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다대포는 낙조가 장관이다. 장엄하면서 유장하다. 해 질 무렵 서쪽하늘을 발갛게 물들이는 노을은 한국 어디 내놓아도 앞자리고 세계 어디 내놓아도 앞자리다. 천 년 전에도 장관이었고 천 년 후에도 장관일 다대포의 낙조를 보노라면 내가 선 곳이 역사의 중심일 것만 같고 내가 선 다대포가 역사의 중심일 것만 같다.

다대포 백사장에 있는 낙조분수 역시 장관이다. 다대포 낙조를 닮아 어디 내놓아도 앞자리다. 조명을 받은 색색의 물줄기가 분수에서 치솟으면 세상의 중심에서 치솟는 용천수가 저렇지 싶다. 치솟는 물줄기를 보노라면 내가 선 곳이 세상의 중심일 것만 같고 내가 선 다대포가 세상의 중심일 것만 같다.

면적 7천731㎡, 원형지름 60m, 둘레 180m, 분수 바닥면적 2천519㎡, 최대 물높이 55m의 다대포 낙조분수는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바닥분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0년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

다대포 낙조분수는 부산에서 가장 큰 분수. 사실은 한국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크다. 사단법인 한국기록원이 그걸 인정했고 2010년 3월 기네스 세계기록이 그걸 인정했다. 매년 발간되는 기네스 세계기록은 천문지리, 자연, 과학, 역사, 인문 등 각 분야 세계 최고를 기록한 책이다. 흔히 기네스북으로 불린다.

얼마나 클까. 한 평 두 평은 감이 잡혀도 몇 천 평 몇 만 평은 감이 안 잡히듯 다대포 낙조분수는 워낙 커 감이 안 잡힌다. 일단 수치상은 이렇다. 면적 7천731㎡, 원형지름 60m, 둘레 180m, 분수 바닥면적 2천519㎡, 최대 물높이 55m. 기네스북에는 '세계최대 바닥분수'로 등재돼 있다.

낙조분수가 처음 선보인 때는 2009년 6월. 세계에서 가장 큰 분수를 지은 건 다목적이었다. 낙동강 하굿둑이 들어서면서 토사가 쌓이고 수질마저 떨어져 해수욕장 기능에 문제가 생긴 다대포 정비가 1차 목적이었다. 관광과 휴게 기능을 갖춘 친수공간 조성은 부차적인 목적이었다. 생각은 적중해 개장 이후 해수욕장이 살아나고 매년 150만명에 이르는 외지인이 다대포를 찾아오고 있다. 부산의 다대포, 세계의 다대포로 급부상한 것이다.

체험분수·음악분수로 시민과 소통

분수는 체험분수와 음악분수로 나뉜다. 분수대에 들어가 물줄기를 흠뻑 맞는 분수체험은 보기만 해도 속이 서늘하다. 봄과 여름, 가을에 펼쳐지는 음악분수는 다대포 낙조분수의 백미다. 1천 개가 넘는 노즐과 조명, 27군데 연출 분수에서 쏟아 내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물줄기와 100곡 넘는 음악은 다대포 낙조분수가 크기만 세계 최고가 아니라 콘텐츠도 세계 최고임을 웅변한다. 주말과 휴일에는 밴드공연과 댄스페스티벌, 국악과 클래식 연주회 등이 펼쳐진다.

다대포 낙조분수는 소통의 분수이기도 하다. 일방이 아닌 쌍방이 함께 만들어 가는 분수다. 듣고 싶은 곡이나 연인의 사랑 고백, 가슴에 묻어 둔 사연을 신청하면 원하는 시간 그것들을 들려주고 분수 쇼를 연출해 준다. 직접 공연도 가능하다. 나이를 떠나 사는 곳을 떠나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분수가 곧 다대포 낙조분수다. 신청 요령, 분수 운영시간 등은 부산 사하구 홈페이지(www.saha.go.kr) 참조.

찾아가는 길은 다양하다. 부산역 맞은편이나 충무동 교차로, 남포동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되고 도시철도 1호선 종점 신평역에서 다대포 가는 버스로 환승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