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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493호 기획연재

돈이 없나, 간이 작나? 날밤 지새며 늘 돈 계산하게…

내용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구는 많지, 예산은 빤하지 날 밤 새며 고민 또 고민인, 부산시 예산담당관실 직원들의 바람입니다. 예산 시즌인 요즘, 이 부서 직원들의 긴장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예산은 단순한 자금 배분이 아니라 정책 공유라는 게 그들의 소신입니다. 나랏돈이 들어가는 개별사업의 전후 맥락을 훤히 꿰뚫어야 합니다. 예산을 요구하는 부서와 호흡을 잘 맞추고 리드도 해야 합니다.

이건 예산담당관실 직원들의 한결같은 자긍심이기도 합니다.

‘그랬던 그녀가’가 아니라 그랬던 예산담당관실이 요즘 기피(?) 부서가 됐답니다. 이유?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격무를 첫손가락에 꼽습니다. 연초 반짝 여유가 있을 뿐 사시사철 밥 먹듯 하는 야근에 일요일 출근도 부지기수라네요. 그렇다보니 가족들의 불만도 크답니다. 여기다 다른 부서와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고 하소연합니다. 예전에야 참고 지냈지만 요즘 세상추세가 어디 그렇던가요. 무조건을 강조하기는 더더욱 힘든 현실입니다.

예산 편성이 끝나고 나면 ‘섭섭이’를 달고 다니는 동료도 생긴답니다. 그래서 신이 안 난다네요. 신명 없이 일한 결과물(예산편성)이 어떨지 살짝 걱정이 듭니다. 그래~서, 예산담당관실 직원들 신명도 돋우고 기도 살려보자 싶어 부서 소개를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무릎팍 도사가 아니라, 부산시민의 함성으로. 기 팍팍~~

마침 출장중인 김동기 사무관만 빼고 공기업 담당 직원들. 더 환해 보입니다. ㅋㅋ

21일 오후 11시 부산광역시청 8층 예산담당관실. 퇴근시간은 훨씬 지났지만 파장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12년도 예산을 깎이지 않으려는 각 실국 담당자들로 담당관실 문은 그야말로 회전문입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각종 예산서 지침들과 서류뭉치들 사이로 실국별 담당자가 예산사업을 설명하느라 시끌벅적합니다. 내년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부서 관계자와 혹 낭비예산은 없는지 한 푼이라도 깎으려는 예산담당관실 담당자 사이의 신경전은 퇴근시간임도 잊게 합니다. 이 같은 진풍경이 벌어진지가 벌써 한달을 넘겼답니다. 10월 중순 실국 보고를 앞두고 내년 예산안이 사실상 확정되기 때문에 ‘밀리면 끝장’이라는 표정이 양쪽 모두에서 묻어납니다. 매년 벌어지는 일이지만 올해는 그 강도가 더 세 보입니다. 부산시 재정에 경고등이 켜져 내년 예산안이 빠듯하게 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예산담당관실 안팎의 긴장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서영진 투자예산담당 사무관께서는 업무 협의 중. 대신 서혜란 주무관의 예쁜 얼굴만.

담당자는 각 부서의 예산이 줄 것이라는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는지 부서 담당자들의 방문 횟수가 더 늘었다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결사항전’은 더 치열하다고 분위기를 전합니다. 지난주 1차 심의를 마치고 이번 주부터는 2차 심의를 진행합니다. 심의는 각 부서가 예산 한도에 맞춰 만든 자체 예산안을 예산담당관실이 수정, 보완하는 작업입니다. 속칭 두 번째 잔디깎기 작업 중인 셈입니다. 각 부서의 요구안을 내년 예상 재정수지와 재정운용계획에 맞춰 삭감하는 것을 잔디깎기에 비유한다네요. 꼭 필요한 필수사업만 골라 지원하는 것이 예산 책정의 기본이라면 2차 심의는 예산안 결정의 후반전인 셈입니다. 이 시기에 예산담당관실 직원들의 신경은 곤두서 있습니다. 작은 실수라도 부산 살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김광규 주무관의 계산기 사랑. 눈물 겹다.

너무 바쁜 예산총괄 직원들. 온갖 자료 요청에도 특별하게 챙겨주신 김성은 주무관님이 저 멀리 보인다.

야근은 기본입니다. 사진 좀 찍자고 몇 번을 요청했지만, 별로 달가워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얼굴이 여~엉 푸석푸석하다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립니다. 더러 선심성 민원성 예산을 반영해 달라는 압력이 집중되는 것도 이 시점입니다.

이 시점…. 예산철입니다.

예산안 편성은 9월~11월까지 하고, 11월11일까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여 12월 15일까지 의회 심의 의결을 받고, 편성결과를 의회로부터 이송 받은 즉시 고시해야합니다. 내년 한해 살림살이입니다.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공무원이 예산을 마구 써대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의문이 듭니다. 모든 예산은 항목이 정해져 있습니다. 남는다고 이리저리 쓸 수도 없습니다. 예산은 연도간, 항목간에 각기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예산담당관실은 몇 가지 야심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과예산 시스템의 모든 자치단체 도입(시범)으로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주민참여 예산젭니다. 시민들로부터 어떤 사업을 우선했으면 좋을지, 어떤 사업이 절실한지를 지금 시 홈페이지 시민 예산참여방(888-2346)을 통해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예산편성에 반영하는 성인지 예산 제도 역시 야심작 중의 하납니다.  ‘성인지 예산’이라... 단어에서의 느낌은 알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실현시켜 나가지.. 예산담당관실 직원들의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귀티가 좔좔. 이귀주 재정관리 사무관.

대단히 미남이신 양성주 예산총괄담당 사무관.

예산담당관실의 키는 이준승 담당관(과장)이 쥐고 있습니다. 예산총괄(담당 양성주), 재정전략(담당 문항준), 공공투자분석(공석), 투자예산(담당 서영진), 재정관리(담당 이귀주), 공기업(담당 김동기) 등 6명의 담당을 포함 모두 35명의 일꾼들이 낮밤 없이 예산을 살핍니다.

늘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 이준승 예산담당관.

“명쾌한 논리와 과감한 추진력, 직원들에 대한 믿음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다른 과장님들과는 좀 다르신 것 같아요. 여유가 있으세요. 권위적이지 않고 편하고”. 10명 여직원 중 5명이 답합니다(너무 바빠서 다른 분들에겐 질문조차 못했다). 이준승 과장에 대한 평갑니다.

여직원에게만 인기가 많은가 싶었는데, 그건 아닙니다. 지난 1998년 12월 부산공무원노조가 실시한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근무하고 싶은 간부공무원(3명)에 꼽혀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상사로 선배로, 그러다 형님같이 편하다가도 일할 땐, ‘예산’에 대한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참으로 뛰어나답니다. 예민한 직원들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위트와 댄스(?)로 주는 즐거움은 덤이라네요. 철은 철인가봅니다. 그 인기 많은 이 과장님을 만날 수가 없어서 사진 한 컷 찍는데 3일이 걸렸다면 말입니다.

“예산사업은 단기효과보다 긴 안목으로 봐야하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만큼 눈앞의 성과에 조급해하지 말고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 예산담당관실 직원들의 주문입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부자 부산시의 미래를 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무장한 그들, 연말의 멋진 성적표를 기대하며. 예산담당관실 파이팅!

작성자
이귀영
작성일자
2011-09-2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9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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