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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한국의 스티븐스필버그, 배창호를 아시나요?

내용

<꼬방동네 사람들>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바로 배창호감독입니다.

시네마테크 부산이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배창호, 그 情의 세계’라는 제목을 내걸고 배창호감독의 영화 10편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그 첫날인 지난 29일, 배창호 감독은 관객들과 함께 자신의 영화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부산을 찾았습니다.

“첫 작품인 <꼬방동네 사람들>의 첫 촬영을 부산에서 찍었습니다. 영화 주인공들이 부산출신이라 과거 장면을 찍기 위해 왔었지요. 그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고, 늘 부산에 오면 첫 촬영 때 설렘과 기쁨이 느껴집니다.”

참으로 반가운 인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영화의 한 시대를 책임진 거장 감독이 그 설레는 첫 슈팅의 기억을 간직한 곳이라니...부산은 역시 영화와 숙명적인 관계인가 봅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배창호 감독은 채 서른이 안 된 푸른 청춘이었던 19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데뷔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이 되었지만 영화에 대한 꿈을 접지 못하고 이장호감독의 조감독으로 충무로에 발을 들인 그가 드디어 그 이름을 세상에 내놓는 순간이었던 거지요.

<안녕하세요 하나님>
<기쁜 우리 젊은날>
<젊은 남자>

이후 배창호감독은 <적도의 꽃> <고래사냥>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깊고 푸른 밤>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명실공히 198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따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대표작 중에 대표작이 있는데요. 짐작하시겠습니까!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고래사냥>

네, 맞습니다. <고래사냥>입니다. 1984년에 발표된 <고래사냥>은 당대 최고의 소설과 최인후씨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한 작품으로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짝사랑하던 여대생 미란에게 매몰차게 거절당하고 좌절한 병태가 고래사냥을 하겠다며 가출합니다. 병태는 거리에서 만난 떠돌이 걸인 민우와 어울려 다니는데, 또 두 사람은 환락가에서 벙어리 여인 춘자를 만나 의기투합 춘자의 잃어버린 말과 고향을 찾아주기 위해 나섭니다. 소심한 실연남 병태역은 가수 김수철이, 거지 왕초는 안성기가, 벙어리 창녀 역은 이미숙이 맡아 열연을 펼친 이 영화는 세 청춘의 좌충우돌 로드무비로 흥행에 성공하며 당시 한국영화계가 불황을 뚫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작품이 30여년 가까이 흐른 오늘 날 관객들이 뽑은 한국영화 청춘영화 1위에도 올랐다는 놀라운 사실, 알고 계십니까? 지난해 서울영상자료원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라고 합니다. 이야기가 여기에 이르자 배창호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습니다.

“당시 서울 개봉관 한 곳에서 44만명이었으니까 대단한 거였죠. 극장 앞에 표를 사기 위해 줄 선 사람들이 광장을 가득 메웠는데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밥을 안 먹어도 살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당시 80년 젊은이들이 원하고, 꿈꾸고, 방황했던 것들이 지금도 청춘의 원형처럼 관객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국영화를 불황에서 구해낸 흥행감독이었던 그의 이름은 어느 순간 상업영화가 아닌 저예산 독립영화에서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86년 <황진이>를 시작으로 <꿈>, <러브스토리> <정> <길>, 최근작 <여행>까지.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꿈>
<러브스토리>
<정>
<길>
<여행>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진부하게 들리지만 사실이고 한 편의 영화도 사람의 생각, 정서에 각인이 되어서 그 사람의 삶을 아름답게 꽃피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획일화된 소재, 흥행만 생각하는 영화가 아닌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영화를 내 방식대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물론 나를 신뢰하는 투자자들이 있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요.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싶은 영상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모든 감독들의 포기할 수 없는 꿈일 것입니다. 배창호 감독처럼 말입니다.

배창호 감독님, 그런데 말이지요! 관객도 꿈을 꾼다는 것 아시나요? 잊었던 청춘의 한 자락을 다시 꺼내보고 싶은 꿈, 그래서 지금 당신의 영화 <고래사냥>을 보러 가려구요. 여러분도 서두르세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시네마테크 부산이 마련하는 <배창호, 그 情의 세계>는 이번 주 일요일(8일)까지랍니다.

작성자
박영희
작성일자
2011-05-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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