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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96호 기획연재

보물섬 ‘영도’ 매력 담은 버스여행

시내버스로 만나는 부산 ⑨66번 버스
부산 명물 영도대교… 신석기 생활상 간직 ‘동삼동패총전시관’
눈·입 즐거운 태종대 자갈마당… 걷기 좋은 감지해안산책로

내용

영도는 신선사상과 전설이 마을 마을 골골마다 서려있는 신화의 땅이다.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을 중심으로 신선동·영선동·봉래동·청학동 등 마을지명이 그렇고, 영도에서 방목한 절영마의 전설이나 봉래산 할매바위, 태종대의 지명유래 등이 또 그렇다. 때문에 영도는 아름답고 수려한 자연과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이번 '버스로 만나는 부산'은 부산역에서 영도대교를 거쳐 신선이 산다는 영도를 돌아 태종대까지 운행하는 66번 버스를 타고 부산을 만나본다. 그중에서도 영도대교와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 동삼동패총전시관, 태종대 자갈마당과 감지해변산책로를 설렁설렁 거닐어 본다.

영도대교 도개 모습.

6·25전쟁 당시 피란민 애환서린 영도대교

영도대교가 다리를 들어올린다. 오는 15일부터 오후 2시가 되면 영도대교는 자갈치시장 쪽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든다. 그리고는 들어 올린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다리 밑으로 배 한 척 여유롭게 지나가고, 관광객들이 그 배를 향해 손을 흔든다. 서로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국내 최초의 도개교이자, 현존하는 유일한 도개교인 영도대교의 풍경이다.

영도대교는 1935년 영도와 중구를 잇는 도개식 다리로 준공했다. 다리의 기능과 운하의 기능을 모두 확보하기 위한 구조물이었던 것. 이후 1966년 영도대교에 상수도 시설을 설치하면서 도개의 기능을 중단했다. 그러던 것이 영도대교의 노후로 새로운 다리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기존 다리의 구조물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새로운 영도대교를 건설한다. 이것이 바로 도개방식을 복원한 현재의 영도대교인 것이다.

영도대교는 40계단과 더불어 6·25전쟁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공간이다. 겨울 어스름 속 다리로 불어오는 추운 바닷바람은 신산하기만 한데, 헤어진 가족의 행방은 어디에도 없는 이산가족의 신세. 이들은 피란을 떠나며 가족들과 약속을 한다. 부산에 가면 영도대교에서 만나자고. 그리고는 흩어진 가족들을 찾기 위해 영도대교로 몰려든다. 다리 난간에는 가족을 찾는 벽보가 어지러이 바람에 흩날리고, 그 벽보를 손으로 하나하나 더듬어가며 춥고 외로운 피란지에서의 기약 없는 가족상봉을 기다렸던 것이다.

그때 다리 밑에 모여 든 수많은 역술인들은 가족 소식을 묻는 그들을 도닥이며 내일을 안심시켜 주곤 했다. '점바치'로 불리던 역술인들이 영도대교 양끝에서 좌판을 열고, 피란민들에게 희망의 점괘를 알려주던 것.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 때는 50여 점집이 성황을 누리기도 했다. 그들로 인해 피란민들은 그 질곡의 시절, 불확실한 미래와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영도대교의 역사'는 우리 '부산의 근대사'와 궤를 같이 할 정도로 부산의 중요한 유물이자 부산시민들의 '마음의 유적지'이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을 거치며 부산시민과 호흡을 함께했기에 더욱 그렇다. 그 다리를 건너 영도로 들어선다. 멀리 봉래산이 눈에 환하게 들어온다.

해양도시 상징 국제크루즈터미널·해양대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은 '바다의 궁전'이라 불리는 호화유람선인 '크루즈 선'이 기착하는 터미널이다. 세계적 관광도시로의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장한 유람선의 기항지인 것이다. 지난 2007년 4월 준공됐다. 이곳으로 세계의 내로라하는 호화 크루즈 선들이 속속 부산을 찾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부산의 아름다운 명소와 인정 많은 사람을 만나고 소중한 추억을 담아 떠나는 것이다.

영도대교 아래는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사진은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시민 모습).

세계 유명 해양관광지로의 개발요건 중 아름다운 해양도시를 찾아가는 크루즈 선의 기항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지중해의 대표적 휴양도시들도 크루즈 선과 함께 그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때문에 부산도 이 크루즈 항의 활성화와 함께 해양관광도시로의 입지를 확보해야 할 때다.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은 호화유람선인 ‘크루즈 선’이 기착하는 터미널로 2007년 준공됐다(사진은 부산 관광을 위해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을 나서는 중국인 관광객들).

크루즈터미널 옆에는 국립해양박물관의 건물이 웅장하게 그 위용을 뽐내고 있고, 터미널 맞은 편 바다에는 성채 같은 컨테이너선들이 유유히 지나간다. 그 옆으로 조도가 떠 있는데, 이곳에 한국해양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해양대학은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위해 해양 관련 학문의 기반을 세워나가는 해양 전문 인력의 산실. 섬에 캠퍼스가 있다는 점 또한 해양 관련 대학의 특징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내 주고 있다. 학교 입구에는 접안시설과 함께 한바다호 등 해양실습선 두 척이 정박해 있다. 말 그대로 세계의 바다를 누비며, 해양에 관련된 모든 학문의 이론과 실재를 체득하는 것이다. 부산의 글로벌 해양도시로의 도약이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도 조도에 위치한 한국해양대학은 우리나라 해양 전문 인력 양성의 산실이다.

신석기시대 생활상 그대로 '동삼동패총전시관'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영도에는 신석기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살고 있었다. 해양대 초입에 있는 동삼동패총전시관이 이를 알려주고 있다. 패총은 조개 무덤. 신석기 사람들이 먹고 남은 조개껍질이나 토기 등 생활폐기물을 모아놓은 곳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조개를 먹고 버렸기에, 이곳에 동산만한 조개 무덤이 생겼을까? 영도에는 조개 무덤 유적이 두 곳 있다. 이곳 동삼동패총전시관일대와 영도 남항동 일대가 그곳이다.

동삼동패총전시관은 신석기 시대 영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동삼동패총전시관에는 조개 무덤을 비롯해 빗살무늬토기와 석기, 뼈연모, 토제품, 장신구와 함께 다양한 동물 뼈 등이 출토됐다. 특히 한·일 신석기문화의 교류관계를 알려주는 많은 양의 죠몽토기(繩文土器)와 흑요석 등도 출토됐다. 신석기 사람들은 이곳 영도 해안에 살며 육지세력과 바다세력 모두와 교류하며 나름의 선진문화를 영위하며 생활을 했을 것이다. 이곳 패총전시관은 이러한 신석기 시대 영도 사람들의 생활상을 잘 알려주고 있다.

전시실을 돌아본다. 제 1전시실에는 신석기시대와 패총에 대한 설명과 발굴현장을 재현한 모형, 발굴 당시 패총의 퇴적 상태와 패총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전시해 놓았다. 제 2전시실에는 동삼동패총유적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전시와 당시 신석기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 이외에도 전시관이 기획해 개최한 '신석기시대 장신구', '빗살무늬 토기의 세계', 신석기 시대의 어구', '부산의 신석기문화' 등 신석기 시대와 관련한 특별전시와 학술대회 및 전문서적 간행 등도 병행하고 있다.

동삼동패총전시관을 관람하는 어린이 모습.

부산의 오랜 역사를 웅변하는 '동삼동패총전시관'은 우리 부산사람들의 '과거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산의 현재와 미래도 천천히 생각해 볼 수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자갈 구르는 소리 아련한 태종대 자갈마당

태종대 자갈마당 고개에 선다. 멀리 파도에 자갈끼리 부대끼며 구르는 소리가 '자갈자갈' 요란들 하다. 자갈해안을 따라서는 해산물천막촌들이 줄지어 서서 태종대의 신선한 해산물로 사람 발길을 잡고 있다.

자갈밭으로 만을 형성하고 있는 자갈마당 앞바다는 오늘따라 더욱 푸른빛으로 싱그럽다. 수평선 쪽으로 어선 몇 척, 한가로이 물결에 제 몸 맡겨 고기잡이를 하고 어선 주위로는 갈매기 몇 마리 여유롭게 날아다닌다.

태종대 자갈마당에는 해산물천막촌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맛보는 장어구이와 조개구이 맛이 일품이다.

젊은이들이 잠수 채비를 하고 바다로 향한다. 이곳 자갈마당은 스쿠버다이버들의 요람과 같은 곳. 때문에 자갈마당에는 스쿠버다이버 교육원이 몇 곳 성업 중에 있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교육생들이 전문 다이버로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자갈마당 주차장 가에는 예쁘장한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많은 이들이 이곳 노천 파라솔에 앉아 한 잔의 커피를 즐기고 있다. 자갈마당 끄트머리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면 중리산이 버티고 서있고 그 사이로 산책로가 길게 나 있다. 감지해안산책로이다.

태종대 자갈마당 해산물천막촌에서 조개구이를 즐기는 시민 모습.

이 산책로를 따르면 중리산 허리를 돌아 영도 중리해안 길로 이어진다. 산책로 대부분이 해안절벽 위로 길이 나 있기에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해벽 밑으로는 성난 파도가 흰 이빨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고, 갯바위 곳곳에는 낚시꾼들이 대물을 꿈꾸며 낚시에 여념이 없다. 바다에 발목을 적시고 있는 중리산 골골마다 시원한 바람이 일어 여름산책로로는 최고의 장소이기도 하다.

태종대 자갈마당은 스쿠버다이빙 교육원이 있어 다이버들이 즐겨찾는다.

자갈마당 선착장 주변의 장어숯불구이 집에 들어선다. 이곳에는 붕장어를 숯불에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푸른 바다를 앞에 두고 자갈 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먹는 장어구이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눈과 입과 귀가 기꺼운 음식이 바로 이곳 자갈마당 장어숯불구이다.

태종대의 영도등대는 부산 최초의 유인등대다.

자갈마당에 어둠이 찾아온다. 자갈 구르는 소리는 더욱 선명해지고, 멀리 바다에는 어둠 속 불빛이 깜빡깜빡 졸고 있다. 영도에서의 '마지막 쉼표' 자갈마당에서 한참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음이다.

작성자
글·최원준 시인/사진·문진우
작성일자
2015-09-0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96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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