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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해녀 할머니의 건강식, 전복죽!

묵자의 Food Talking 45

내용

아~ 날씨가 많이 춥네요. 주변에 콜록콜록~ 기침하는 사람도 많고요. 이런 날씨에 오들오들 떨다가 픽~ 하니 쓰러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건강 조심하시라는 의미에서, 묵자 이번엔 건강식을 찾아 떠났습니다. 혼자 너무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와서 쬐끔 죄책감이 드는데요. 그 정도로, 맛있는… 여러분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음식입니다. 바로 전복죽입니다. 전복의 고장이라는 완도, 그곳에 사는 처녀들도 울고 갈~ 기장 연화리 전복죽을 소개합니다.

"묵자야, 니 그리 음식 찾아서 맨날 싸돌아다니는데… 진짜, 끝내주게 맛있는… 해녀 할매가 끓여주는 전복죽은 아직 맛을 못 봤제! 내 니 함 대꼬 가꼬마! 가치 가자!" 연화리 방문은 이래 시작됐습니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기장 연화리!

날을 잡고 또 잡아… 마음먹고 방문한 기장 연화리. 차로 3, 40분 달렸을까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갈매기가 끼룩끼룩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수평선 너머로, 수건을 둘러쓴 해녀들이 물질하고 있는데요.

끝없이 펼쳐지는 넓은 바다. 그곳에서 물질하는 해녀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왠지 모를 숭고함까지 느껴지는데요. 순수한 마음으로 노동의 기쁨과 삶의 진실을 소박하면서도 경건하게 받아들이는 밀레의 '만종'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묵자, 정지용의 향수가 떠오르며, 저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집니다. 향수처럼… 구수한 맛이 묵자를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 관광객들도 감탄하는 연화리 전복죽!

연화리 입구에서 조금 더 올라가다가, 왼쪽으로 돌아서면 '해녀 할매집'이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한산한 시간에 가게를 찾았는데, 제법 손님들이 꽉 차 있네요. 점심시간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연화리 전복죽이 인기라고 해요.

가정집을 개조한 가게라 그런지, 생각보다 내부가 작습니다. 조그만 주방이 있고, 방과 마루를 연결해 8개 정도의 테이블을 놓은 것이 전부인데요. 마침, 자리엔 일본에서 온 관광객들이 전복죽을 맛있게 싹싹 비우고 있었습니다. 싱싱한 해산물도 좋지만, 전복죽이 끝내준다며~ 감탄사를 연발하는데요.

묵자도 전복죽 한 그릇 후루룩 먹고 싶은데요. 얼른 먹고 싶어 하는 묵자에게, 주인 어르신은 "죽은 좋은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야 해. 인스턴트처럼 금방 후다닥 되는 음식이 아니야… 기다려야 제대로 된 죽이 완성되고, 기다려야 맛있는 죽을 먹을 수 있어!"라고 일러주시네요. ㅋ

50여년… 해녀 할매의 노하우가 담긴 건강식!

50여 년… 반평생 해녀 일을 해 온 배고은 할머닌. 물질을 끝낸 후, 손수 잡은 연화리 전복으로 죽을 만들어 먹었는데요. 당시, 차가운 바다로 물질을 나가기 위해 할머니가 늘 해먹었던 건강식이 바로, 이 전복죽이라고 해요. 한겨울 추운 몸을 보하기 위해 만들어 먹던 음식이니, 그 든든함이야 말할 필요가 없겠죠.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드디어 해녀 할머니가 만든 전복죽이 나왔습니다. 큰 가마솥에 뜨끈하게 끓여,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맛깔스러운 것은 물론 푸짐하기까지 한데요.

일단, 큰 가마솥의 양에… 한번 반하고! 그 맛에 반한다는 사실!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묵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전복죽을 한 그릇 푸짐하게 담아, 무작정 먹기 시작했습니다. 캬아~ 진짜 끝내주네요. 끝내줘~ 고소한 게 입에서 살살 녹네요! 녹아! 전혀 비릿하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고, 전복이 덩어리째 톡톡 씹히면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합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무김치와 짠지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 맛깔 나는데요. 할머니께서 손수 담근 밑반찬으로, 장안 용소골에서 계약 재배한 고춧가루와 무, 기장 멸치 액젓 등 순수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전복은 내장까지.. 죽은 정성스럽게 저어야!

전복죽, 그 맛의 비결은… 첫째는 재료, 둘째는 정성이라는 말씀을 하시네요. 정성 없이는 제대로 된 죽이 안 된다고 해요. 그만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손도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이야기죠.

배고은 할머니와 딸이 함께 운영하는 해녀 할매집. 일단, 이곳에선 최고의 재료, 싱싱한 전복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할머니께서 직접 잡은 전복과 완도 양식 전복을 같이 사용한다고 해요. 전복이 워낙 크기가 크고 싱싱해서, '전복 껍데기'를 필요로 하는 공예가들이 이곳 전복을 높은 가격에 서로 사가려고 한다며… 살짝 귀띔하시네요.

전복은 피로회복, 산후조리, 피부미용 등등 두루 몸에 좋은 자양강장제로, 붉은빛이 도는 살구색일수록 그 맛이 달콤하고, 고소하다고 해요.

싱싱한 전복이 준비되면… 잘 달군 가마솥에 쌀과 전복, 내장을 갈아 넣는데요. 요 내장은 몸에 좋을 뿐 아니라, 구수한 맛을 내는 주요 재룝니다. 재료를 넣고, 쌀이 걸쭉해질 때까지… 볶는데요. 다 볶고 나면, 물을 한소끔 넣고 중간 불에 20여 분 은근하게 끓입니다. 여기서, 쌀이 부스러지지 않고 보드랍게 퍼질 때까지 조심조심 저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전복죽이 완성되는데 30여 분 소요되니깐요. 오기 전에, 다들 미리 예약한다고 하네요.

돈 벌려고 하지 말고, 언제나 처음처럼!

예약하지 않은 손님들은 기다리면서, '해물 모듬'을 주문하기도 하는데요.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낙지며, 쫄깃쫄깃한 소라며, 싱싱한 해산물이 깔끔하게 손질돼 나옵니다. 해물 모듬은 2만 원, 전복죽은 1인분에 1만 원인데요. 죽은 2인분씩 주문받습니다.

맛의 비결을 묻는 묵자의 질문에… 배고은 할머닌, "음식 가지고 돈 벌려고 하지 않는다. 언제나 처음처럼… 처음 음식을 만들던 그때처럼!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늘 처음처럼 욕심 없이… 그때, 그 마음을 간직한 할머니의 건강식, 전복죽 드시러 해녀 할매집에 들러보세요.

■ 해녀 할매집: T.051-722-5300

P.S 아, 그리고… 묵자가 연화리에 방문했을 때, 천막에서 전복죽을 파는 가게들이 한 달 만에 쉬는 휴일이라 문을 닫았더라고요. 안타깝게도 그곳 전복죽의 맛은 보지 못했는데요. 간판 이름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몇 컷 찍었습니다. 이곳 전복죽도 맛있다고 하니깐요. 한번 들러보세요!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2-12-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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