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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413호 기획연재

일상 씻어내고 소통하는 공간, 목욕탕 … " 부산 목욕탕 매력에 빠져 보세요! "

⑧목욕탕 덕후 목지수 싸이트브랜딩 대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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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는 목욕탕을 사랑하고,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힘쓰는 '목욕탕 덕후'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목욕탕 전문 월간지 '집앞목욕탕'을 창간했다. 사진출처:부산일보 DB

일주일에 한 번 목욕탕에 가는 것이 거의 '국룰'이던 시절이 있었다. 주말 아침 목욕탕에 가면 동네 친구 반쯤은 만날 수 있었고, 바가지를 사수하며 재빠르게 자리를 찾는 것이 능력이었다. 시대와 생활의 변화로 우리 일상과 함께하던 목욕탕이 희미해져 가며, 목욕탕 굴뚝은 이제 도심에서 보기 힘든 장면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풍경이 그냥 사라지게 놔두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생각했다. 목욕탕 전문 잡지 '집앞목욕탕'을 발행하는 '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다. 


한 달에 몇 번 목욕탕에 가시나요?

도시 브랜딩 전문기업 '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는 일주일에 서너 번은 목욕탕을 찾는 것이 기본이다. 거기다 목 대표가 발행하는 목욕탕 잡지 취재 기간에는 사전탐사와 인터뷰까지 진행해야 하니, 과장을 조금 보태면 일주일 내내 목욕탕에서 산다. 그뿐이 아니다. 목욕탕 건물을 3D스캔해 기록하지 않나, 목욕탕 다큐멘터리를 만들지 않나. 그야말로 '목욕탕 덕후'라고 불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


목 대표가 본격적으로 목욕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약 16년 전이다.

"어릴 때 살던 동네를 다시 찾았는데, 대여섯 개쯤 됐던 목욕탕 굴뚝이 거의 사라지고 없더라고요. 아버지를 따라 목욕탕에 가고, 냉탕에서 잠수하고, 목욕 후 우유를 마셨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런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어요. '목욕탕이 왜 사라지고 있을까?' 의문을 품고, 그 기록을 좀 남겨봐야겠다고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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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지수 대표가 발간하는 목욕탕 전문 월간지 '집앞목욕탕'.


10년이 넘는 노력의 결실을 모아 사내 프로젝트 '매끈목욕연구소'를 세우고 지난해 10월, 목욕탕 전문 월간지 '집앞목욕탕'을 창간했다.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목욕탕은 보통 동네 장사잖아요. 남 앞에 나서서 인터뷰나 사진 촬영하는 것을 꺼리는 사장님이 많았어요. 사기꾼이나 물건 팔러 온 잡상인 취급을 받기도 했고요. 그래도 '부산 목욕탕'이라는 게 너무 매력적인 이야기라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산은 특·광역시 중 목욕탕이 가장 많은 도시이자, 동래온천과 해운대온천을 동시에 보유한 곳이다. 그만큼 우리 목욕문화에서 부산의 입지는 두드러진다.

"부산의 등록 목욕탕은 700여 개, 영업 중인 곳은 500여 개로 집계됩니다. 400여 개가 영업 중인 도쿄보다 많으니 정말 놀랍죠? 한국 목욕 문화에 한 획을 그은 때수건이나 등밀이 기계가 처음 등장한 것도 부산이에요. 목욕탕은 그 자체로 부산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인 셈입니다."


당신에게 목욕탕은 어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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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전국 특·광역시 중 목욕탕이 가장 많은 도시이지만, 요즘에는 도심에서 목욕탕 굴뚝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사라져가는 목욕탕을 기록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일은 점차 목욕탕이라는 공간에 대한 의미 탐구로 확대됐다. 


"목욕탕은 단순히 몸만 씻는 곳이 아니에요. 누군가는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죠. 누구나 나이·직업에 구애받지 않고 즐기는 '익명의 공간'이며, 때로는 사람을 만나 안부를 묻는 '소통의 장'이기도 합니다. 쉼과 자기 돌봄, 그리고 문화적 공간으로서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목 대표의 애정과 바람을 담은 '집앞목욕탕'은 지금까지 부산탕, 구덕탕, 봉래탕, 금샘탕 등 지역에서 사랑받지만, 지역 외 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곳들을 소개하며 부산 목욕탕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여름을 맞아 동래온천을 주제로 한 특집호를 발행,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입소문을 탔다. 


기사를 보고 해당 목욕탕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목지수 대표와 매끈목욕연구소 연구원들의 어깨도 한층 더 무거워졌다. '집앞목욕탕'에서 소개하는 목욕탕은 목 대표를 비롯해 매끈목욕연구소 연구원과 에디터들이 사전탐사와 회의를 거쳐 엄선에 엄선을 거듭한다. 기준은 3가지. 목욕탕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깨끗한 물, 청결한 관리 상태, 주인장의 친절이다. 물관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새벽 첫 목욕을 하며 물맛을 보기도 한다. 깨끗하고 좋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애쓰는 목욕탕은 소금이나 지하수를 섞는 등 물 배합을 잘해서 물 자체가 매끈매끈하다고. 이쯤이면 거의 범접하기 어려운 덕후의 경지가 느껴진다.


혹자는 목욕탕이 사양 산업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새벽마다 목욕탕을 찾는다. 목지수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부산 목욕탕을 재조명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집앞목욕탕'이 발굴하는 다음 목욕탕은 어디가 될까? 목욕탕 명소 부산을 꿈꾸는 목지수 대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요즘 날씨가 많이 더운데요, 어서 벗고 들어오세요. 목욕탕에서 마음의 먼지까지 씻어버리자고요!"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에서 '목욕탕 덕후' 목지수 대표를 만나세요! : 바로가기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4-08-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41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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