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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5호 기획연재

가상세계·현실 오가는 실감 나는 바다 세상

부산 나들이_⑨국립수산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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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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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관 1층에 자리한 수족관. 돌마자, 칼납자루, 쉬리 등 우리 강과 바다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의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기장에 자리한 국립수산과학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수산 전문 과학관이다.
심해 고래의 깊고 무거운 소리, 블록으로 만든 미래 해저도시, 각시붕어·돌마자 등 이름마저 재미있는 바다생물….
신비롭고 재미있는 전시에 아이들은 환호하며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기 일쑤다.

글·동길산 시인/사진·문진우


우리나라 최초 해양수산 전문 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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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관 전경.


"고래란 이름은 소리와 연관이 있습니다. '고래고래 고함지른다'는 말이 고래에서 나왔어요." 홈페이지 홍보 동영상은 시작부터 흥미진진이다. 국립수산과학관 채해경 과학문화해설사는 그러면서 그 증거로 심해의 고래가 내지르는 소리를 들려준다. 깊고 무거운 소리다. 화면을 통해 들어도 은근히 떨릴 정도다. 저 소리에 떨려 바다는 매일매일 파도를 일으키나 보다.

채 해설사의 이어지는 설명은 처음 듣는 이야기. 고래는 먼 옛날 육지에서 살았단다. 그 증거로 전시관 천장에 전시된 참고래를 가리킨다. 1996년 9월 인천 송도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고래의 뼈 실물이다. 채 해설사가 가리킨 뼈는 고래 앞 지느러미 부분. 다섯 손가락 사람 손뼈를 빼닮았다. 원래는 육지 동물처럼 다리가 넷이었는데 앞다리 둘은 지느러미로 변했고 뒷다리 둘은 퇴화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준다.

그러고 보면 고래는 사람과 닮았다. 알이 아닌 새끼를 낳고 젖을 먹여 키운다. 아가미가 아닌 폐로 호흡하는 것도 같다. 그래서 어류가 아니고 포유류에 속한다. 고래는 어떻게 해서 물속에 살게 됐을까. 처음엔 육지에서 살다가 먹이를 찾아서 또는 다른 어떤 이유로 물가에서 살게 됐다. 물가 생활이 길어지면서 물갈퀴가 생겼고 이는 고래를 물속 포유류로 바꾸었다.

고래 실물 뼈를 전시한 곳은 국립수산과학관. 부산 기장에 있다. 그런데 좀 헷갈린다. 누구는 과학관이라 하고 누구는 과학원이라 한다. 둘 다 맞다. 정확하게는 국립수산과학원 부설 수산과학관이다. 과학원에 딸린 시설의 하나가 과학관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모태는 1921년 영도에 설립한 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 올해 딱 100년이다. 이는 부산이 한국 수산의 맨 처음이고 중심이란 증명이다. 수산과학관은 1997년 5월 개관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수산 전문 과학관이다.

'해양수산 전문 과학관.'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명칭이 대단히 딱딱하다. 권위적이고 고압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이 분야에 관심이 없으면 한쪽 귀로 듣고 흘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가까이 살아도, 근처를 지나가도 방문한 적이 없는 이가 허다하다. 실제론 그게 전혀 아니다. 표정은 엄하게 지어도 속은 비단결 같은 사람이 여기 수산과학관이다. 


가상현실로 즐기는 신비로운 바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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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전시. 바닥에서 고래, 바다거북 등 다양한 생물이 나와 바다 속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엄마, 나 또 해 볼래!" "봐봐, 다연아! 저기 물고기!" 엄마도 젊고 아빠도 젊은 서넛 살 다연이가 독차지한 곳은 수산과학 미래꿈터. 역시 딱딱한 명칭이지만 속은 한없이 부드럽다. IT 놀이공간이라면 놀이공간이고 아이 체험시설이라면 체험시설이다. 아이 앞은 PC 화면. 거기 뜨는 물고기 그림에 손가락으로 색을 쓱쓱 입혀서 전송하면 정면 대형화면에서 그 물고기가 헤엄친다. 아이도 신나서 어쩔 줄 모르고 젊은 엄마도 신나서 어쩔 줄 모른다.

코로나 탓일까, 평일 낮인 탓일까. 예약자만 받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전시관은 차분하다. 덕분에 아이는 더 신난다. 엄마와 온 아이, 엄마·아빠와 온 아이가 놀이공간, 체험시설마다 독차지해선 비켜줄 생각이라곤 없어 보인다. 공간과 시설이 다양하고 여러 군데라서 굳이 뒤에서 기다리는 아이도 없으니 여기 아이든 저기 아이든 얼굴 가득 제 세상을 만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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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과학 미래꿈터에 있는 가상 배 운전. 키를 돌리면 배의 방향을 조정하며 나아갈 수 있다.


수산과학관은 크게 둘로 나뉜다. 본관에 해당하는 수산과학관과 야외 선박전시관이다. 그리고 수산과 해양 관련 영화 등을 상영하는 영상실이 있다. 열다섯 주제로 나누어 1천여 종, 7천여 점을 전시한다. 야외 선박전시관은 실제 선박을 개조한 기획전시실이지만 지금은 때가 때인 만큼 관람 불가다. 딸린 시설로는 야외광장과 '해마의 꿈' 분수대, 통유리가 일품인 휴식공간, 그리고 일품 중의 일품인 바다 전망대가 있다, 

본관 전시관은 1·2층과 지하 1층으로 이뤄진다. 하나같이 VR 과학관을 표방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지만 현실보다 더 생생한 현실감을 준다. 현실에서 고래를 본다면 앞 지느러미뼈가 사람 손뼈와 같다는 것을 어찌 알 것이며 고래가 원래는 바다가 아니라 육지에 살았다는 것을 어찌 알 것인가.


이승만 바다거북·미래 해저도시신기한 전시품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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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블록으로 상상을 더 하다' 기획전(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관).


층층은 다시 주제별로, 공간별로 나뉜다. 입구에 고래 뼈를 천장에 매단 1층은 '고래와 바다 이야기' 등 일곱 구역으로 나뉘고 2층은 '독도관'과 '수산과학 미래꿈터' 등 열한 구역으로 나뉜다. 지하 1층은 물고기 문화예술품 전시실이다. 물고기가 등장하는 백자며 청자, 각종 조각품이 '이건희 미술관' 안 부럽다. 지하 1층 기획전시실에서 9월 30일까지 열리는 '바다! 블록으로 상상을 더 하다'는 블록을 통해 미래 해저도시를 보여준다.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 만점 특별기획전이다.

과학관 전시품은 하나하나 신기하고 흥미를 끈다. 이승만 대통령의 각별한 돌봄을 받았던 거북이 역시 흥미 유발자! 지금은 박제가 된 1m 넘는 붉은바다거북이 관람객 시선을 한참이나 붙든다. 1949년 8월 25일 전남 강진에서 어민에게 잡혀 화제가 되자 이 대통령은 수산시험장에서 기르도록 지시했다. 이후 1956년 8월 1일 거북이가 병으로 죽자 대통령 지시로 박제로 제작돼 지금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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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는 독도관.


그래도 과학관은 과학관. 명색이 국립이고 과학관인 만큼 재미나 신비가 다일 수는 없다. '어업 기술의 발전' '수산 양식 기술의 발전' '한반도 수산생물 파노라마' 등등 주제는 하나같이 높고 깊고 무겁다. 여기 과학관이 대단한 것은 그럼에도 하나같이 재미있고 신비하다. 그만큼 공을 많이 들였다는 방증이고 과학관 맨 앞에 시민을 뒀다는 방증이다.

'국민으로부터 보다 사랑받는 과학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시민을 맨 앞에 뒀음은 최우정 관장의 홈페이지 인사말에서도 드러난다. 대상이 수산 전문인이 아니라 국민이다. 그리고 국민보다 앞에 둔 대상이 아이다. 이어지는 인사말이 훈훈하다. '아이들의 호기심 충족과 더불어 국민을 위한 여가문화 시설의 중심에 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족관은 여기 과학관의 백미. 아이도 어른도 눈이 동그래진다. 딱 보는 순간, 세상에 이런 데가 다 있나 싶다. 사진 하나 찍으려고 해도 얼마나 몰입해서 보는지 앞에 선 사람이 도통 비켜주지 않는다. 수족관 풍경만 글로 써도 일기장을 가득 채우겠다. 채해경 과학문화해설사의 마무리 멘트는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신기한 바다 이야기와 전시물을 보고 싶다면 수산과학관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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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의 생활상을 재현한 미니어처.


· 기획전: 바다! 블록으로 상상을 더 하다, 9월 30일까지
· 매주 월요일, 추석·설 연휴 휴관

  (사회적거리두기를 위해 방문 전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 홈페이지: www.fsm.go.kr
· 가는 법: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216/동해선 오시리아역 하차 → 139번 버스 탑승 → 용궁사 국립수산과학원 하차
· 문의: 051-720-3061

비대면 랜선여행
· 국립수산과학관  온라인 전시해설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35S0HHDvTCmi46L4sQXpUA

· 국립수산과학관 홈페이지는 전시 VR 서비스: http://www.fsm.go.kr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9-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1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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