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오늘은 가슴 뭉클한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다.

부산발전연구원(BDI) 연구원 중에 한 분이 최근에 신장암 수술을 받으셨답니다. 오늘 아이디어 회의에는 그 분이 함께하셨는데요, 원장님이 종이 가방 하나를 가져와서는 올려놓으십니다. “수술 결과가 좋아서 기쁘다”시며, “먹고 이가 환히 드러나게 웃으면서 더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선물한다고 하십니다. 큰 병이나 수술 후 회복에 그렇게 좋다는 ‘경옥고’입니다. (속으로 우와~ 감탄사 연발. 부럽 부럽&감동×200!!)

그러시면서, 연구원 내 각 실마다 ‘특이직원(?)’을 중심으로 ‘CC클럽’을 발족시키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였습니다. (註. CC클럽 ☞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한다 클럽). 그러고는 바로 그 자리서 즉석으로, 선물을 받은 연구원에게 ‘부산의 물가지도’ 작성을 지시하시더군요. ‘특이직원’들이 하는 일이란,,, 결국 ‘더 열심히’ 일하는 거군요. 아, 세상엔 역시 공짜가 없네요. 그래도 경옥고 먹으면서 일할 수 있다면야,,, 흐흐흐 ^^;;

어제 제주도에서 열린 ‘한일해협권 연구기관협의회 회의’에 참석한 김에 잠시 짬을 내어 들렀던 ‘달리도서관’에서 샀다는 제주산 구아바 차(茶)를 마시면서,  부산이 제주도에서 배울 점을 몇 가지 말씀하셨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외국어 소통이 가능한 ‘관광택시 운전사 양성’ 아이디어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영어FM방송을 켜놓고 달리는 택시를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부산에서도 영어나 일어, 중국어 소통이 가능하면서도 수입에 연연하지 않고 인생을 멋있게, 의미 있게 보내면서 사회에도 봉사할 수 있는 택시 기사 분들을 양성하자는 건데요. 그 명칭을 뭐로 할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굉장한 것이 뻥! 터졌습니다. 뭔지 아세요? ^^

“대끼리~. 대끼리 드라이버 입니다.”

*대끼리 [명] 아주 좋음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상도 방언. 대길(大吉)에서 유래된 듯 함.
                  (활용 예) 먹고 병 나아서 더 열심히 일하라고 경옥고 선물해 주시는
                  우리 사장님 덱끼리 아이가.

앞으로 부산에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모범운전택시 위에 ‘대끼리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관광택시를 볼 수도 있겠네요.

BDI가 요즘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중심 테마는 “있는 거 잘 활용하자”입니다. 새로 거창하게 뭐 만들고 하는 그 노력의 1/10만 들여도, 큰 예산 안 들이고 시민에게 이익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거지요. 오늘자 언론에 보도된 ‘부산 특성 살린 가족공원’ 같은 것이 아마 그 예일 것입니다. 돈 많이 들여서 크게 짓는 것보다는 규모는 자그마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다용도 문화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도 거기에 포함될 거구요. 빈 아파트나 도심의 빈 사무실을 사회에 기증하여 연구실이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도 적극 권장 중이랍니다. 달리도서관 관련 기사도 참고하세요.

구아바 차(茶)를 마시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도 나눴는데요, 이번 배추 파동이 그냥 배추 파동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아열대 기후에 적합한 쌀이며 농작물 전반에 대한 검토와 연구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우리 입맛에 맞는 쌀이 따로 있고, 식량 자급률 또한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로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작물 재배 전략도 국가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 하나! “부산사람들은 왜 롯데(야구단)에 미치는가?”

유독 부산사람만큼 특정 야구단에 목숨을 걸 것처럼 열광하는 데가 없는데, 왜 그러냐는 거죠?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인 진단과 원인 분석이 필요할 테지만, 거칠게나마 나온 진단은?

“기댈 데가 없다.”

그래서 직장과 지역사회에서 감동과 기쁨, 힘을 주는 ‘작은 영웅들’을 찾아 소개도 하고 사회적으로 격려도 함으로써,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처도 되는 ‘작은 영웅 만들기’ 운동을 해보는 건 어떠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원장님께서 대뜸 경옥고를 선물한 연구원에게 ‘만 원으로 행복 만들기’ 기금을 모으고 있으니 만 원을 내라 하시고는 꼬깃꼬깃한 5천 원짜리 두 장을 받아내시는데,,, 과연 5천 원짜리 두 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는 다음 주에...^^  커밍 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