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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453호 기획연재

KAIST 안철수에게 한국사회를 묻다

내용

‘한국의 빌 게이츠’ ‘한국의 스티브 잡스’ '한국의 2030세대가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창의적 인간'.... 한 인간의 삶을 살며, 동 시대인으로부터 이런 극찬을 받는 사람. 청년시절 ‘사람 고치는 의사’를 꿈 꿨다가 30대 초반 ‘컴퓨터 주치의’로 변신, 40대 중반부턴 ‘인재 기르는 교수’로 헌신하며 이 시대의 인생신화를 나날이 쓰는 사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교수 안철수(安哲秀).


밝은 철(哲) 빼어날 수(秀), 그 '이 시대의 창의적 인간' 안철수와 인터뷰를 가졌어요. 부산시(부산시 미디어 센터)가 발간하는 잡지 '부산 이야기'의 새해기획을 위해서죠. 화제의 '부산사람'을 만나는 기획에, 첫 번째 인물로 왜 안철수를 선택했냐구요? 그는 자랑스런 '부산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부산에서 태어나 고교까지 졸업, 지금도 즐겨 부산을 찾고 있답니다. 사실, '안철수' 하면, 인물탐구 기사의 흥행을 걱정할 필요 없으리라는 속셈에, 그의 삶의 방식에서 적잖은 삶의 교훈도 찾을 수 있으리라, 그런 기대도 컸구요.

'부산사람' 안철수, 그는 지난 11월 28일 부산고교 졸업 30주년 기념식 참석차 부산엘 다녀갔더군요. 지금 부산고 야구감독 하는 김민호도 동기구요. 모처럼 좋은 동기 많이 만나 정말 즐겁고 유쾌했답니다. 안철수가 부산을 즐겨 찾는 이유는 또 있으리라 봅니다. 그의 춘부장이 부산에 살고 계신 때문이지요. 춘부장은 81세의 연세에, 아직 철도공작창 근처에서 범천의원을 지키고 계신답니다. 안철수가 두 살 때 개업하곤, 환자에 따라 진료비를 싸게 받기로 소문났답니다. '아직 찾는 환자가 있어' 문을 닫지 못한답니다.

페이스북에 인터뷰 후기를 올렸더니,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로스쿨에 공부하러 가 있는, 여자후배(변호사)가 적절한 제보 한 꼭지를 보냈네요, 그 범천의원 안 원장이란 분, '그 시절 유일하게 돈을 못 번 의사'로 알려졌다고. 그러면서 '인물은 대를 이어 나는 모양'이란 촌평도 덧붙이구요.  

안철수, 그는 참 많은 인터뷰를 치른, '인터뷰의 고수'인 것으로 압니다. '무릎팍도사'인가, 뭔가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인터뷰를 피하려 사무실을 숨바꼭질하듯 숨어다녔다"는 고백을 한 적도 있지요. 그를 대적(?)하기 위해 준비 좀 했습니다. 그의 화려한 바이오그래피며 많은 인터뷰 자료, 서면질문의 답변까지 챙겨놓곤, 메신저며 페이스 북에 질문 아이디어를 청했어요. '얼음깨기'는 그런 노력의 산물이지요.

"박사의 컴퓨터는 보안체계에 100% 완벽한가?" "일반 백신 깔고 방어벽 치면 99.9% 안전하다. 나머지 0.1%를 추가하려면 지금의 10배 이상 투자가 필요하다." 그는 학교와 집, 아이패드, 갤럭시 탭까지 컴퓨터 7대를 쓴답니다(사실, 그에게 "박사, 컴퓨터 몇 대나 쓰냐?"고 질러 물었을 때 그는 당황한 듯, 학교, 집..., 하며 '6대'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러곤 보안체계 얘기를 하며 '멀티 태스킹'을 했던지, "아, 참 회사 사무실 컴퓨터 한 대가 빠졌네, 모두 7대"라고 보완하더라구요. 아, 인터뷰 답변을 하며 스쳐 지나간 화제를 점검하는 그 멀티 태스킹 능력이라니...).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일을 찾아다니며 가는 곳마다 성공을 이룬 사람, 안철수의 기분은 늘 밝고 가벼울까요? 주변의 시선이 엄청 부담스럽답니다. '잘 해왔다'는 평가를 넘어, 앞으로 '더 잘하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지금은 성공했다기 보단, '현재진행형'이랍니다.

실상, 그는 여러 번 일을 바꿨으나 어떤 결실 없이 도중에 그만 둔 적은 없다네요. 의사로선 학위를 받고 교수에 이르렀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로는 보안백신을 다 만들고 그만 뒀구요. 컴퓨터 보안업체 CEO로선 국내최초 해외순익 100억불을 돌파한 뒤 진로를 바꿨네요. 그래도, 그의 경영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뛰어든 '교수 안철수'에의 평가는 아직 남아있답니다.

그는 수년 전 인촌(仁村)상(산업기술 부문)을 받을 때 함께 상(문학 부문)을 받은 작가 박완서(朴婉緖) 선생의 수상소감을 떠올리더군요. "이건 상이 아니라 벌이다, 이제까지 열심히 해왔는데 더 잘하라고 하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박 선생의 당시 심정에 깊이 공감하며 자기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답니다.

더러 짐작하시듯,  '안철수 인터뷰'를 준비하며 떠올린 키워드는 ‘남에 대한 배려’입니다. 그는 군의관 제대 뒤 세계의 주목을 받는 컴퓨터 보안업체 CEO로 변신, 당시 미국  백신회사(맥아피)의 "1000만 달러에 회사를 넘기라"는 제의를 단칼에 거절합니다. "회사에 회사를 팔 경우, 결론은 뻔했다. 미국 회사는 V3를 폐기하고 한국시장을 장악했을 것이다", 이게 안철수의 설명입니다. 안철수는 "지금 생각해도 안철수 연구소를 팔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저서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2001, 김영사)  마지막 부분에서 참 평범하지 않은 인생관 한 마디를 털어냅니다. "나는 절대적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쉬운 일인가요? 페이스 북에서 추천받은 질문 하나.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정신은 누구의 가르침인가, 집안에 특별한 DNA라도 있나?".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본 덕분에 자의식이 일찍 발달했다. 아버님의 의사생활을 보고, 책을 읽으며, 대학 즈음 '남에의 배려'에 대한 가치를 체득했다." 참 당당한 답변입니다.

그에게 ‘도덕적 인간 안철수’, 이런 표현은 어떤가를 물었어요. 사실 도덕이란 개념, 참 부담스럽답니다. 쉽게 풀자네요.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은 개인의 경쟁력 강화에 노력을 집중하고, 혼자 열심히 공부해서 혼자 성공하려 한다는 것. 결국 우리 사회에 갈등이 넘친다는 것, 이 세상엔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살고 있다는 것, 그의 생각과 가치관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 압축하면 '함께 살아가는 사회', '서로 도움 주는 삶', 이런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소문대로 영화광이더군요. 부산영화 족보 댔더니 거의 봤더군요. "영화 '친구'는 내 모교를 배경으로, 감독 곽경택은 내 후배이고, 내 놀던 범천동 장면마다 나오고..."에서, 영화 '프레지던트', 드라마 '대물'까지, 그 바쁜 일정에 저 못잖게 영화며 드라마를 즐기는 모양이더라구요.

"박사는 사후에 어떤 평가를 듣고 싶은가?" 아직 생각 안해 봤답니다. 그러면서 맹렬한 속도로 컴퓨터 두뇌를 회전시킨 듯, 금새 훌륭한 문장 모드로 대답하더군요, "치열하게 살다 나름의 흔적을 남기고 간 사람"이란 평을 들으면 만족하겠다고. '삶의 원칙' 제1조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보장된 미래보다 좋아하는 일을 택하라'-젊은이에게 주고 싶은 격언이랍니다.

안철수를 상대로, 그의 삶 얘기에서 지금 한국사회를 보는 눈까지, 평소 강연에서 강조하는 바부터 부산의 미래까지..., 이런저런 얘기 듣고 나니 그 참, 생각해야 할 머리는 묵직하고, 받아들여야 할 가슴은 따뜻하더군요. 그는 이름 '철수'에 걸맞게 밝고 빼어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인터뷰의 목표를 한껏 충족시켜 준 듯 합니다. 안철수 인터뷰 얘기, '부산 이야기' 2011년 새해 호에 게재할 겁니다, 관심들 가져 주세요.

작성자
차용범
작성일자
2010-12-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5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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