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당에서 원도심까지 … 바다와 하늘 사이를 달린다
용당동 ↔ 남부민동 134번 버스
유엔기념공원부터 임시수도기념관까지
- 내용

대한민국 임시수도였던 부산에는 도심 곳곳에 이야기가 녹아있다. 가마솥처럼 끓어 올랐던 1천23일간 피란민들의 이야기가 쌓였다. 이곳들은 모두 현재와 이어져 시민과 함께 숨쉬고 있다. 부산 풍경과 역사를 품고 달리는 버스 노선이 있다. 용당동에서 남부민동 천마마을까지 이어지는 부산 시내버스 134번이 바로 그런 길이다.
134번 버스는 바다와 산복도로, 오래된 원도심과 항구 풍경을 잇는다. 창밖으로는 부산항과 하늘이 번갈아 펼쳐지고, 길 위에는 부산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특히 이 노선은 부산의 역사 유산과 유네스코 기록유산 관련 공간들을 두루 지나며 '움직이는 부산 역사 여행' 같은 매력을 선사한다.
134번은 용당동을 출발해 유엔공원과 부산문화회관, 우암동, 부산진역과 부산역, 중앙동과 남포동을 지나 천마마을까지 달린다. 부산의 현재와 과거, 바다와 산동네가 한 노선 안에 모두 담겨 있는 셈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유엔공원·부산문화회관' 정류장 인근의 유엔기념공원이다. 6·25전쟁 당시 전사한 유엔군이 잠든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 부산이 세계사와 연결된 도시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고요한 공원 풍경 속에는 전쟁과 평화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하늘에서 찍은 남구 UN기념공원과 부산 광안리 풍경우암동 일원의 '우암초등학교' 정류장에 내려 조금 걸어 올라가면 우암동 도시숲을 만날 수 있다. 산복도로와 항만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부산 특유의 언덕 도시 분위기를 느끼기 좋은 장소다. 오래된 주거지와 푸른 숲길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곳에서 부산항 7부두 방향에 '동항성당'이 있다. 우암동 도시숲에서 동항성당 방향으로 보이는 풍경이 유명한 부산의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전망이다.

△우암동 도시숲에서 7부두 방향으로 본 풍경'부산진성공원' 정류장에서는 부산진성으로 향할 수 있다. 부산진성은 조선시대 부산포를 지키던 수군 요새다. 임진왜란 당시 치열했던 부산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오늘날 부산 도심 속에서 과거의 시간을조용히 품고 있다.

△부산진시장 인근의 부산진성 모습버스가 원도심 깊숙이 들어서면 부산의 근현대사가 더욱 가까워진다. '토성역 아미동 입구' 정류장 인근 임시수도기념관도 필수 코스다. 부산이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였던 시절, 대통령 관저로 사용된 공간이다. 피란수도 부산의 기억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역사 공간이다.
△토성역 아미동 입구 인근의 '임시수도기념관'노선의 끝자락인 '하동상회' 정류장에서는 천마산 일대로 이어지는 산복도로 풍경이 펼쳐진다.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천마산조각공원에 닿는다. 부산항과 영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는 바다와 하늘, 산동네가 어우러진 부산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천마산조각공원에서 본 전경134번 버스의 진짜 매력은 이동하는 순간 자체에 있다. 부산역과 중앙동을 지나며 만나는 항구 도시의 활기, 남포동 골목의 오래된 분위기, 산복도로 언덕길 사이로 갑자기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관광지에서만 볼 수 없는 '생활 속 부산'을 보여준다.
빠르게 목적지만 향하는 여행 대신, 천천히 창밖을 바라보며 도시의 시간을 따라가는 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134번 버스는 오늘도 용당에서 부산 원도심까지, 바다와 하늘 사이를 달리고 있다.
- 작성자
- 조현경
- 작성일자
- 2026-06-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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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606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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