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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4호(2016년4월호)호 기획연재

세계의 지붕 ‘파미르고원’ 품고 광활한 초원 누비는 ‘유목민의 나라’

Culture & Life / 세계테마여행 / 타지키스탄

내용

 

타지키스탄 하면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고원과 일대에서 살아가는 유목민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도시를 벗어나면 흙집이, 마을로 들어서면 뽕나무 고목이 거리마다 집집마다 즐비하고 어디서든 당나귀로 짐을 실어나르는 사람들 모습을 있다

중앙아시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고원을 병풍 삼아 광활한 대지를 누볐던 유목민의 나라 타지키스탄. 남한 면적의 1.5 정도 되는 나라는 북쪽으로는 키르기스스탄, 동쪽으로는 중국, 남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 북서쪽으로는 우즈베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작은 공화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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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90% 이상이 산인 타지키스탄은 산악지대에 짐을 실어 나르는 당나귀가 재산 목록 1호다.

 

여러 문명 교차 민족 지배 많이 받아 

중앙아시아에는스탄으로 끝나는 국가 이름이 많을까? ‘이나나라 뜻하는스탄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비롯됐다. ‘타지키스탄타지크인의 나라또는타지크인의 이라는 뜻을 담고있다. 대개 소련의 공화국이었다가 1990년대 독립한 나라들로 다수 종족의 이름을 따서 나라 이름을 붙였다. 타지키스탄은 페르시아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도이란계 언어를 사용하지만 터키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타지크인이 인구의 다수를 이룬다.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초기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으로 군림했던 페르시아제국의 문화적, 문명적 요소를 지닌 민족이다. 하지만 동서양의 여러 문명과 종교가 만나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오랜 세월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아 왔다. 10세기 이후에는 투르크족, 13세기에는 몽골족, 14세기에는 티무르제국의 지배를 거쳐 19세기까지 우즈벡 민족의 지배를 받았고 황제가 통치하던 제정 러시아의 남하정책으로 70여년 소련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1991 9 독립을 선언했지만 이듬해 정권을 잡기 위한 친사회주의 정부와 이에 대항하는 이슬람반군과 결합한 민주화 세력간의 갈등으로 내전이 일어났다. 1996년의 휴전협정과 1997년의 평화조약체결에 이르기까지 5만여명의 사상자와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고, 6년간의 내전으로 그나마 있던 산업기반도 대부분 파괴돼 더욱 가난한 나라가 됐다.

독립 6년간 내전산업기반 심각한 파손 

생소한 나라 타지키스단은 입국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타지키스탄 대사관이 없어 비자를 받으려면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인근 국가에서 받아야 한다. 타지키스탄은 3 주와 1개의 직할구로 나라지만 저마다 독립성향이 강해서 사실상 4개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주를 넘을 때마다 허가증을 지녀야 하고,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은 여권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나라를 여행하는 데도 여권을 지녀야 하는 셈이다. 또한 거의 모든 국경을 러시아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위협을 느낀 러시아가 타지키스탄 국가 부채의 일부를 갚아주고 러시아군 주둔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다시 2042년까지 아무런 보상 없이 주둔하는 합의했다. 그러다보니 국경을 넘어가는데 검사가 무척 까다롭다.

새벽 5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를 떠나 바다 같이 호수와 베꼬보라는 시골마을을 지나 드디어 타지키스탄 국경에 도착했다. 타지키스탄에서 번째로 도시 후잔트로 오면서 시르다리야강을 지날 20여대쯤 되는 트럭에 사람들을 가득 태우는 것이 보였다. 집단농장에 부역하러 가는 차라고 하는데, 도로에는 차선도 신호등도 보이지 않았지만 자동차들은 자연스럽게 질주해갔다. 타지키스탄에는 북한이 먼저 진출해서 의료업으로 성황 중이고, 김일성 주체사상 잡지도 계속 출간되고 있단다. 우리의 운전기사 가이드는 검문소를 지날 때마다 매번 내려서 검문소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인사도 하고 악수도 하며 살갑게 굴었다. 아주 친한 사이인 알았더니, 평소에 이리 해둬야 가이드 일을 하기가 수월하다고 귀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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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타지키스탄의 마을에서 간식거리를 팔고 있는 아낙네

  ❷ 타지키스탄 시장 풍경.
 

 

남자 대부분 해외로 일자리 찾아 떠나

132231㎡에 이르는 카불방직공장도 견학했다. 부장의 안내로 공장전역을 둘러보는 1시간쯤 걸렸다. 공장 전체직원 2100명에 평균임금은 35달러, 직원 가운데 절반이 숙련공이다. 직원 중에는 중국 연변에서 조선족 김미령 씨가 비서직으로 있었다. 결혼한 얼마 신혼부부로 그녀의 남편은 중국 용정에서 통역직으로 일하고 있단다. 카불공장에서 들은 바로는 국경통과 비용이 10달러라고. 그것이 공식가격이니 주면 된다는데 우리는 여태껏 20달러를 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행을 하다보면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 어쨌든 무사통과했으니 그걸로 족하다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마약 통과국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제조된 마약이 러시아로 이동하는데 타지키스탄이 중간 통과지로 이용되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거금이 생기는 일이니까 타지키스탄 사람들에게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약이 타지키스탄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마약으로 돈을 벌어도 타지키스탄은 여전히 가난하다. 800 인구의 절반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실업률이 80% 달해 100만명이 넘는 남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해외로 떠난다. 실제로 이들이 벌어들이는 외화가 타지키스탄 수입의 45% 차지할 만큼 자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본국의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있다. 일하러 러시아에서 새로운 여자를 만난 남편들이 현지에서 가정을 꾸리고 휴대폰이나 이메일을 통해 이혼을 통보하거나 소식을 끊어버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 이렇게 남편을 잃은 여인들은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오고 고아들은 늘어만 가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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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마을 풍경.

 

 

국토 90% 이상 당나귀가 재산목록 1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타지키스탄은 변변한 산업시설 하나 없이 농업인구가 전체의 75%. 거기에 국토의 90% 이상은 산악지역이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요즘 같은 시대에도 지방에선 현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당나귀라고 한다. 옛날 우리나라에 소가 재산목록 1위이었듯이 당나귀가 그러한 것이다. 당나귀가 많은 짐을 운반할 있고, 산악지대도 문제없이 이동할 있기 때문이다. 목화도 이들의 주요 수입원 하나다. 목화 생산 노동자들의 하루 일당은 1달러도 되고 땡볕에서 온종일 허리를 구부리고 해야 하는 중노동. 그래서 옛날에는 노예들이 전담했던 것을 지금은 수확 철이 되면 어린이들까지 학교를 쉬어가며 일을 돕는다고 한다.

마을로 들어서면 거리뿐 아니라 집집마다 뽕나무 고목이 가득하다. 뽕나무가 타지키스탄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디기 때문에 나라 전역에 걸쳐 아주 많이 자란다. 관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타지키스탄에 여행자들을 위한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을 없다. 숙소 역시 적당한 가격대와 시설을 갖춘 중급숙소는 찾아보기 힘들고, 아주 저렴한 대신 시설이 형편없는 저가 숙소와 편리하지만 값비싼 고급호텔로 양극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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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락은 투견이다.


가장 인기있는 오락은투견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많긴 해도 사람 사는 세상에 오락이 없을 없는 . 타지키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락은 투견이다. 타지키스탄은 유목민 시절부터 양떼를 지키던 개를 용맹스럽게 단련시켜온 탓인지 투견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다. 방송국에서 직접 촬영을 나오기도 한다. 송아지만한 개들이 으르렁거리며 귀나 목덜미를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장면은 비위 약한 사람은 웬만해선 보기 힘들 정도.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아주 열광을 한다.

1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투견장. 사람들도 거칠어 보이고 슬그머니 겁까지 난다. 동물들 싸움이지만 너무 격렬해서 차마 보고 있기 힘들고 쿵쾅거리는 심장이 멈추질 않는다. 서로 들러붙어 싸우던 개가 숨이 넘어갈 듯하자 심판이 막대기를 입에 집어넣어 마리를 떼어낸다. 그대로 두면 죽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그걸 보고 재밌어하지만 개주인의 심정도 그럴까

주를 통과할 때마다 허가증과 여권이 필요하고, 국경마다 러시아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고, 투박한 투견을 즐기는 모습만이 타지키스탄의 전부는 아니다.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와 페르시아 문화권의 대표적인 명절나브루즈 있고, 중앙아시아에 사람이 살았다는 최초의 단서가 되는 유적지사라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또한 파미르 산맥이 일대 장관을 이루며 이어지는 타지크국립공원만으로도 타지키스탄은 찾아볼만한 매력이 충분한 곳이다. 어디선가 파미르고원 일대를 휘감아 돌며 동으로, 남으로, 북으로 타지키스탄의 매서운 바람이 불어온다

 

 

작성자
도용복 사라토가 회장·오지여행가
작성일자
2016-03-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4호(2016년4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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