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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와 결혼, 지옥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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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자극적인가요? 하지만 실제로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 남자와 국제결혼을 하면 “죽을 만큼 힘들고, 자주 매타작을 당하고, 애를 낳고 나면 집에서 쫓겨난다”고 여긴다고 합니다. 베트남 언론에서 파국으로 이어진 한-베 국제결혼의 사례를 종종 보도하기 때문입니다.

매스컴의 특성상 사건, 사고는 크게 부풀려져 자극적인 이야기로 바뀌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국제결혼이 비극으로 이어지는 일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베트남 여성들이 결혼중개업자에게 속아 남편에 대한 정보 없이 계약해 강제로 결혼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런 베트남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베트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베사모·회장 박광주)과 영산대 베트남 연구소(소장 김현재)가 나섰습니다.

2011 한-베 교류심포지엄… “국제결혼 문제, 두 나라 힘 합쳐야”

지난25일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 ‘2011 한-베 교류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사진은 개회사를 하고 있는 박광주 베사모 회장).

지난 25일, 금정문화회관에서 ‘2011 한-베 교류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베사모와 영산대 베트남 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 주제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이날 심포지엄에는 쩐 쫑 또안 주한 베트남 대사와 흰 테 꾸욱 호치민시 베-한 친선협회 부회장 등 베트남의 귀빈들이 자리해 많은 국제결혼에 대한 문제와 해결책을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심포지엄에서는 상업적 결혼중개업체를 단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쩐 쫑 또안 주한 베트남 대사는 기조 연설에서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한류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의 결혼생활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여성들이 결혼중개 업체에 속아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혼중개업체의 활동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까오 비엣 히우 빈증대학교 대외교류처장은 “한-베 양국의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제결혼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양 정부 당국이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쩐 쫑 또안 주한 베트남 대사.

“베트남 여성들에게 일자리 제공해야”

쩐 쫑 또안 베트남 대사는 “베트남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남성과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누린다. 그 때문에 자립심이 강하고 적응력이 높다. 이런 베트남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면, 가정의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가족관계도 원만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에는 4만5천개의 다문화 가정이 있다며 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훗날 한국사회의 커다란 불안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충고했습니다.

국제결혼 문제 상담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도 입을 모았습니다.

왼쪽부터 팜 티안 뚜엣 다문화가족센터 어울림 상담 실장, 이한숙 이주와 인권연구소 소장, 강혜숙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팜 티안 뚜엣 다문화가족센터 어울림 상담 실장은 자신이 맡았던 상담 사례를 들면서 “결혼 후 2~3개월 만에 버림받는 여성들이 많아요. 신체·정신적인 학대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한국을 떠날 수 없어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여성들을 보호해야 합니다.”며 국제결혼과 함께 베트남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혜숙 대구 이주여성인권 센터 대표는 “상업적인 국제결혼중개업은 베트남에서는 금지하고 있고, 대한민국에서도 점검과 단속에 나선다고는 하나 실질적인 단속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며 “불량 중개업체의 근절을 위해 양 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주민, 편견을 버려야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에 가면 베트남,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네팔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에 일자리를 찾아 온 사람들, 선진 문물을 배우기 위해 온 유학생들,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사람들, 관광객. 이미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 녹아들고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해야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최근 부산의 한 목욕탕에서 외국인 손님을 문전박대한 사건이 기사화 된 적이 있습니다. ‘아직 이런 사람들이 있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다른 피부색,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의식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런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 사회는 커다란 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여 기념촬영 하는 모습. 사진 속의 사람들처럼 한국에 온 이주민들과 한국 사람들이 함께 미소 짓는 그날을 기대합니다.
작성자
조현경
작성일자
2011-11-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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