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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안돼~~~!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마법’이란 말야

부산시 부서 탐방 우리가 제일 잘 나가 - 도시정비담당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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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부서 탐방
내용

“오늘도 무사히!”

70~80년대 시내버스에는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어린 소녀의 그림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 옆에는 무사운행을 기원하는 가족과 동료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오늘도 무사히”라는 문구가 적혀있기 마련이었지요.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기를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던 소박한 그림이었습니다.

재산권 놓고 민원 다반사인 민원부서

그로부터 30여 년, 디지털 융합시대를 살아가는 부산광역시 도시정비담당관실 직원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매일 아침 출근길에 “오늘도 무사히” 라는 문구를 가슴에 새기며 나온다고 합니다.

아니, 인구 350만 명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 21세기 해양수도 부산의 도시 정비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7080세대의 기원담이라니요? 말 못할 속사정이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부서는 진짜, 민원 부서예요. 민원도 보통 민원이 아니고, 바로 ‘돈’과 관련된 민원입니다. 자기 돈 소중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돈 받는 사람은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고, 주는 사람은 한 푼이라도 덜 주려고 하지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 - 박철순 정비기획담당 사무관

도시정비담당관실에 웬 돈? 이냐고 하시는 분이라면, 당신은 분명 재테크의 ‘재’자에도 관심 없는 순결남 혹은 순결녀임이 분명합니다. (도시정비담당관실은 분명 원하지 않지만)도시정비담당관실과 재테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관계도를 알아보겠습니다.

잠시 재테크 공부를 해볼까요? 지난 10년 동안 가장 각광받은 재테크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주식? 채권? 뮤추얼 펀드? 선물거래? 네, 맞습니다, 맞고요. 그러나 초절정 재테크 고수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방법이 여기 있으니, 바로 재개발·재건축입니다. 부의 축적과 세습을 위한 안전한 방법으로 재개발·재건축이 각광 받던 시절, 도시정비담당관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고 합니다. (도시계획)선 하나로, (아파트)1개 층으로 수 억 원이 오고 가던 시절이었으니, 당사자들의 환호와 아우성, 탄식과 원망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도심정비사업=재테크’ 그릇된 인식 걸림돌

도시정비담당관실 책상 위에 일렬로 놓여있는 재개발·재건축현황판, 책상을 한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옆동네까지 침범할 정도로 부산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활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심정비사업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요. 도심정비사업은 돈 벌어주는 재테크가 절대, 절때로, 아닙니다. 도심을 좀더 쾌적하게, 살고 있는 주거공간을 좀더 편리하게 바꾸는 환경 친화적이고, 인간 친화적인 사업입니다. 사회적으로 합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죠. 일부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도심정비사업 전체가 욕먹는 일은 정말 없어야 합니다.” - 곽영식 도시정비담당관

도심정비담당관실 공무원들의 말은 한결 같습니다.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눈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집(주거공간)이 필요하다, 예전 못먹고 못살던 시절에는 눈비 피하고 온 가족이 누울 공간만 있으면 족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좀더 나은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고,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욕구의 건강한 실현이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논리입니다. 참으로 명쾌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온당하고 자연스러운 ‘도심 정비 프로젝트’에 천박한 물욕이 개입되면서 한때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10년에 10억” “부자되세요~” 와 같은 재테크 열풍은 재개발·재건축시장을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로 만들었던 것이지요. 재개발·재건축으로 돈 좀 만져보겠다는 ‘한탕주의’가 득세하면서 재개발·재건축이 지닌 ‘도심 정비’라는 합목적성이 잠시 휘청거린 적도 있었지요. 재주는 ‘꾼’들이 부리는데, 욕은 공무원들이 먹어야했던 것이지요. 참, 험난한 시절이었겠죠?
 

어깨 넓은 형님(?) 협박에도 굴하지 않아야

“하루는 아침부터 어깨 넓으신 형님(?)들이 들이닥치는 겁니다. 워낙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길래 안된다고 단 칼에 짤랐더니 무력으로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한거지요. 아~따, 그때는 솔직히 겁도 나데예? 그래도 우짭니까. 안되는 거는 안되는거지, 우리가 까딱(자짓) 잘못하면 부산시민 재산권이 엄청나게 손해를 본다 아입니꺼. 그거를 잘 알고 있는데, 저거 하자는 대로 할 수 있습니꺼. 법이 와있는데예.” - 이상옥 주무관

참 믿음직합니다. 배짱 두둑하고, 사명감 넘치는 공무원들이 이끌고 있는 부산의 도시정비사업의 현주소는 어떠할까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분야일 수밖에 없지요. 부산 전역을 통틀어 재개발, 재건축이 필요한 곳이 정말 많다고 합니다.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을 것이라고 하네요. 아니, 부산이 낡고 병든 도시란 말입니까?

도시정비담당관실 직원들이 지난해 12월30일 종무식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떡 한 접시, 귤 한 접시뿐인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일년에 단 하루 전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라네요.

“부산은 임시수도 시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피난민 거주지역이 많아 재개발 재건축이 필요한 지역이 그만큼 많습니다. 전쟁시절에 생겨난 주거공간이 오죽하겠습니까. 지금 그곳에 사시는 시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슬럼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서 도시 전체의 안전과 미관도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우리 부서는 부산이라는 큰 틀 안에서 부산시 전체의 주거환경과 도시환경을 새롭게 만드는 부서입니다. 부산의 미래 거주환경이 탄생되는 곳이지요. 좀, 대단하지 않습니까?

박철순 정비기획담당 사무관의 말입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의 미래 주거공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친시민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바꾼다는 자부심, 크게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산도심 친환경적으로 재탄생 자부심

부산시 도시정비담당관실은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없애고, ‘도심 정비’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세우고, 이를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사들이 모인 곳입니다. 이들을 감히 전사라 부르는 것은 이들의 업무 영역이 전쟁터처럼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도심정비담당관실에 있다고 하면 ‘뭐 좋은 정보 없어?’ 라고 은근슬쩍 옆구리 찌르는 사람들이 꼭 있어요. 아니, 우리가 부동산 투기꾼입니까? 제발 그런 것 좀 묻지 마세요. 우리도 모르고, 설령 안다고 해도 절.때.로. 말 못합니다.” - 안상욱 재개발담당 사무관

2012년 부산광역시 도시및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 임진년 한해동안 부산에서 펼쳐질 도시정비사업을 한 눈에 보여줍니다.

“(이곳에)근무한다고 하면, ‘돈 좀 만졌겠네’라며 색안경을 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어요. 부산시 공무원을 뭘로 보는 겁니까?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진짜 화납니다. 그렇다고 버럭 화를 낼 수도 없고. 잘못된 편견 때문에 우리 부서 직원들은 이사도 마음대로 못갑니다. 괜히 구설수에 오를까 걱정되어 서지요. 돈 되는 곳, 우리도 모릅니다. 그것 알면, 여(봉급쟁이인 공무원 생활) 안있습니다.” - 최연성 주무관

도시정비담당관실 직원들의 하소연아닌 하소연을 듣다 보니 머리가 아픕니다. 아니, 여기는 온갖 민원과 이전투구가 난무하는 진정한 싸움판이란 말입니까?

 저~~얼때로, 아닙니다. 도시정비담광관실은 말그대로, 도시‘정비’라는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정비’가 뽀.인.트.입니다. 낡고 추레해서 쓸 수 없게 완전히 망가진 것을 허물어 새롭게 만들고(재개발·재건축), 아직 쓸만한 것은 고치고 다듬어 사용하기 편하도록 만드는 것(도심정비)이 도심정비담당관실을 굴리는 거대한 두 축입니다. ▷도심의 빈 집을 리모델링해 예술가와 대학생들에게 반값으로 임대 ▷영주시민아파트를 허물어 공원으로 새롭게 단장 ▷시민아파트 재래식 공중화장실을 수세식 화장실로 개선같은 일들은 도시정비의 정석을 보여준 모범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 아무나 할 수 없고 아무나 해서도 안되지요. 고도의 전문성과 부산시 전체를 보는 큰 시야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만큼 그 보람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 ‘재미’로, 그 ‘보람’으로 때로 어깨들과의 치열한 기싸움까지 감수해야 하는 힘든 일을 견딘다고 합니다.

“우리 부서는 부산시민들의 주거환경을 좀더 쾌적하게 만들어서 부산시 전체를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막중한 일을 합니다. 모든 부서가 자신들의 업무가 제일 중요하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도심정비담당관실만큼 시민들의 삶과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곳도 드물어요. 힘들지만 보람도 큰 부서입니다.”

다시, 곽영식 도시정비담당관의 말입니다.

"도시정비지역으로 지정된 곳에는 대부분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정비사업이 완료되어 이분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는 진짜 뿌듯하지요. 우리가 해드린 것도 아닌데, 고맙다는 말씀을 연거푸 하실 때는 “이야~ 이 맛으로 이 일을 하는구나” 싶어요. 낡고 지저분했던 곳이 깨끗하게 단장되고,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진짜 보람되지요.” - 이기완 주무관

도시정비담당관실 직원들은 ‘꾼’입니다. 부산이라는 거대도시를 좀더 쾌적하게, 좀더 새롭게, 좀더 인간친화적으로 만드는 ‘요술 일꾼’입니다. 때로는 깍두기 형님들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때로는 한탕하고 치고 빠지겠다는 한탕주의와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지만, 누에가 허물을 벗듯이 낡고 냄새 나던 동네를 살기 좋은 동네로 번듯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입니다. 착한 마법사들이 계속 착한 마법을 부릴 수 있게 하려면, 그들을 흔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어디가 돈 돼?’ 이런 질문 하지 맙시다. 마법사들, 자존심 상합니다.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2-01-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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