를 때 다른 한 명은 로프를 잡아주는 ‘확보자’ 역할을 한다. 추락하지 않도록 줄을 늘이거나 당겨 주는 역할이다. 신뢰와 믿음이 없다면 확보자에게 나의 안전을 맡길 수 없다. 두 사람이 하나가 돼 경기를 치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잔 근육·균형감각 기르기 좋은 운동
암벽을 타려면 기본적인 근력 운동이 우선이다. 초급자들을 위한 클라이밍 트레이닝은 주로 매달리기, 턱걸이, 팔 굽혀펴기, 코어 운동(엉덩이, 복부, 허리 등 척추 부근 근육을 집중 단련하는 운동)이다. 엎드려 뻗친 모양의 프랭크 동작부터 시작해 팔힘, 균형 감각을 기르는 훈련이 필수다. 클라이밍의 운동효과는 날씬하면서도 단단한 잔 근육을 발달시켜 균형 잡힌 몸매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최근 다이어트뿐 아니라 각종 세계대회 등에서 한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청소년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부산의 대표적인 실외 인공 암벽장은 동래문화회관 인공 암벽장(폭 15m, 높이 15.3m)과, 덕천 생활체육공원 암벽장(폭 15m, 높이 16m)이 있다. 야외 등반 때에는 암벽화, 하네스, 로프, 헬멧 등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이용료는 성인 2천원, 학생 1천원이며 하루 4시간 이용 가능하다.
실내양궁, 이색 나들이 장소로 인기
“오빠야, 한판 쏘러 갈까?” 저녁 6시 무렵, 남포동 실내양궁장 모습이다. 실내양궁장이 연인과 친구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이색적인 데이트를 즐기는 달달한 커플이 많다. 그 외 직장동료,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서로의 활쏘기 실력을 뽐내고 있다. 한쪽 눈을 지그시 감고 신중하게 활시위를 당긴다. 과녁의 정중앙에 활이 꽂히는 순간 일행들의 환호가 폭죽처럼 터진다. 한 번도 활을 쏘아본 적 없는 초보라고 해도 강사에게 5분 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바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활의 명칭과 활쏘기 자세, 안전장비 착용법과 활을 쏘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알려준다. ‘양궁’은 서양식으로 만든 활, 또는 그 활로 겨루는 경기를 말한다. 올림픽 종목의 하나이며 동양식의 활쏘기는 ‘국궁’과 ‘석궁’이다. 양궁에 필요한 도구는 활, 화살, 과녁, 화살통, 활집, 가슴보호대, 손가락보호대, 팔보호대 등이 있다. 활의 길이는 180㎝이하로 대나무·플라스틱·글라스합판제 등을 쓰고, 선수용으로는 글라스합판제만 쓴다. 활의 강도는 남자용이 35∼42파운드, 여자용이 31∼37파운드이다. 이곳에 비치된 양궁은 선수용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체험용이다. 무게도 가볍고, 촉(화살촉)도 뭉툭해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화살은 길이 50∼75㎝다.
▲올림픽 효자 종목인 양궁을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실내양궁장이 생겨나면서 체험하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녁의 화살을 뽑으며 점수를 계산하고 있는 학생들 모습.
과녁 정중앙 맞추는 짜릿한 쾌감
양궁은 어깨와 팔, 등 근육을 많이 쓴다. 활을 쏘는 일정 시간 동안 자세의 흔들림이 없어야 명중률이 높아진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운동이다. 집중력을 기르는 운동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평일 오전에는 주로 학생들 단체 수업이 많다. 올림픽 효자 종목인 양궁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올림픽 양궁 종목의 메달은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 남자 개인전, 남자 단체전 총 4개이다. 실내양궁장은 최근 들어 부쩍 실내스포츠 명소로, 건전한 가족 놀이터로 사랑받고 있다. 231㎡(약 70평) 규모인 이곳은 현재 10개의 사로(레인)를 갖추고 있다. 사로의 길이는 성인 중급 20m, 초보 15m에서 6명이 한꺼번에 경기를 할 수 있고, 초등학생은 6m 사로에서 5명이 즐길 수 있다. 딱히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 없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실내 양궁은 삭막한 현대인의 쉼터이자 소통의 장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실내양궁장은 차례를 기다릴 동안 즐길 부대시설도 많다. 다트, 사격, 휴게실 등이 있어 경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집중력 향상, 근력 강화, 자세 교정, 스트레스 해소, 게다가 게임을 통해 친목도 다질 수 있다. 특히 과녁의 정중앙인 ‘X텐’을 맞췄을 때의 짜릿한 쾌감이야말로 양궁의 백미다. 한발 한발 벽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오르는 클라이밍처럼, 실내양궁 또한 동작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기쁨을 안겨준다. 올 겨울엔 추운 저녁을 ‘실내암벽등반’과 ‘실내양궁’으로 따뜻하게 데워 보는 건 어떨까. 연인, 친구, 가족들이 함께 눈송이처럼 가벼운 발걸음을 이색 실내스포츠장으로 내딛어 보자!
- 작성자
- 이영옥
- 작성일자
- 2017-12-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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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12월호 통권 134호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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