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이어온 `사랑의 한 끼'… " 맘 편히 오세요"
자유총연맹 부산시지부 29년 째 점심 무료 급식
매주 화요일 300여명 방문...자총 회원 봉사 팔 걷어
- 내용
"1997년 말 IMF 경제위기로 다들 어려운 시기에 경제적 여건 때문에 끼니를 거르시는 어르신들이 많았어요. 그때부터 우리 단체가 팔 걷고 나서서 무료 급식 봉사를 시작했죠."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옆 부산자유회관 광장에서는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무료로 나눠준다. 한국자유총연맹 부산광역시지부(이하 자총 부산지부)가 29년 동안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는 어르신 무료 급식 봉사활동이다.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지부는 매주 화요일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29년째 이어오고 있다(사진은 지난 3월 17일 부산자유회관 광장에서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펼친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지난 3월 17일 오전 11시30분 자유회관 광장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긴 줄을 섰다. 김병관 자총 부산지부 무료급식봉사단 회장을 비롯한 자원봉사자 20여명은 어르신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일어서는 동작을 반복하며 도시락과 간식을 빠른 속도로 나눠줬다.
김병관 자유총연맹 부산시지부 무료급식봉사단 회장(맨 왼쪽)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나눠 주는 모습.
집곡밥과 제육볶음, 소고기장조림, 김치, 콩자반 등으로 미리 싸둔 도시락은 온기를 그대로 간직한 채 18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차례로 전달됐다. 자원봉사자들은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도시락을 건네받는 어르신들의 눈을 일일이 마주치며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다음 주에 꼭 오세요"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김병관 회장은 "어르신 무료 급식 봉사단 회장으로 활동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며 "코로나19 펜데믹 이전까지는 회관 광장에 상을 쭉 펴놓고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활동이 몇년간 지속된 이후 도시락 전달이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자총 부산지부는 올해 어르신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이날부터 시작해 12월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할 계획이다. 혹시라도 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끼니를 거르는 일이 없도록 천재지변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급식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오늘은 어르신들이 180여명으로 좀 적은 편"이라며 "작년 에는 매주 300∼350여명이 찾아왔고, 많으면 500∼600명이 될 때도 있어 급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 그분들이 식사를 어떻게 하실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에게 매주 제공하는 무료 급식 도시락을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과 노력은 그야말로 만만찮다. 우선 모든 제반 경비를 제외하고 쌀과 고기, 채소 등 음식을 만드는 재료비만 50만원 이상이다. 자총 부산지부 회원들의 지원과 각종 기업·단체의 후원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지만 늘 부족한 것이 현실.
"연맹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제 아내도 무료 급식 비용 때문에 일을 하고 있어요. 허허. 모두들 너무 고마운 분들이죠."
김 회장은 한 푼이라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접 새벽시장에 나가 도매가격으로 채소를 구입하고, 매주 2∼3일 부전시장과 구포시장 같은 전통시장을 부리나케 다니며 식재료를 마련한다. 어르신 무료 급식을 위해 뛰어다니는 김 회장의 헌신에 상인들 역시 넉넉한 인심으로 좋은 식재료를 저렴하게 제공하며 응원한다. 특히 부산의 한 식품회사는 육고기를 정기적으로 보내주고, 한국과학영재원은 학생들 급식 반찬을 넉넉히 조리해 어르신 무료 급식에 후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온 지역사회가 함께 정성껏 만든 도시락을 어르신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전달하는 일은 자원봉사자의 몫. 자총 부산지부 산하 16개 지회 회원과 각종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 매주 무료 급식 봉사활동에 동참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날 자원봉사에 나선 `개나리봉사단' 회원들은 타인을 위한 헌신이 몸에 밴 듯 "바쁜데 무슨 사진 촬영"이냐며 어르신들 챙기기에 열심이었다.


부산자유회관 광장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며 줄을 서는 어르신들(위)과 자총 부산지부 자원봉사자들이 무료급식을 준비하는 모습.무료 급식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선 한 할머니는 "친구들과 만나 함께 왔다"며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가 많은데, 맛있는 도시락을 무료로 나눠주시니 너무 고맙고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자총 부산지부는 가정의 달이자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는 어르신 1천여명을 초청해 식사와 선물, 공연 등 위안잔치를 열 예정이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26-04-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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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60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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