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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따끈한 만두가 그리워질 때…

묵자의 Food Talking 27

내용

늦은 가을, 지나가는 걸음마다 낙엽이 떨어집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발걸음에 차이는 낙엽들. “아~ 외롭다!” 지금 느끼는 이 외로움. 비단 묵자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테지요.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저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게 될 때… 이 시린 속을 채워주고, 데워주는 따끈한 음식이 저절로 그리워집니다. 하루 일과를 마친 노곤한 마음, 고통을 견디는 쓰라린 마음, 누군가에 대한 괘씸한 마음 등등 ‘아, 아무것도 아니라며~ ’ 쓰다듬어주고, 잠재워줄 따뜻한 무언가를 찾아… 묵자, 오늘도 길을 나섭니다.
 

바다 앞에 서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오늘은 지난번에 꼭 가고 싶었는데… 문이 닫혀서 가지 못했던 ‘지심정’을 소개할까 합니다. 만두전골로 유명한 ‘지심정’. 네티즌들에게 제법 알려진 곳인데요. 꼭 가보고 싶어서 발걸음을 이리로 옮겼습니다. 찾아가기 전에 미리 전화를 드렸더니, “뭐라꼬예? 묵자 라고예? 참말로, 뭐라카노? 올라면 오고, 말라면 마소!” 쌀쌀맞게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묵자를 환대하는 곳도 있지만, 이렇게 쌀쌀맞은 곳도 더러 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묵자가 아니죠. 사람 심리가 오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은 법! 오지 말라고 하니, 더 끌려 그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지심정은 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가다가 금련산역에 내려서 광안리 해변가로 쭈욱 걸어가다 보면, 돈비치 호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지심정으로 가는 길. 해지는 가을 바다와 마주하게 됩니다.

짙은 쪽빛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바다. 그 앞에 서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 쓸쓸함과 아름다움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요… 해질 녁, 바다와 마주하고 보니, 삶과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한편의 시가 떠오르네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쓰린 삶 앞에 희망을 잃지 않는 푸슈킨의 시처럼… 묵자의 마음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아 가을 바닷길을 걸어봅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그 곳, 지심정!

돈비치 호텔 앞. 지심정입니다. 이곳은 밥집이 아니고, 술집이라…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고 하네요. 술집 메뉴가 얼마나 맛있을까… 의아해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소주가 술술 넘어가는 끝내주는 안주라고 입을 모으는 곳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심정은 이정화, 이승미 자매가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언니가 혼자 운영하던 가게를 10년 전부터 동생과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연암’이라는 주점을 운영하다 4년전 이곳으로 이사하면서 ‘지심정’이란 이름을 지었는데요. 손님들이 손가락을 가리키며 물어물어 찾아오는 곳, 머무르는 곳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주인장은 요즘말로 컴퓨터를 클릭해서 찾아오는 곳이라는 해석을 덧붙입니다. 정말, 꿈보다 해몽이죠. ^^;;
 

만두와 그녀, 참 닮았다!

가게 내부엔 6,7개 정도의 테이블과 방이 있는데요. 깔끔한 주점 분위기입니다. 아까부터 가게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는 묵자가 주인장은 영~ 못 마땅한가 봅니다. 질문만 하면, 톡 쏘아 붙이시고! 또 물어보면 톡 쏘아붙이시는 게… 통통 튀는 공처럼 퉁명스럽습니다. ‘아~ 그동안 너무 좋은 주인장들을 만났어…’ 더러 홀대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까진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주저앉을 묵자가 아니지만요. 

톡- 쏘아붙이는 그녀가 만든 만두전골. 도대체 어떤 맛일까요? 그녀의 몸놀림을 조용히 관찰해봅니다. 까만 옷에 머리를 올리고, 짝다리 짚으며 쓱쓱- 만들어내는 요리를 보니… 음식에 대한 사랑과 내공만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우선, 만두를 찝니다. 이 만두는 주인장이 동생과 함께 직접 손으로 빚은 만두입니다. 이 녀석을 4단짜리 찜통에 넣고 폭 폭 폭~ 찌기 시작하는데요. 30여분 지났을까… 드디어 주인장의 만두가 완성되었습니다.

와~ 만두 한 개가 얼마나 큰 지… 사람 얼굴 만 하네요. 요 녀석은 최대한 얇게 빚은 만두피에, 숙주나물,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송송 다져 만두 속을 꽉 채운 것이 특징인데요. 개성식 왕만두를 살짝 변형시킨 것입니다. 살짝 맛을 보니, 담백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일품인 웰빙 만둡니다.

겉으론 투박하지만, 속이 알찬 개성만두를 보고 있노라니… 주인장과 만두가 참 많이 닮았습니다. 맛보면 맛볼수록 맛있는 개성만두처럼… 그녀 또한, 보기엔 퉁명스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알면 알수록 속 깊고 정 깊은 주인장이 아닐까… 그녀는 그녀가 만든 만두와 참 많이도 닮았습니다.
 

개성만두전골의 진수-

손 만두가 준비되면, 본격적인 전골 만들기가 시작됩니다. 멸치, 새우, 다시마, 무, 양파, 감초, 당귀, 황기, 파, 마늘, 땡초 넣고 포옥~ 우려낸 육수에 버섯, 호박, 콩, 팽이버섯 등 채소를 보기 좋게 썰어 넣는데요. 여기에 커다란 만두 4개 올리고. 양념장 넣고, 폭폭폭- 끓이면 완성입니다.

칼칼하게 잘 끓인 만두전골. 바라만 봐도 먹음직스러운데요. 검정깨랑 홍고추를 고명을 얹어 예쁘게 마무리합니다. 만두 한점을 접시에 덜어 맛을 보니, 담백한 만두와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네요. 쌀쌀한 이 계절에, 소주 한잔 하면서 먹기 딱 좋은 메뉴입니다.

“사실, 만두전골은 손해야 손해… 손님들이 찾아서 할 수 없이 하는 거예요.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재료비도 안 남고... ”

주인장은 4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만두전골은 안하려고 했는데… 단골손님들 성화에 못 이겨서 다시 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 집의 개성식 만두전골은 북한이 고향인 어르신께 직접 배운 것을 살짝 변형시킨 것인데요. 실제로 고향이 북한인 어르신들이나, 그 자제 분들이 자주 찾는다고 해요.
 

새로운 인기 메뉴, 삼겹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인장만의 개성식 만두전골을 만들어내듯이… 주인장은 틈나는 대로 신 메뉴를 개발해 손님들에게 직접 선보입니다. 이집의 목살 전골도 주인장이 직접 개발한 메뉴고요. 최근 개발한 삼겹 찜도 그렇습니다. ‘삼겹찜’하길래 ‘김치찜’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천만의 말씀! 무슨 요리책에서나 나올 것 같은 웰빙 삼겹 찜입니다. 비법을 물어도 침묵만 하는 주인장에게 겨우 겨우 들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맨 먼저,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삼겹살을 살짝 튀깁니다. 겉만 잘 튀긴 삼겹살을 다시 삶아 기름을 쪼옥~ 빼는데요. 기름이 잘 빠진 삼겹살을 꺼내 냄비에 넣고, 육수 붓고, 된장, 간장, 잘 삶은 대두, 홍고추, 마늘 넣고 자박자박하게 조립니다. 구수한 양념이 베이도록 잘 조려진 삼겹살을 건져낸 후, 나박나박하게 잘라 접시에 소담하게 담아냅니다. 여기에, 고소하게 버무린 숙주나물, 양파 채, 양념에 조린 대두를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푸짐하게 담아냅니다.

“최근에 선보이고 있어요… 손이 많이 가지만, 손님들이 너무 좋아하네”

야들야들 부드럽게 삶긴 삼겹찜. 맛있게 먹는 방법은 삼겹살을 제일 밑에 깔고, 그 위에 양파 채를 깐 다음, 아삭한 숙주나물 소복이 올리고, 대두를 살짝 얹어 한 입에 쏘옥 먹으면 그만이죠. 드시는 분마다, 삼겹찜의 깔끔하고 고소한 맛에 ‘돼지고기의 혁명’이라고 외치는데요. 이런 계절, 술을 부르는 안주 중의 안주입니다. 묵자 얘기 듣고 있자니, 벌써부터 군침이 후루룩- 넘어가신다고요. 쌀쌀한 저녁, 바다가 보고 싶을 때, 술 한 잔이 그리워질 때… 한번 들러보시길~! 지심정 T. 051-756-3040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11-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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