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맛집:거리음식] “씨앗호떡 and 단팥죽”
묵자의 Food T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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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가 그동안 심한 감기 몸살을 앓았습니다. 쿨럭쿨럭~ 끝없이 계속되는 기침과 지끈거리는 두통으로 도저히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음식을 앞에 두고 기침을 할 수 없어서… 잠시 글을 올리지 못했는데요. 묵자가 왜 글을 안 올리나? 요즘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 하시는 분들, 아쉬워하셨던 분들 조금은 있을 거 같아 이렇게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완쾌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주말에 쉬면 괜찮아질 거야~ 이제 괜찮겠지~ 하면 또 어김없이 기침이 나오고, 두통이 발생했습니다. 정말 불치병처럼 오랜 시간 따라다니던 감기가 이젠 작별을 고하고, 시원하게 떨어져 나갔습니다.
감기도 다 나았으니~ 그냥 펄펄 날아야 할 텐데… 조금만 걸어도 오들오들 떨리는 게 그냥 막 춥습니다. 이런 추운 날엔 호호~ 불어가며 먹는 따끈따끈한 음식이 그리워집니다.
추운 겨울 어느 새벽. 골목길 발자국 소리와 함께 들리던 맛있는 소리.
“따끈따끈 군밤이요~ 군고구마요~” “찹쌀떡 사리요~ 메밀묵 사리요~!!!” 정겨운 그 소리~ 구수한 그 맛과 비길 수 있는 겨울철 먹을거리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겨울철, 부산의 명물 씨앗호떡. 1박2일의 이승기가 먹어 일명 ‘승기 호떡’으로 불리는데요. 이 겨울 최고의 먹을거리라는 소문을 듣고 길을 나섰습니다. 가는 방법은 도시철도 1호선 자갈치역에 내려 자갈치 시장에서 길을 건너 BIFF 거리로 가면 됩니다.
BIFF 거리에 도착하면 유독 손님이 많이 모여 있는 포장마차가 있는데요. 와아~ 정말 손님들이 호떡을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 대전, 경북에서 온 타 지역 관광객들은 물론 일본, 중국에서 온 해외 관광객들까지 씨앗호떡을 먹기 위해 줄을 줄줄이 서고 있습니다.
남포동까지 종종 걸음 치며 올 때는 큰 기대감이 없었는데… 9백원짜리 씨앗호떡에 대한 손님들의 무한 사랑이 재밌기도 하고, 신나기도 합니다. 호떡집에 불났다고 하더니… 정말 불나도록 잘 팔립니다. 남녀노소 아주머니, 아저씨 할 것 없이 모두 몰려와서… “남포동에 가면 꼭 먹고 가야 된다!” 면서 씨앗호떡을 사 가는데요.
그뿐인가요~ 너도나도 무슨 기념관이라도 온 것처럼 포장마차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요. 심지어, 해외에서 온 일본 관광객들 중에는 50개씩 포장해 선물로 사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씨앗호떡의 유명세는 전국을 넘어 해외로 널리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두툼한 손에 호떡 컵을 꼭 쥔 손님들. 야무지게 호떡 베어 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는데요. 아니, 뭐가 그렇게 맛있어요? 물어보니- 일단 이런 답이 돌아오네요.
“이승기가 맛있다고 해서… 꼭 먹고 싶었어요!”
“승기가 먹었으니까요~ 먹어봐야 줘!”
가수 이승기 덕 톡톡히 보죠.“먹어보니까, 정말 달콤하고 고소해요!”
“씨앗 들어있는 이런 호떡은 처음이에요!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다면서요.”
“부산 남포동 가면 꼭 먹으라고 하던데…”
“이 계절에 딱이죠~ 쫀득쫀득한 찹쌀에, 달콤한 꿀, 고소한 씨앗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씨앗 호떡.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처음부터 요런 형태의 씨앗호떡은 아니었다고 해요. 4,5년 전만 해도 찹쌀 반죽에 흑설탕이 들어간 그냥 여느 호떡과 다름없는 보통 호떡이었습니다. 그 탄생은 어떻게 이루어진 걸까요…?
바로, 이렇습니다. 물가가 오르면서 7백원 하던 호떡을 9백원으로 인상하기로 한 상인들. 가격이 올라 손님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고심하기 시작했고. 고민 끝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호떡에 호박씨, 해바라기씨, 땅콩 등등 씨앗을 넣어 고소한 맛을 배가 시키는 건 어떨까?
그리고, 가격을 올린다면… 그렇게 시작된 새로운 생각, 새로운 아이디어가 작은 변화를 가져 왔고, 그것은 호떡 가게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남포동의 명물, 아니 부산의 명물로 자리 잡은 씨앗호떡. 만드는 방법은 참 간단합니다. 찹쌀에, 우유, 밀가루, 소금, 설탕, 검정깨를 넣어 물의 비율을 맞춘 다음 말랑말랑하게 반죽하면 됩니다. 반죽이 완성되면, 주먹 크기만큼 동그랗게 만들어, 흑설탕을 넣고, 프라이팬에 노랑노랑 구리빛으로 구워냅니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말랑말랑~ 설탕 꿀이 흐르는 잘 구워진 호떡. 그 배를 갈라 준비해둔 고소한 씨앗을 듬뿍 넣으면 씨앗호떡 완성입니다.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묵자에게 호떡 주인장들이 인심 좋게 선뜻 선뜻 호떡을 내밉니다. “그냥 한번 잡숴봐~” “맛을 봐야 알지!” “따뜻할 때 먹어야 제 맛이야!”라며 건네주시는 호떡을 그냥 뿌리 칠 수 없어 두개나 먹어버렸네요. 뭐랄까요… 따뜻하고,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찹쌀에 아삭아삭한 씨앗이 거참, 잘 어우러지네요. 아무튼 맛도 맛이지만… 씨앗 호떡 하나 먹고 나니 왜 이렇게 든든한지… 단돈 9백원, 고 녀석 참 알차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촬영 열심히 하다보니… 손님들 중에 눈에 띄는 분이 있습니다. 양복 입은 분이 점잖게 호떡을 먹고 있는데요. 뭔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데… 열심히 사진촬영까지 하십니다. 그런데, 그 분이 묵자에게 먼저 말을 건넵니다.
“부산발전연구원에서 나왔어요. 씨앗 호떡이 올해 10대 히트상품에 선정됐거든요. 올해는 이상하게 히트 상품에 사람들이 많이 올랐어요. 이태석 신부라든지, 최동원 이라든지,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 중에 씨앗호떡이 있어요!”
“와우--- 씨앗호떡, 올해 10대 히트상품에 올랐어요!” 요 녀석 참 기특하죠. 상인들의 작은 생각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남포동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씨앗호떡의 매력에 빠졌다면… 이제, 남포동의 또 다른 명물 단팥죽을 맛볼 차례인데요. 남포동 BNC 빵집 골목길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왼편에 ‘단팥죽 골목’이 있는데요. 구수하면서도 달작지근한 단팥죽 향이 골목길을 가득 메웁니다.
포장마차 간이 의자에 앉은 손님들. 어깨와 어깨를 붙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한 단팥죽을 기다립니다. 푹~ 삶은 팥에 설탕을 내려 걸쭉하고 은근하게 끓이면 단팥죽이 완성되는데요. 여기에 송송송 썬 찰떡을 고명으로 얹어 마무리합니다. 이곳을 찾은 단골 아주머니들. 어린시절, 그 맛 그대로라며 한 그릇 뚝딱 비워내는데요. 호~ 불어가며 먹는 바로 이 맛. 이것이 진정 겨울의 맛입니다.
“눈이라도 내린다면…” 팥죽이 더 맛있을 거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뜨끈한 죽이 그리워질 때… 이곳에 놀러 오세요! 호박죽도 있으니까요. 단팥죽과 호박죽, 입맛대로 선택해 드세요. 가격은 3천원입니다.
- 작성자
- 민경순/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12-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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